[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결정이 눈앞에 다가온 가운데 에너지 정책의 방향은 국민이 결정해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보고서가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이는 책임 없는 비전문가인 일반인들에게 에너지 정책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반박하는 내용으로도 풀이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용득 의원(더불어 민주당)은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작성한 '미래 기후 및 사회 경제 여건 변화 대응을 위한 환경정책 이슈 발굴'을 검토한 결과, 국가 에너지정책은 국민 주도로 결정해야 한다고 제안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에너지시민위원회를 구성, 중장기 에너지 믹스 및 정책방향이 결정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더 나아가 현재 수립되고 있는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중지하고, 에너지시민위원회를 통한 논의로 전환해야 한다고 건의하고 있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이같은 국민참여형 에너지정책이 필요한 이유는 환경, 안전 등 삶의 질에 대한 국민 요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원자력의 경우 준국산 에너지로서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의 에너지 안보와 경제성장의 견인 역할을 했지만, 환경·안전 등 삶의 질에 대한 국민 요구가 증대되면서 그 인식이 바뀌었다 설명하고 있다.
실제 일본의 경우 '혁신적 에너지환경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신에너지계획에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2개월에 걸쳐 국민 의견수렴을 실시했다. 2030년대 원전 가동률 0%를 명기한 혁신적 에너지·환경전략의 결정이 유보되긴 했지만, 다수의 국민이 원하는 목표를 고려해 에너지정책 방향 전환의 지향점을 제시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는 해석이다.
이용득 의원은 “현재는 환경과 안전, 그리고 새로운 기술시대에 대한 고려 등 다양한 가치를 조율해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정책 수립과정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는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입장과 견해를 가진 국민의 참여가 필요한 것은 당연한 현실”이라면서 “에너지기본계획에 국민참여를 보장하는 방안을 입법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