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선거 결과, 그리고 화력·원자력의 딜레마…
[기자수첩] 선거 결과, 그리고 화력·원자력의 딜레마…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8.06.1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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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6·13 선거가 끝났다. 결과는 주지하다시피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정부 정책 추진에 한층 힘이 실리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에너지 분야에서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도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전력 관련 공기업과 종사자들이 가질 수 있는 '딜레마'를 예견할 수 있다.

현재 화력을 비롯한 원자력 공기업들의 수익은 예년만큼 못하다. 아니 급격히 줄어들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적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의 전력가격 체계와 전력구조에서는 피할 수 없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현상이다. 실제 전력부문을 출입처를 두고 있는 기자가 겪고 있는 웃지못할 현상을 하나 소개하자면, 홍보담당 부서에서 보도자료를 보내오는데, 근래 화력과 원자력측의 보도자료 내용 중 자신의 본연의 목적인 화력발전과 원자력발전과 연관된 내용이 거의 없다. 이는 여러 추측을 가능케 한다.

'에너지 전환'의 뜻이 좋고, 결국은 가야 하는 방향이라는 점을 인정한다고 하자. 그래도 자신의 몸담고 있는 회사의 수익이 악화되고, 이에 더해 일부에서 '적폐'로 규정짓는다면, 이를 반기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번 선거 결과를 봤을 때 화력과 원자력 공기업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 중에도 여당측에 투표한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여당을 찍었다고 해서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모든 정책에 대한 동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님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추진 과정에서의 소통과 조율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와는 조금 다른 측면이지만, 기자는 과거 모 공기업 종사자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본격적인 공기업 지방이전이 시작됐을 때고, 그 정책을 내세운 전임 대통령이 비극적으로 삶을 마친지 오래되지 않았던 시점이다. 서울에서 어떠한 행사가 있었을 때 그 인사의 옆자리에서 식사를 하게 됐는데, 그는 지방이전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다가, 감정이 격해졌는지 고인에 대해 거의 '막말'에 가까운 언사를 했다. 당시 느낀 충격은 아마도 언제까지나 잊혀지지 않을 듯 하다.

지방이전이 이제는 자리를 잡는듯 보이지만, 실상 어려움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승진이라는 이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방에 위치한 본사에서의 근무를 반기지 않는다는 얘기가 많다. 실제 수도권에 위치한 공기업, 그리고 정부 부처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

이같은 사례들은 정부·여당이 살피고 조율해야 하는 부분이 산적해 있음을 의미한다. 혹시 추진 과정에서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부분은 없었는지, 에너지 구조가 제대로 자리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특히 업계 및 학계와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는 화력과 원자력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는 더욱 깊은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현 정부의 집권 2년차, 이제는 딜레마를 넘어섰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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