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KEPIC - Advanced Standards & Global Partner
[기획] KEPIC - Advanced Standards & Global Partner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8.08.31 0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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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력산업 중심, 세계 속의 표준 도약한다
꾸준한 표준 개발… '480종·7만5000여쪽' 분량 지속 발전
안전성 증진, 기술 개발·향상 등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

[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KEPIC(Korea Electric Power Industry Code, 전력산업기술기준)은 전력산업 설비와 기기의 안전성·신뢰성 및 품질 확보를 위해 설계·제작·시공·운전·시험·검사 등에 대한 기술적·제도적 요건을 국내 산업실정에 맞게 개발한 전력산업계 단체표준(Standard)이다.
원자력·화력발전, 송·변·배전 분야 등 전력설비에 적용되는 기술기준의 국산화 및 국제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정부 지원 하에 전력산업계가 자율적으로 개발한 단체표준인 것이다.
KEPIC은 원자력안전법·전기사업법·건축법·소방기본법 등 법령상의 규제 요건을 만족하면서 전력설비의 건설·운영 경험을 토대로 사실상 국제표준(De Facto Standard)을 참조해 개발했다.
이와 관련 KEPIC 전담기관인 대한전기협회(회장 김종갑)은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부산 해운대 그랜드 호텔에서 정부, 산업계, 학계 등 관계자 약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8 KEPIC-Week'를 개최했다.
이를 계기로 KEPIC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지면에 담았다.

'2018 KEPIC-Week' 세션 모습

전기협회, KEPIC 전담기구가 되다

초기 KEPIC의 개발은 정부의 권고에 따라 한국전력(전력산업구조개편 이전)에서 주관했다. 그러나 1995년 KEPIC의 최초 발행을 앞두고, KEPIC을 적용하는 주체인 발전사업자인 한전이 KEPIC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게 된다.

이후 별도의 표준개발기구의 신설과 객관적인 제3기관으로의 이관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한 결과, 전력산업 전반에 밀접하고 업무 공백이 가장 적다고 판단된 대한전기협회가 가장 적합하다는 산업계의 의견이 모아졌고, 1995년 6월 정부는 대한전기협회를 KEPIC 전담기구로 인정했다.

그동안 KEPIC은 전력설비 국산화, 설비 신뢰성 향상 등 국내 전력기술 선진화 기반을 구축하는데 기여하면서 원전 건설·운영을 비롯한 전력설비 표준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10년 영월천연가스화력 발전소 주기기에 KEPIC이 전면 적용돼 준공됐으며, 같은 해 UAE 수출원전 전면적용이 확정되는 등 해를 거듭함에 따라 KEPIC의 위상은 강화되고 있다.

1995년 12월, KEPIC은 국립기술품질원(現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산업표준화법에 의한 단체표준으로 승인을 취득했고, 1996년 1월에는 통상산업부(現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전기사업법에 의한 기술기준 적용 시 판단기준으로 고시되면서 비원자력 분야의 적용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같은 해 9월에는 ‘전력산업기술기준의 발전용 원자로 및 관계시설 기술기준 적용에 관한 지침’으로 과학기술부(現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시가 제정됨으로써 원자력발전설비 전 분야에 적용할 수 있게 됐고, 울진원자력 5·6호기에 최초 적용됐다. 현재는 2011년 발족한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고시를 관리하고 있다.

제·개정과 지속적인 유지·보완

KEPIC은 개발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기술동향과 산업현장의 여건에 맞춰 지속적으로 유지 및 보완해 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에 따라 전기협회에서는 매년 KEPIC을 개정해 추록(Addenda)을 발행하고 있으며, 5년마다 새로운 판(Edition)을 발행하고 있다.

여기서 판은 직전 판에 대해 발행된 모든 추록의 개정내용과 신규 표준을 포함하게 된다. 추록은 참조표준 변경사항, KEPIC의 산업계 적용 경험에 의한 개정 의견, KEPIC 질의응답 결과에 따른 요건 개정, 기타 개선 사항 등을 매년 반영해 발행한다. 현재 KEPIC의 경우 산업계로부터 요구되는 새로운 분야의 표준을 꾸준히 개발, 480종·7만5000여쪽에 이르는 방대한 표준으로 발전했다.

