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재생에너지 3020', 과연 달성 가능한가?
[이슈] '재생에너지 3020', 과연 달성 가능한가?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8.06.18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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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정책의지 확인'에만 그칠 것인가?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그러나 정책만 나열해서는 선언에 머무를 것
시장질서·재정·백업전원·노동자·지자체 역할 등 고민·계획 없어

[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현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재생에너지 3020' 정책. 즉, 2030년까지 우리나라 총에너지 믹스 중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대까지 올리겠다는 이 정책은 에너지 전환 정책의 핵심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정책이 자칫 공허한 선언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을 끈다. 송유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정책연구실장)은 18일 '재생에너지 정책 변천 이해와 문재인 정부 3020 평가와 대안 - 공허한 선언을 넘어 3020의 민주적·공공적 달성을 위한 제언' 이슈페이퍼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이번 이슈페이퍼의 주요 내용을 요약 정리, 지면에 담았다.

문재인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문재인 정부는 2017년 12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RE 3020)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20% 달성- 을 발표했다. 2022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10.5%, 2030년까지 20%로 늘리며, 설비용량은 2022년 27.5GW, 2030년 63.8GW까지 늘리겠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에너지기본계획, 신재생에너지기본계획, 장기천연가스수급계획 등이 존재했지만, 사실상 가장 중심이 됐던 것은 전력수급기본계획이었다. 한국의 장기 전력계획은 원전→석탄→LNG 식의 전원계획이었고, 천연가스 수급과 재생에너지 정책은 종속변수에 불과했다.

문재인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중심으로 전력계획과 에너지기본계획 수립의 수순을 바꾸고자 노력한 점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 또한 폐기물과 바이오 중심의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을 태양광과 풍력 중심으로 전변시킨 것 역시 큰 의의를 갖는다.

그러나 현재 과열된 재생에너지 시장의 역기능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는 가중치 조정 정도에 머물고 있을 뿐 매우 불충분하다. 또한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보조금 등 재정 마련 계획이 없어, 현재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제도에만 의존할 경우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제반 재정을 집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나아가 무엇보다 큰 문제는, 재생에너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한국은 수력과 양수발전의 환경적 제약이 크기 때문에 백업전원은 LNG 발전의 출력조절이 당분간 유력한 대안이다. 더욱이 현재의 전력거래제도의 계통한계가격(SMP) 등을 통해서는 자칫 재생에너지 확대비용보다 백업전원의 거래비용이 더 높은,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바로 이 때문에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는 현재의 전력거래제도 등 시장적 질서가 재편돼야 하며, 백업전원은 공공적으로 지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지역적 배치 -생산과 소비가 최대한 일치하는-, 도시가스와 발전용 요금 간 존재하는 천연가스 연료비 교차보조의 문제 역시 매우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이러한 제반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볼 때, 발전 6개 공기업과 가스공사 그리고 지자체가 백업전원의 역할 및 가격에 대해 협력해 대안을 강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재생에너지 3020, 제13차 장기천연가스수급계획을 발표하면서도 그리고 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도, 이에 대한 고민이 많지 않은 것 같다.

RPS 제도 개선과 다양한 이해관계의 상충

2018년 5월18일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개선’공청회를 통해 소형태양광 고정가격계약 매입제도 도입과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 조정안이 발표됐다. 애초 4월 열리기로 했던 공청회는 수용인원이 급격히 몰리면서 날짜와 장소를 변경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REC 가중치 변경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입장 차이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번 가중치 조정안을 둘러싸고 이해관계의 차이가 생생하게 드러났다. 목재펠릿과 바이오의 REC 가중치 축소, 폐기물과 ESS 연계 가중치 축소 등은 관련 업계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반면 대기업들만이 참여할 것이 분명한 해상풍력, 이미 대자본이 투여된 목재칩과 목재펠릿의 전소 발전에 대해서는 30개월 유예기간을 두었다. 이에 대해서는 대기업 중심의 재생에너지 확대 방안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한 임야 태양광 가중치 0.7로의 하향, 5년간 허용하기로 했던 30~100kW 농어촌 태양광발전 FIT(발전차액제도) 제도 6개월 유예기간 후 폐지 등에 대해서는 소규모 사업자를 고사시키려는 방안이자, 대규모 사업자에게만 유리한 조정안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임야 태양광과 관련해서는, 이미 국토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 산지관리법, 농지법 등 절차가 많고 지자체의 관련 조례까지 준수하는 등 아주 까다로운 조건에 얽매여 있는데도, 난개발과 환경파괴를 이유로 하여 가중치를 축소한 것은 부당하다는 하소연이 많다.

시민환경 진영의 입장 차이도 꽤 다양하다. 재생에너지 개발을 위해서는 우선 다양한 주체를 보다 많이 육성해야 하는데 이를 가로막는 처사가 아닌가, 정부가 산림 파괴를 지나치게 우려해서 재생에너지 육성을 가로막는 것이다, 대기업보다는 소규모 주체와 업체의 참여를 보장해라, 국민투자와 자치가 필요한데 대기업과 공기업들에게만 특혜를 주는 것은 시장질서 왜곡이다 등이 대표적이다.

