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라크전쟁과 전기산업
21세기 전쟁 에너지 때문에 발발한다는 예견 입증
미국-이라크전쟁과 전기산업
21세기 전쟁 에너지 때문에 발발한다는 예견 입증
  • 에너지데일리
  • webmaster@energydaily.co.kr
  • 승인 2003.04.07 04: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마트 폭탄에 의해 등화관제가 사라진 최초의 전쟁

전자파를 사용하는 e폭탄과 에너지 빔 같은 무기 등장



“우리에게 원유가 나지 않는다면 이런 비극은 없었을 것입니다.”
외신에 등장한 이라크 남부 바스라 주민의 말이었다. 그 주민은 이번의 미국-이라크 전쟁이 ‘에너지 전쟁’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고갈되는 에너지에 의해 21세기가 위협받으리라는 점은 이미 수십년 전부터 경제학자들과 역사학자들이 지적한 사항이었다. 21세기에는 얼마나 에너지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부강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로 나누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21세기의 모든 전쟁은 에너지 전쟁으로 귀결된다는 주장들이 제기돼 있다. 9.11테러에서 야기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의 최종 목표는 오사마 빈 라덴이 아니라 흑해 지역의 천연가스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군사력을 유지해야만 흑해의 천연 가스를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의도를 얼마 전 국내의 한 텔레비전 방송은 세세히 다루기도 했다.

여기에다 덧붙여서, 전쟁 이후 이라크 재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미국인자본가들이 텍사스 석유 자본에 직접적인 연관을 지니고 있다는 점 역시 눈에 띈다. 에너지 전쟁은 그 목표만이 아니라 인적 조직에서도 에너지를 벗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에너지 전쟁에서 <전기산업계와의 관련 사항>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등화관제가 없는 전쟁

이번 전쟁은 서방 언론과 아랍의 알자지라 방송에 의해 중계되다시피 하고 있다. 그런데 예전의 걸프전쟁 때의 화면을 보면 시가지가 어둡다. 공습 사이렌이 나자마자 전기불을 껐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전쟁에서는 다르다. 텔레비전 화면에 등장하는 바그다드 시내에는 가로등이 켜져 있다. 건물의 조명 역시 평소처럼 밝게 켜져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이는 한 마디로 전자파에 의해 폭격기도 폭탄도 움직이기 때문이다. 전등불이 있든 없든 별 차이가 없는 것이다.

이런 장면에 40대 이상의 사람들은 낯설어 하고 있다. 그들은 폭격을 떠올리면 바로 등화관제를 되살려낸다. 애수라는 제목으로 지금의 40대 이상에게 널리 알려진 영화 ‘Waterloo Bridge'에서 남녀 주인공인 로버트 테일러와 비비안 리가 처음 만난 시점도 공습에 의해 등화관제가 실시되는 때였다. 그들은 런던 거리에서 지하 방공호에 들어갔다가 서로 눈이 마주쳐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런 걸 기억해 내는 사람들은 등화관제 없는 전쟁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젊은 세대는 크게 상관하지 않는 듯하다. 그들은 오락게임과 전쟁을 구별하지 않듯이 등화관제 실시 여부에 신경 쓰지는 않는 듯하다. 전쟁에서의 세대차이인가?

등화관제가 필요 없게 만드는 전자 장비들. 그것을 탑재한 미사일과 폭격기와 항공모함의 성능을 일일이 열거하기보다는 그것들의 가격을 살펴보기로 하자. 가격을 통해 거기에 사용된 전자 장비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으리라.

BGM-109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의 값은 60만~150만달러(7억2000만~18억원)이다. 토마호크는 신형(60만달러)이 구형(100만~150만달러)보다 싸다.

전쟁의 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미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 ‘시어도어 루스벨트’ ‘해리 트루먼’ 등은 모두 니미츠급 핵추진 항모이다. 이들 항모는 건조비만 40억달러(4조8000억원)이다.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한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도 10억달러(1조2000F억원) 가량 된다.

전자파를 반사하지 않는 그래서 레이더 추적을 피하는 B-2 스텔스 폭격기는 처음에는 21억달러(2조5200억원)였다. 현재는 5억3000만달러(6300억원)로 낮아졌다. B-1 폭격기는 2억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스마트 폭탄인 정밀유도 폭탄과 미사일도 값이 만만치 않다. 지하 30m의 벙커를 관통 할 수 있는 GBU-28 ‘벙커 버스터’는 23만1000달러(2억7700만원)이고 200㎞ 떨어진 목표물을 명중시키는AGM-154 JSOW(합동원거리무기)는 24만~66만달러(2억9000만~7억9000만원)에 이르고 있다.