'2018 KEPIC-Week' 세션 모습
'2018 KEPIC-Week' 세션 모습

KEPIC 개발(제·개정)을 위한 기술위원회의 구성은 KEPIC 정책위원회가 상위기구이며 기술품질, 원자력 등 11개 기술분야별 전문위원회와 품질보증, 원전설계 등 36개 분과위원회 및 기기 검증기술 특별위원회 1개로 구성돼 있다. 현재 약 400여명의 전문가들이 위원회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발행 절차는 실무연구팀 또는 간사의 초안 개발 후, 산·학·연 전문가들로 구성된 분과위원회와 산업계의 검토, 그리고 전문위원회의 심의 및 승인을 거치게 된다. 이후 정책위원회에 발행 보고를 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전기협회는 KEPIC이 성능이나 효율성보다 안전성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기준이지만, 다양한 부가가치도 창출한다고 설명한다. 바로 KEPIC이 하나의 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수많은 표준들을 집대성, 이를 단일 패키지화한 전력산업계의 ‘전용표준’이기 때문이다.

전력산업 분야 표준 보유국으로서 국제 표준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게 돼 국격의 증진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 역시 KEPIC의 긍정적 효과로 꼽을 수 있다.

또한 KEPIC을 바탕으로 전력설비 건설·운영 관련 경험과 기술을 집약하고 국내 신기술을 표준화함으로써 새로운 기술의 사장을 방지하는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KEPIC-Week… 그리고 2018년

전기협회는 전력산업계 기술인들의 협력과 화합의 장, 그리고 전력산업 기술력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2003년 1회 행사를 시작으로 매년 여름 KEPIC-Week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16회째 행사는 KEPIC 비전인 ‘Advanced Standards & Global Partner’를 주제로 전문분야별 주제발표, 워크숍 등을 통한 기술현안 논의와 KEPIC 유지관리 활성화를 위한 위원회 등이 펼쳐졌다. 이 밖에도 합동세션, 특별강연, KEPIC e-Book 홍보부스 운영, 기념식 행사 및 유공자 포상 등이 일정별로 진행됐다.

특히 3일차(8월30일)에는 ASME(미국기계학회)·한국원자력연구원과 공동으로 ‘KEPIC 원전가동중검사 세미나’가 마련돼, 국내·외 표준기관 간의 기술교류를 위한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했다. 아울러 ▶원전해체 ▶고성능 구조재료 ▶SC구조 ▶원전 방호도장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워크숍도 기획됐다.

또한 지난 2013년 처음 시작돼 지속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Young Engineer & Student Session’을 통해 대학(원)생부터 초보 엔지니어까지 모두가 함께 KEPIC을 이해하고 현장 적용성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2018 KEPIC-Week' 세션 모습
'2018 KEPIC-Week' 세션 모습

세계속의 KEPIC

우리나라는 미국원자력규제위원회 주도로 2006년부터 추진된 다국간 설계평가프로그램(MDEP)에 참여하고 있다.

OECD/NEA 주관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다국간 원자력 압력기기 표준의 조화(Harmonization)를 통한 상호인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미국의 ASME, 일본의 JSME, 프랑스의 RCC-M, 캐나다의 CSA, 러시아의 PNAE-G와 함께 우리나라의 KEPIC 등 6개국의 표준이 대상이다.

그리고 약 5년간의 협력을 통해 각 국의 ASME 2007 Ed. 대응코드 간 1등급기기 요건에 대한 비교작업 완료 및 ASME 명의 공식보고서가 2012년 12월 말 발행됐다(공식비교보고서의 저작권은 ASME가 소유하며, 참여기관은 사용권 확보).

또한 이와 관련 프랑스 측에서 MDEP과 유사한 산업계의 요구에 적극 대응하고, 표준기관 간 공동협력사항을 논의하기 위한 SDO 간 상설협의체를 제안했다(2012년). 이 상설협의체의 명칭은 ‘SDO Convergence Board’로 정하고, 각 SDO별 위원 선임(4명) 및 기존 요건개선 등 표준개발 협력활동 수행에 합의했다(2013년).

아울러 해외표준기관과의 협조체제를 강화하고 KEPIC의 국제화 활동을 추진하기 위해 매년 회의에 참석, 민간단체표준의 공동개발 및 협력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지속적인 국제화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향후 관련 분야 수출 시 국내업체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협회는 KEPIC의 미래 비전을 ‘Advanced Standard & Global Partner’로 설정하고 있다. 제대로 된 표준을 잘 만들어서 국내·외로 널리 활용하자는 의미다. 또한 ‘KEPIC by kepic’이라는 추진전략을 통해 세부 목표를 설정했고, 목표 달성을 위해 점진적인 활동을 펼쳐가고 있다.

이제 단순한 산업표준을 넘어 우리나라 전력산업의 중심이자 세계 속의 표준으로 성장하겠다는 KEPIC의 미래가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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