향후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시장의 명암은 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다. 이에 대한 보다 많은 논의, 폭넓은 고민이 정부뿐 아니라 시민사회 진영 전반에서 재생에너지 주체들과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재생에너지 3020'에서 보완해야 할 내용

① 바이오와 폐기물 중심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서 탈피해 신규 48.7GW의 재생에너지의 95% 이상을 태양광과 풍력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대안이다. 특히 바이오와 폐기물에 의존해 RPS 공급의무를 손쉽게 해소하려 했던 공기업 등에게 보다 근본적인 재생에너지 확대 대안을 궁구하게 한 계기가 됐다.

물론 목재칩과 바이오 연료를 생산해왔던 업체들의 입장도 이해할 수 있겠으나, 값비싸고 효율도 낮으며 이산화탄소 저감에 기여하지 못하는 연료를 재생에너지라는 이름으로 확대할 수 없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② 바이오와 폐기물 뿐 아니라, 임야 태양광 가중치 하향 조정 등을 통해 무분별한 환경파괴·투기적 재생에너지 확장에 일정한 제동을 걸었다고 보인다.

대용량 태양광 개발에서 정부와 지자체의 관련 규제가 여전히 강하기 때문에 태양광 대용량 개발이 지연되고 있으며, 삼림과 임야의 활용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지자체의 환경적 규제 및 주민 수용성 확대를 위한 정책 권한은 지금보다 확대·강화돼야 한다. 더욱이 임야와 유휴 부지를 둘러싼 투기적 흐름은 현재 부동산 투기와 별반 다를 바 없다. 당장 재생에너지의 의미 있는 투자를 지연시킨다 할지라도 환경적 피해를 고려하는 것이 올바르다. 태양광은 물론 풍력 등 대용량 개발에서 지자체 수준의 적합과 규제와 주민 수용성 제고 및 참여 방안 모색은 앞으로의 계속적인 과제다.

③ 대규모 재생에너지 개발이라 할지라도 지자체와 주민들 및 공적주체가 개발·운영에 참여하는 방안을 최대한 모색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는 대기업의 참여도 필요하며, 투자 리스크를 고려할 때 가중치 등의 지원책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가중치가 3.5에 달하는 해상풍력의 경우 누가 보아도 대기업의 몫인데,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하지 않으면서 지원과 혜택만을 누리게 되는, 현재의 제도는 그리 적절치 않다. 대기업 등의 투자를 이끌어내야 한다면 마땅히 재생에너지 확대 및 에너지 전환에 대한 사회적 책임도 동시에 부여해야 한다.

④ 에너지 공기업과 지자체의 협력 강화를 통해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분산형 전원의 상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중앙집중식·공급중심의 에너지 공급 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공급과 수요가 최대한 맞물리는 방식의 재편이 필요하다.

에너지 분권 및 민주주의는 중앙집중형·위로부터의·비민주적 관료적 질서를 해체하는 것을 의미하며, 에너지 공급과 소비를 최대한 일치시키고 효율적·공공적으로 재편하는 것을 의미한다.

'3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대한 우려

산업통상자원부는 에너지 정책 수립의 민주주의를 여전히 형식적으로 사고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이 필연적으로 해당 노동자들의 고용변화를 야기할 수밖에 없는데도 노동조합의 참여는 여전히 배제되고 있으며, 공기업은 여전히 동원 대상자이자 사태 해결 수급 역할에만 머무르고 있다. 2017년 고리 1호기 폐쇄와 며칠 전 월성 1호기 조기폐쇄, 노후 석탄의 조기폐쇄 정책 등이 연이어 진행되고 있는데도, 해당 노동자들의 합리적인 재배치는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향후 원전과 석탄화력 축소,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공기업 전반의 재구조화 및 고용 전반의 전환 배치가 필요할 것이라 충분히 예상됨에도 이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백업전원인 수력·양수·천연가스의 역할에도 도통 관심이 없어 보인다. 천연가스 직수입에 따른 민간의 확대는 백업전원의 비용을 높이고, 도시가스 공급·가격 안정성을 위협할 것인데 이에 대한 계획 역시 보이지 않는다.

재생에너지 3020이건 3차 에너지기본계획이건, 이번 정부는 기존 정부와 전혀 다른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그러나 그 패러다임을 감당할 조직과 성원들의 참여와 재편, 설득-현재로서는 공공부문과 지자체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함에도- 이 없다면 공허한 선언에 머물 수밖에 없다.

정부의 의지는 충분히 확인했다. 그러나 그 의지가 의지의 표명에만 그치지 않으려면, 이를 실현시킬 구조를 만들어야 하고 주체의 역할을 보다 명확히 부여해야 한다. 구조변화를 회피하고, 공공적 주체의 막연한 동원에 그치며, 시장과 규제 및 보호와 육성의 구분 없이 정책만을 나열한다면, 문재인 정부의 정책의지는 확인에만 그칠 것 같아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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