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피해 횡단 가스관(TCP) 건설 사업 가시화되나
카스피해 횡단 가스관(TCP) 건설 사업 가시화되나
  • 조남준 기자
  • cnj@energydaily.co.kr
  • 승인 2018.08.14 09: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카스피해 연안 5개국 정상회담 ’카스피해 법적 지위 협약’체결

[에너지데일리 조남준 기자]  그동안 답보 상태에 있던 투르크메니스탄의 투르크멘바쉬와 아제르바이잔의 바쿠를 연결하는 총길이 300km에 예상 사업비 50억 달러에 달하는 카스피해 가스관 건설(TCP) 사업 착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외교부 글로벌에너지협력센터(GECC)가 최근 발표한 국제에너지동향에 따르면 1996년 미국이 최초로 제안한 카자흐스탄 텡기즈 유전과 투르크멘바쉬 연결 구간을 포함하고, 연간 용량은 30bcm, 예상 사업비 50억 달러의 카스피해 가스관 사업은 그동안 러시아와 이란의 반대에 부딪혀 진전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의 입장이 변하면서 사업 착수 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진다.  GECC에 따르면 지난 6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카스피해 해저 가스관 건설 관련 조항을 담고 있는 ‘카스피해 법적 지위에 관한 협약 초안’에 서명했다.

러시아 언론이 공개한 협약 초안 제14조에 따르면 가스관이 통과하는 영역의 국가들만 승인하면 가스관 건설이 가능하게 된다.

이와 관련 지난 12일(현지 시각) 카자흐스탄 악타우에서 개최된 카스피해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와 카자흐스탄·투르크메니스탄·이란·아제르바이잔 등 카스 피해 연안 5개국 정상들은 카스피해 해저 가스관 건설 관련 조항을 담고 있는 ’카스피해 법적 지위에 관한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소련 붕괴 후 약 20여년 간 끌어온 치열한 분쟁이 어느 정도 일단락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카스피해에서 군사적 지배력을 강화하는 대신에 해저 가스관 건설에 대해서는 용인하려는 것이란 분석이다.

이란은 아직 미국의 경제 제재에 묶여 본격적인 가스전 개발을 하고 있지 못하나, 천연가스 매장량이 세계 2위로서 투르크메니스탄과는 가스수출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상황이다.

■ 주요 가스관 프로젝트 TCP와 유럽 간 관계 및 전망

▲ 남방가스회랑(Southern Gas Corridor, SGC)

아제르바이잔에서 이탈리아에 이르는 총 길이 3,500km의 가스관으로 남코카서스 가스관(SCP), 아나톨리아 횡단 가스관(TANAP), 아드리아 해 횡단 가스관(TAP)으로 구성돼 있다.

SCP가스관은 아제르바이잔, 조지아에 건설돼 있는 총 길이 700㎞의 가스관으로 2006년부터 운영 중이며 현재 용량은 7bcm, 향후 23 bcm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TANAP 가스관은 터키를 가로지르며 총 길이 1859㎞이고 지난 6.12 개통. 최초 용량은 16bcm(유럽 10 bcm, 터키 6 bcm)로 향후 31bcm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TAP가스관은 그리스, 알바니아, 이탈리아를 경유하는 총 길이 878km의 가스관으로 2020년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최초 용량은 10bcm이며 향후 20 bcm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이탈리아 신임 총리(주세페 콘테) 부임 이후 TAP 사업 재검토 천명 등 난관에 봉착해 있다. 또한 세르지오 코스타 신임 환경부 장관도 이탈이아의 에너지 정책과 가스수요 감소에 따른 수익성을 이유로 관계부처 장관들과 전면 재검토를 결정한 것도 변수다.

TCP가 실현돼 SCP와 연결된다면 TCP는 현 SGC의 연장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완화하기 위해 SGC를 추진하고 있으며, SGC의 수요 용량을 감안하면 아제르바이잔의 Shah Deniz 2유전에서 생산되는 가스만으로는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투르크 가스가 추가될 필요가 있다.

