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해외자원개발 체계 이대로는 안된다 ==== ②
[기획] 해외자원개발 체계 이대로는 안된다 ==== ②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18.09.1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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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핵기업, JOGMEC, 자원외교’ 삼위일체 기본틀

공적기관 통한 직접 자원개발보다는 민간기업 투자 유인 지원 ‘초점’
성공불융자로 막대한 손실… 출자제도 중심 ‘JOGMEC 지원체제’ 전환

[에너지데일리 변국영 기자]
▲민간 주도 원칙

일본의 해외자원개발 추진체제는 지난 2004년 석유공단(JNOC)에서 JOGMEC 체제로 지원기구를 전환하면서 재정립됐으며 중핵기업, JOGMEC, 자원외교라는 3가지 축이 삼위일체로 기능하는 것을 기본 틀로 설정했다.

이러한 삼위일체의 추진체제는 민간 중심의 자원개발 추진이라는 원칙을 근간으로 한다. 일본 정부는 공적기관을 통해 직접 자원개발 사업 진출에 나서기보다는 에너지의 안정적·효율적 확보라는 국가적 목적을 고려해 해외자원개발 정책의 방향성을 정하고 민간기업들이 활발히 사업을 전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에 주력한다.

이에 일본의 지원제도는 ‘민간 주도의 자원개발’이라는 정책 방향에 맞춰져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에서는 정부가 직접적으로 지원할 자원개발 공기업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민간기업의 투자를 유인하기 위한 지원에 정부의 자원개발 정책수단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과거 공기업이라 할 수 있는 JNOC 중심의 지원체제를 청산하고 민간 주도의 원칙을 확립한 이면에는 개별 프로젝트 추진에 있어 민간기업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주효하다는 인식과 불안정한 자원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 또는 기업군의 육성을 통해 안정적인 에너지공급을 실현시켜 가기 위해서는 민간 중심의 역량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자리 잡고 있다.

일본 자원개발기업의 기술적·재무적 역량이 메이저 기업에 비해 뒤처지는 상태로 평가되어 JNOC 시절에 정부 주도로 몇 개의 대형 프로젝트들이 추진됐으나 대부분 큰 손실을 안겨주었던 결과도 민간 중심으로 정책을 전환하게 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본은 INPEX를 비롯한 민간기업들이 국내·외에서 자원개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정부는 다양한 지원제도를 통해 자원개발이 추구하는 정책목표의 달성을 간접적으로 모색한다. 민간 지원제도가 에너지 공급 안정의 핵심적 정책수단인 만큼 일본 정부는 자원개발 사업의 사전단계, 탐사단계, 개발 및 생산단계 등 단계별로 지원체계를 갖춰 민간이 자원개발 사업을 유지·확대하려는 노력을 후방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탐사 이전단계부터 탐사단계, 개발 및 생산단계까지 기술, 재정, 금융, 세제 지원이 이뤄진다. JOGMEC은 출자 및 채무보증, NEXI는 해외투자보험 및 해외사업자금 대부 보험, JBIC는 자원금융을 지원한다. 지원체제의 중심에 있는 JOGMEC은 제3기 중기계획에서 일본 기업의 석유·가스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출자 및 채무보증으로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출자 방식 통한 지원

출자제도는 민간기업의 해외자원개발 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리스크 머니를 공급하는 여러 재정지원들 중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JOGMEC은 탐사사업에만 출자가 가능했지만 2016년 11월부터는 저유가로 인한 매물 인수 기회와 일본 기업들의 자금난을 감안해 개발사업 및 기업·주식 인수에 대한 출자도 가능하게 됐다.

한편 지난 2004년 JOGMEC 지원체제로 전환되기 이전에 일본은 출자와 함께 성공불융자 제도도 시행했다. JNOC의 재정지원은 탐사사업을 대상으로 출자와 융자를 합쳐 최대 70%까지 가능했는데 보통 민간기업의 출자지분이 50% 이상이 되도록 고려해 출자와 성공불융자 비율이 결정됐다.

그러나 JNOC에 누적된 막대한 손실의 원인으로 성공불융자가 지적되며 체제 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이후 출자제도 중심의 JOGMEC 지원체제로 전환되면서 성공불융자 지원제도는 폐지됐다.

