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칼럼] 연환(連環)의 장단점, 취장보단(取長補短)이 필요하다
[E·D칼럼] 연환(連環)의 장단점, 취장보단(取長補短)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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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0.1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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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호 / 한국전기연구원 선임연구원

 
삼국지를 읽다보면 다양한 전쟁 장면들이 나오는데, 그 중 적벽대전(赤壁大戰)만큼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서술된 부분을 찾기는 힘들다. 그만큼 역사적으로도 가장 치열하고 규모가 컸던 전투로 잘 알려져 있다.

대군을 이끌고 남하하던 조조군을 유비가 오(吳)와 연합하여 막아낼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제갈량과 견줄 수 있는 책사, 봉추라 불리던 방통의 연환계(連環計) 덕분이었다. 방통은 조조의 첩자를 역이용하여, 북방 지역에서 내려온 조조군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배들을 쇠사슬로 연결하여, 흔들림으로 인한 멀미를 방지해야 된다며 연환계를 제안한다.

군사들이 남쪽 풍토와 수전(水戰)에 약해 제대로 전투를 하지 못하고 있던 조조는 연결로 인한 장점들을 듣고 이를 받아들인다. 하지만, 결국 조조가 받아들였던 연환계는 그 구조적 단점을 이용한 화공(火攻)으로 인해 전쟁에서 참패하게 되는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물리적 연결 상태는 일반적으로 다양한 장점을 제공해 준다. 먼저, 링크(link)를 통한 컨텐츠의 이동 및 공유가 수월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지난 한 세기 동안에 전기 및 가스 등 에너지 분야도 산업화에 따라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났고, 생산 지역과 소비 지역을 하나로 연결한 광역 네트워크 시스템 위주로 구축해 왔다.

현재 국가별 또는 국가 간의 대규모 인프라 망을 통하여 공급되고 있는 전기 분야는 HVDC(High Voltage Direct Current, 초고압직류송전) 및 HTS(High Temperature Superconductor, 고온초전도체) 등 장거리 수송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는 기술과 EMS(Energy Management System, 에너지관리시스템) 등 망 운전을 최적화하는 기술 등 전체 시스템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연구개발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노드(node) 증가로 인한 경제성 및 효과성 향상 등 망의 전체적 가치 증대를 들 수 있다. 망 사용자가 증가함에 따라, 판매량이 늘어나게 되고 이는 규모의 경제 효과로 인한 평균비용 감소를 야기하게 된다.

하지만 물리적 연결 상태가 이러한 장점만을 보유한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연환계의 예처럼, 부정적 컨텐츠가 망에 침투 또는 발생하였을 경우에 그 파급으로 인한 피해 속도와 규모는 오히려 연결되지 않았을 때보다 크기 마련이다. 인터넷 상에서의 바이러스 확산 및 전력시스템 내의 정전사고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위험들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망의 계층적·분리적 운영을 통한 유연성 확보가 필요하다. 몇 년 전부터, 마이크로그리드와 같이 과거의 규모 지향적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유연성 및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분산형·독립형 네트워크 모델에 대한 투자가 확산되고 있다. 이를 기존 광역형·국가적 네트워크 모델과 어떻게 상호보완적으로 운용해 나아갈 것인지가 앞으로 에너지 분야에서 풀어 나가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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