유럽은 현재 수요량의 1/3에 달하는 천연가스를 러시아로부터 공급받고 있으며 이중 50%가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나, 러시아는 유럽과의 갈등 시 이를 압박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2006년, 2009년, 2014년, 2018년 3월 등 총 4차례에 걸쳐 우크라이나 가스관을 차단한바 있다.

TCP가 건설되어 기존 SCP와 연결된다면, 유럽은 SGC를 통해 아제르바이잔뿐만 아니라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을 포함하는 카스피해 연안들로부터 상당량의 천연가스를 공급받음으로써 대러시아 의존도를 낮추는 본래 목적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노드스트림(Nord Stream) 2

노드스트림(Nord Stream) 2가스관은 러시아 서부에서 독일 북동부까지 발틱해를 가로지르는 해저 가스관으로 기존의 노드스트림 1에 추가로 병행 건설되며 총 길이 1222km 수준이다.

용량은 55bcm으로 기존 노드스트림 1과 합해지면 노드스트림 1, 2의 총 용량은 110bcm에 달한다. 러시아 가스프롬사에 의해 공사가 시작됐으며, 2019년 말 또는 2020년 초 완공 예정이다.

TCP와의 관계는 먼저 유럽으로 가스를 공급하는 공급자 입장(러시아,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보면 양 가스관 프로젝트는 경쟁/경합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그 동안 러시아는 TCP 건설을 반대해 왔으나, 최근 입장에 변화를 보이는 것으로 관찰되고 있다.

다만, 노드스트림 2가 2019-20년 완공을 목표로 이미 착공했고, 재정 문제도 정리가 돼 있는 반면 TCP는 아직 앞길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반면 가스를 수입하는 유럽의 입장에서 보면 양 가스관 프로젝트는 서로 보완 관계라 할 수 있다.

현재도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 가스 외에 카스피해 연안국(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의 가스를 수입함으로써 유럽은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에 러시아가 입장을 바꿔 카스피해의 법적 지위 관련 협약 체결에 적극적인 이면에 EU와 러시아 간에 일정의 협약이 있었다는 설도 있다. 즉 EU가 러시아의 노드스트림 2 건설을 승인하는 대신 러시아는 TCP 건설을 용인한다는 얘기다.

▲ 터키스트림(Turkish Stream)

터키스트림(Turkish Stream)은 흑해를 가로질러 러시아와 터키를 연결하는 가스관으로 총 길이 1090 ㎞ 수준이다. 2017년 5월 착공됐고 2019년 완공 예정이며, 연간 총용량은 31.5 bcm이다.

TCP와의 관계를 보면 터키스트림을 통해 공급되는 가스 중 15.75 bcm을 터키가 소비하고, 나머지 가스는 유럽으로 공급될 예정이므로, 양 가스관은 대유럽 공급에서 서로 경쟁, 경합 관계에 놓이게 된다.

이와 관련 Maros Sefcovic 유럽 집행위원회 부회장은 ‘SGC는 Shag Denis 2 가스전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카스피해 연안, 중앙아시아, 중동, 동부 지중해 연안, 흑해 등 다양한 잠재적 천연가스 공급원을 환영한다’고 아제르바이잔 언론(Trend)에 밝힌 바 있다.

다만, TCP와 노드스트림간 관계와 마찬가지로 가스 수요자인 유럽 입장에서는 TCP와 터키스트림 양 가스관이 서로 보완적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투르크메니스탄 가스는 TCP를 통해 SCP에 연결되고 이어서 TANAP, TAP을 통해 남유럽으로 공급될 수도 있고, 일부는 ‘화이트 스트림’(조지아에서 흑해를 가로질러 불가리아, 우크라이나로 연결한다는 구상)을 통해 독일 등 중유럽으로 공급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명칭 : (주)에너지데일리
  • (우)07220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38길 13-7 주영빌딩 302호
  • 대표전화 : 02-2068-4573
  • 팩스 : 02-2068-45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병훈
  • 제호 : 에너지데일리
  • 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06719
  • 등록일 : 1999-07-29
  • 인터넷등록번호 : 서울 아 01975
  • 등록일 : 2012-02-16
  • 발행일 : 1999-09-20
  • 발행인 : 양미애
  • 편집인 : 조남준
  • 에너지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너지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nergydaily.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