-에너지 전쟁에 쓰이는 에너지 무기

이라크 전쟁에서는 최첨단(다시 말해 대량 살상) 무기가 사용되고 있다. 전쟁 무기에 관해서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더 발전한 미국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이런 첨단 무기 가운데는 에너지 무기도 등장하고 있다.

뉴욕 타임즈는 미국-이라크 전쟁에서는 전자회로를 파괴하거나 인체의 고통을 유발하는 에너지 무기(directed-energy weapons)가 사용되는 최초의 전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너지를 무기로 이용하는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다.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한 전쟁에서 에너지가 무기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에너지 무기들은 크게 극초단파 무기와 극초단파 발사기 그리고 에너지빔으로 나누어진다. 극초단파 무기에는 전자·통신 장비 파괴용이 있고 인체에 고통을 주는 극초단파 발사기가 있다. 이밖에도 SF영화에 자주 등장했던, 미사일을 요격하는 에너지 빔이 있다.

물론 극초단파 무기도 넓은 범주에서 볼 때는 레이저 빔이다. 주파수 1~10Ghz의 극초단파에 에너지를 첨가해 발사하면 전자 회로가 전자량이 폭주해 파괴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 극초단파 무기이다. 강한 극초단파를 방출하는 장치의 운반에는 특수부대나 크루즈 미사일에 의한다.

이런 에너지 무기는 스커드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사일을 요격하는 미사일 방어(MD) 계획에도 이 무기가 채택돼 있는 상태다.

-전자파 무기

전기를 이용한 무기에는 전자파 무기가 있다. 이것이 바로 e폭탄이다.

e폭탄의 원리는 1925년 물리학자 콤프턴이 발견한 것인데 고에너지 상태의 빛(광자)을 원자번호가 낮은 원자에 쏘면 전자를 방출한다는 것이다. 이를 ‘콤프턴 효과’라고 한다. 이런 원리에 의해 e폭탄 내부에서 초기 전자기 펄스가 만들어지고, 이를 수천만 암페어의 강한 전자기 펄스로 압축하는 것이 바로‘플럭스압축장치(FCG)’인 것이다.

e폭탄은 전자기 펄스(EMP:Electro magnetic Pulse)로 사람에게는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 적국의 전자장비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e폭탄은 크루즈미사일에 탑재돼 적진 상공으로 날아간다. 이번의 미국-이라크 전쟁에서 미국이 e폭탄을 사용했다는 보도는 아직 없다. 만약 이것이 쓰이게 되면 이라크 내의 통신망과 레이더를 망가뜨릴 수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미국에게 꼭 도움이 되는가는 문제이다. 미국의 의도대로 단기전으로 끝날 경우 미국은 사실 이라크의 원유 시설은 물론이고 기타 산업자원도 가능한 한 원상대로 접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e폭탄은 쓰이지 않고 있지만 전황에 따라서는 달라질 수도 있다.

e폭탄이 바그다드에서 폭발하게 되면 모든 전자제품은 망가져 버린다. 무기에서 나오는 강력한 전자기 펄스가 안테나와 전력선을 타고 이동해 민간, 군사용 가리지 않고 전자장치를 모두 파괴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기업계에 미친 영향들

미-이라크전쟁이 장기화되면 산업전기와 전력 등 대부분 업종의 경기사정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의 증권거래소에서는 미국-이라크 전쟁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주가가 하락했다. 전쟁이 단기전일 경우에는 미국이 이라크의 원유를 활용해 경제 활성화를 가져오리라는 전망이었으나 그것이 무산된 상태다.

우리의 경우 전력 분야는 원료 전체에서 유류비가 50%를 차지하고 원가 비중으로는 12%에 이르고 있어서 유가 상승에 따른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전쟁 이전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전기산업계 관련 사항이라면 노동자들의 파병 반대이다. 예전에는 미국이 하는 전쟁은 우리도 당연히 참가하는 것으로 알았으나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이를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전기산업계의 노동자들이 전쟁을 반대한다는 것, 에너지를 위해 무고한 이들의 피를 흘려서는 안 된다는 전기산업계의 자각이다.
피는 에너지보다 고귀한 것이다. 이것이 이번 전쟁에서 전기산업계가 확인해 주고 있는 사실이다.



정법종 기자 power@epowernew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명칭 : (주)에너지데일리
  • (우)07220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38길 13-7 주영빌딩 302호
  • 대표전화 : 02-2068-4573
  • 팩스 : 02-2068-45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병훈
  • 제호 : 에너지데일리
  • 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06719
  • 등록일 : 1999-07-29
  • 인터넷등록번호 : 서울 아 01975
  • 등록일 : 2012-02-16
  • 발행일 : 1999-09-20
  • 발행인 : 양미애
  • 편집인 : 조남준
  • 에너지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너지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nergydaily.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