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公, 해외자원개발사업 자체점검 결과 ‘대규모 손실’
가스公, 해외자원개발사업 자체점검 결과 ‘대규모 손실’
  • 조남준 기자
  • cnj@energydaily.co.kr
  • 승인 2018.07.2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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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개 사업 108억불 투자 25억 300만불 회수...총 손실액 31억 9천500만불
경제성 평가 부실·무리한 의사결정· 환경변화 대응 미흡· 이사회 거짓보고
문제점・의혹 검찰에 자료제출…추가확인및 자체 감사 거쳐 손해배상 청구
한국가스공사 사옥전경
한국가스공사 사옥전경

[에너지데일리 조남준 기자] 한국가스공사(사장 정승일)가 그동안 진행한 해외자원개발사업을 자체 점검한 결과  총 31억9500만 달러(약 3조 57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같은 대규모 손실은 부실한 경제성 평가와 무리한 투자 의사결정, 이사회에 거짓보고 등에서 기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가스공사는 자체 점검 결과 밝혀진 문제점과 제기된 의혹에 대해 검찰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손해배상 청구 등 후속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가스공사는 26일 ‘해외자원개발 관련 자체 점검 결과 보고서’를 통해 2017년 12월 말 기준 총 26개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총 108억 달러(약 12조원)을 투자했으나 회수액은 25억 300만 달러(약 2조 8000억원)에 그치는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가스공사는 그간 자원개발 사업 추진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과 문제점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부실의 원인과 책임의 소재를 규명하고, 유사사례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자체 점검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자체점검 결과 캐나다 웨스트컷뱅크, 이라크 아카스, 호주 GLNG사업에 대해 추가적으로 서류 검증, 관련자 인터뷰 등 심층 조사를 시행한 결과 여러 가지 의혹과 문제점들이 도출됐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점검결과 총 손실액은 31억9500만 달러(약 3조 5700억원)로 탐사 실패 및 사업 중단에 따른 손실로 확정된 금액이 1억 4100만 달러, 추정 회수 가능액이 장부가액에 미달하는 경우 발생하는 손상이 30억 5400만 달러로 나타났다. 또 프로젝트 기준 재투자를 포함한 투자액은 138억3300만 달러, 회수액은 52억400만 달러로 조사됐다.

가스공사는 대규모 손실(상)을 원인으로 투자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제대로 구비하지 못한 채 무리한 투자의사결정과 유가 하락,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여건 변화에 대한 대응 및 관리 능력부족 등을 꼽았다.

가스공사는 또 이번 조사를 통해 경제성 평가가 부적정하게 이루어지고, 이사회에 사실과 다르게 보고하거나 사업관리가 부실하게 이루어진 사례 등을 확인했으나 투자의사결정과정에서 윗선의 무리한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와 사업추진과정에서 비리연루 의혹 등을 확인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가스공사는 캐나다 웨스트컷뱅크 사업의 경우, 산업부가 검찰에 지난 5월 29일 수사 의뢰한 혐의 사항 외에 새롭게 드러난 의혹사항에 대해 추가로 자료를 제출하고, 이라크 아카스 및 호주 GLNG 사업의 경우에도 캐나다 웨스트컷뱅크 사업과 유사한 시기에 투자가 이뤄졌고, 관련자 대부분이 퇴직했을 뿐만 아니라, 징계 시효가 경과하는 등 조사의 한계가 있는 점을 고려해 검찰에 관련 자료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검찰 자료제출과 별도로, 추가 확인 및 조사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자체 감사를 실시하는 한편 법률 검토 후 관련자에 대한 손해배상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무리한 투자의사결정과 유가 하락,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여건 변화에 대한 대응 및 관리 능력부족 등으로 대규모 손실(상)을 기록함으로써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앞으로 공사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강도 높은 자율혁신 활동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보다 신뢰받는 에너지 공기업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가스공사 자체점검 결과...주요 문제점 및 의혹]

■캐나다 웨스트컷뱅크 사업… 2300억원 투자 1709억 손상차손

캐나다 웨스트컷뱅크 사업은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주(BC주)에서 셰일가스전을 개발하는 사업(지분 50%)으로 2010년부터 13개의 가스정을 개발했으나, 가스가격 하락과 생산성 저하로 추가 개발을 중단해 현재 3개 가스정만 운영 중에 있다. 이 사업은 총 2억7200만 캐나다 달러(2300억원)를 투자해 1억9900만 캐나다 달러(1709억원)의 손상차손이 발생했다.

가스공사는 이 사업은 자문사의 경제성 평가 보고서상 수익률은 9.5%인데 이사회에 보고된 수익률 및 자문사 최종평가 보고서상 수익률은 12.6%로 달랐다면서 수익률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했다.

또 자문사 중가 평가보고서에서 제시한 자산 가치 상한액인 4억 달러를 초과한 5억 6500만 달러로 고가에 자산을 매입한 의혹도 제기됐다.

협상 상대방의 한국계 조력자가 사업 발굴, 협상과정에 개입했을 가능성도 조사됐다.

의사 결정도 2009년 12월 11일 투자실무위원회에 이어 같은 날 투자심의위원회, 12월 15일 경영위원회, 18일 이사회까지 단 8일이 소요되는 등 형식적으로 이루어져 Top-Down 방식에 의한 무리한 사업 추진 가능성도 나타났다.

