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미국 이란 핵합의 파기 국제적 안보 위협 증대
[분석]미국 이란 핵합의 파기 국제적 안보 위협 증대
  • 조남준 기자
  • cnj@energydaily.co.kr
  • 승인 2018.05.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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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사우디아라비아 갈등 고조…OPEC 감산 합의 조기 종료 전망
한국, 제재 영향 약한 기술자문, 컨설팅 등 중심 협력관계 모색해야
[이란 핵 협상 스위스 현장= 출처 : 위키피디아]
[이란 핵 협상 스위스 현장= 출처 : 위키피디아]

[에너지데일리 조남준 기자] 미국의 이란 핵합의 파기가 국제적 안보 위협을 증대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이란을 둘러싼 트럼프 정부의 중동 정책은 지역 내 갈등과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이란의 핵합의 탈퇴를 기점으로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대립구도가 강화되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합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제재 정책 및 시사점’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핵합의 탈퇴에 따른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OPEC 감산 합의가 조기 종료될 수 있으며, 미국의 러시아 제재 등에 유가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 8일(미국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로부터 미국의 탈퇴를 공식 선언하고, 이란을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배제시키기 위한 광범위한 제재조치들을 다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이란의 지역 내 영향력을 축소시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및 이스라엘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무기 구매 계약 등을 통해 미국, 유럽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이스라엘과의 협력 가능성도 시사하는 등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대립구도는 시리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등 중동 현안 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합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4월 14일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과 관련해 미국, 영국, 프랑스에 의해 이뤄 공습은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란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도 풀이된다.

이를 통해 이란과 함께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는 러시아도 미국과의 대립이 심화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보고서는 이란 제재 복원은 이란 경제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이며 이란뿐만 아니라 이란과 협력을 추진해온 유럽, 아시아 등 국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국제사회가 대이란 제재를 강화한 이후 2012/2013 회계연도 이란 원유 및 가스 수출 규모는 전년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한 629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급격히 감소했다.

경제성장률은 2011/12년 3.0%에서 2012/13년 –5.8%로 하락했으며 석유 및 가스 부문 성장률은 1.3%에서 –34.1%로 급락하는 등 경기 침체가 심화됐다.

자동차 등 주요 산업도 침체되며 2012년 이란 자동차 생산 규모는 전년대비 약 40% 하락한 100만 대 수준에 그쳤다.

보고서는 이란 경제가 악화되면서 대규모 시위가 재발할 수 있을 것이며 유럽의 중재 노력에 따라 경제 문제 해결이 시급한 이란 정부가 재협상이나 추가적인 합의에 응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이란 제제 복원으로 이란산 원유 수입국은 수입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이며 외국기업의 대이란 진출도 제재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 중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도 이에 따른 영향을 면밀하게 파악해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이란 현지 정세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게 보고서의 진단이다.

보고서는 2017년 기준 이란과의 교역량은 120억 달러로 한국의 총교역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 수준이나, 이란은 한국의 주요 원유 수입국으로 수입원 다각화 등 에너지 안보 관련 주요 협력 국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2016년과 2017년 기준 이란은 각각 한국의 제4위, 제3위 원유 수입국이었다.

보고서는 또한 미국의 핵합의 탈퇴에 따른 이란제재 복원으로 한국기업의 적극적인 진출을 추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나 제재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을 수 있는 기술자문, 컨설팅 사업 등을 중심으로 이란과의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제시하면서 특히 미국이 유지하고 있는 제재 리스크에 상대적으로 덜 취약한 중소기업의 시장 진출이 이점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조언했다.

보고서는 이어 “이란은 지속적인 관계 유지를 중시하며 제재 기간에 이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며 “향후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한국은 에너지 수입원 다각화 전략, 신규 장기계약 계획 수립에서 이란을 교역상대로 적극 고려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