동일 기관이 거래자문과 사업평가를 수행해 평가의 독립성과 공정성 훼손 가능성도 나타났다. 특히 추가광구 매입 시 자체 기술평가를 시행하지 않았으며, 당초 기술평가 기관의 가채자원회수율은 23%에 불과함에도 운영사가 제시한 회수율 50%를 그대로 사용해 결과적으로 고가매입 논란도 일으켰다다.

이외에도 국내외 기업과 공동 지분매입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했으나, 참여희망자가 없어 구성에 실패하고도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다는 지적이다.

■이라크 아카스 사업… 내전에도 추가 투자 3억7900만 달러 손상차손

이라크 아카스 사업은 2010년 이라크 안바르주에 있는 아카스 가스전을 낙찰 받아, 운영사 지분 75%로 가스전을 개발․생산할 계획이었으나, 2014년 IS사태로 사업이 중단돼 기 투자비 3억8400만 달러 중 3억7900만 달러가 손상차손으로 인식됐다.

이에 따른 주요 문제점으로 공사는 의사결정과정에서 당초 투자심의위원회에서 검토된 목표수익률인 15%를 2010년 9월 9일 경영위원회에서 13%로 하향조정해 수정의결하고, 9월 16일 이사회에서 실무부서 검토 없이 목표수익률을 재차 13%에서 10%로 하향 조정한 점 등을 꼽았다.

또 이사회에서 이전 입찰 참여시 목표수익률을 10%까지 위임받았다고 전임사장이 사실과 다르게 보고하는 등 무리하게 사업에 참여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또한, 입찰 당시에는 시리아로 가스를 판매해 조기에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을 반영해 투찰가격을 결정했으나, 사업개발계획 수립 시에는 동 계획이 제외돼 목표 수익률(10%) 하락이 예상됐음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내부 검토 없이 투자를 추진했다.

여기에 2013년 12월 이후 이라크 내전으로 인한 치안상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자체 대응방안을 6개월이 지난 2014년 6월에서야 수립했으며 이 기간 동안 기자재를 무리하게 추가 발주하는 등 투자비 1억 3900만 달러를 집행해 손실이 확대됐다는 지적이다.

■호주 GLNG사업…투자비 증액 예상 무리한 추진1조8900억원 손상차손

호주 GLNG사업은 호주 퀸즈랜드주에서 석탄층 가스전을 개발, LNG 플랜트를 운영하는 사업(지분 15%)으로, 2010년 12월부터 사업을 시작했으나 유가하락 등으로 투자비 42억 5200만 달러(약 4조 7640억원) 중 16억 9100만 달러(약 1조 8900억원)의 손상차손이 인식됐다.

가스공사는 이에 따른 주요 문제점으로 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2010년 6월 첫 이사회 이후 호주 달러의 평가절상, 개발비용 증가로 투자비 증액이 예상됐으나, 2012년 6월 운영사인 산토스가 투자비 증액을 공시한 이후인 2012년 11월에서야 이사회에 보고하는 등 사업관리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분 매입 시점인 2011년 2월 제3자 LNG구매자의 LNG 매매가격 인하로 연간 약 1500만 달러의 수익이 감소되는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사업을 추진했으며, 최초 경제성 평가 시 지분 매입비 이자비용 3600만 달러를 누락하는 등 경제성 평가도 부실했다.

또 당시 공사에서 통용되던 목표수익률 10%에 미달함에도 별도 검토 없이 투자를 결정했을 뿐만 아니라 2차례 투자비 증액 시에도 유가전망 기준을 다르게 적용해 수익률을 과다하게 산출했다.

■가스공사 “비핵심・부실사업 구조조정…핵심사업 중심 사업 재편 추진”

가스공사는 이번 자체 조사와 해외자원개발 혁신 TF에서 도출된 문제점을 충실히 반영해 비핵심 사업과 부실사업은 적기에 구조 조정해 추가 손실을 최소화하는 등 핵심사업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신규 자원개발사업은 국내 수급안정을 위한 LNG도입 연계 사업에 집중하되 투자규모와 시기는 재무여건과 역량 수준을 고려하여 신중히 추진하고, 민간기업과 공동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아울러 향후 유사사례 재발방지를 위해 사업선정 단계에 있어서 외부전문가 참여확대, 복수의 외부 타당성 조사, 투자 및 평가실명제 개선 등을 통해 투자 의사결정 과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키로 했다.

이를 위해 주주감사 전담부서 신설, 상시 감사시스템 도입, 사업단계 전환시 Stage Gate System 운영 등을 통해 사업 운영 전반에 대한 리스크 관리 및 책임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사업 평가모델 고도화, 사업조정 기준 및 프로세스 개선, 사업 정리시 실패보고서 작성 의무화 등 부실사업 관리 시스템을 구축․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해외사업 조직 재설계, 핵심역량 확보 로드맵의 체계적인 수립․실행, 외부 전문인력 확보를 추진함으로써 독자적인 사업운영 가능 수준까지 사업개발, 관리, 기술 분야에 대한 인적 역량 확충 및 전문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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