성공불융자의 폐지 및 출자제도로의 전환은 프로젝트 단위의 지원에서 탈피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성공불융자 지원 아래서는 다수 참여기업들의 낮은 지분비율로 사업 책임소재가 불분명했고 개별사업을 위해 프로젝트회사를 설립하는 ‘One Project One Company’ 방식으로 인해 프로젝트 수행에 따른 경험과 기술이 축적되기 어려워 추가 사업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문제점들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가 성공불융자 방식의 지원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은 아니었으나 사업 실패 시의 융자금 감면 방식이 도덕적 해이 문제 및 소규모 자원개발기업들의 난립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있었고 기업의 자원개발 역량 강화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이유로 당시 지원제도 개혁 과정에서 성공불융자는 폐지된 것이다.

이에 따라 역량 강화를 고려한 전략적인 차원에서 프로젝트를 선별하고 민간기업의 프로젝트 추진 책임성을 명확히 하기 위해 JNOC 당시 70% 상한이던 융자지원 규모를 출자 지원만 제공하도록 개편하면서 지원 상한선 역시 50% 수준으로 조정했다. 이후 특정한 경우에 출자상한이 75%까지 상향됐다. 이 경우에도 민간의 책임 경영을 유지하기 위해 민간기업의 지분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결권이 없는 종류주로 출자하도록 했다.

 

▲중핵기업 지원 통해 정책 시현

일본 정부는 민간 주도의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전략적 차원에서 중핵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으며 에너지안보 및 자원개발 기업·산업 육성이라는 정책적 관점에서 지원대상 프로젝트를 선정함으로써 정책목표 달성을 추구하고 있다.

에너지안보 측면에서는 중동의존도를 낮추고 공급원 다양화에 기여하는 프로젝트, 일본 기업이 운영자로서 수행하는 프로젝트, 중동지역 프로젝트의 경우 산유국과의 관계 강화에 긴요한 프로젝트, 천연가스 프로젝트는 일본이 표방하는 ‘LNG 발전전략’에 부합하는 프로젝트

들을 중점 지원한다.

또한 중핵기업 및 산업 육성과 관련해서는 경험과 노하우, 첨단기술을 축적할 수 있는 프로젝트, 메이저 기업이 포함된 국제컨소시엄 사업 참여 등으로 국제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 지역 분산 등 자산포트폴리오 균형에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 자국 상류기업 간 경영자원의 연계·집약화에 기여하는 프로젝트, 특성이나 규모 면에서 공적 지원이 필수적인 프로젝트 등을 중점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JOGMEC이 출자지원 대상 프로젝트를 선정할 때 기술 및 경제성 평가와 더불어 정책적 중요성과 사업 실시 체제의 평가가 심사 기준으로 고려된다. 이러한 기준에 의해 심사를 실시한 후에도 경제산업성과의 협의를 거친 후 최종 지원 채택 여부가 결정되므로 지원제도를 통해 일본 정부가 추구하는 정책 방향이 간접적으로 시현될 여지가 높다.

이러한 지원을 받는 민간기업 중에는 자원개발 중핵기업인 INPEX와 국내 자원개발 사업을 주로 담당하는 JAPEX가 포함된다. 특히 INPEX와 JAPEX에 대한 출자액, 출자 건수, 채무보증 지원액이 JOGMEC 전체 지원 규모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두 기업에 대한 일본 정부의 보유지분, 지원프로젝트 선정을 통한 영향력, 그리고 전략적 의의가 있는 프로젝트에 집중 지원하려는 정책적 의지 등에 비춰 볼 때 지원제도 시행의 상당 부분이 정부의 전략적 정책목표 시현과 밀접히 연관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와 무엇이 다른가)

세부 지원체제·정책수단 특성 ‘큰 차이’

한국, 융자 지원… 일본, 출자제도로 민간 지원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시행하고 있는 자원개발 지원제도의 골격 및 메뉴 유형은 기본적으로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양국의 자원개발 진출기업의 특성 및 정책 환경의 차이로 세부적인 지원체제와 정책수단의 특성에는 중요한 차이점들이 내포돼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는 자원개발부문에 공기업이 존재하며 이들 공기업에 대한 지원은 출자 및 융자를 통해 그리고 민간부문에 대한 지원은 융자 중심으로 체제가 갖춰져 있다. 반면에 일본은 출자제도를 중심으로 민간 지원체제를 운영하며 지원대상 프로젝트 선정에서 정부의 정책방향과의 부합성을 고려하고 전략적으로 특정 기업들을 중점 지원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또한 일본은 JOGMEC이라는 공적 지원기구가 지질조사 등 기술·정보 지원 기능을 담당하지만 우리나라는 광물분야에서만 광물자원공사가 JOGMEC과 유사한 기초탐사나 투자여건 조사 등 조사사업(보조금)을 제공하며 석유·가스부문에서는 공기업 중심의 동반 진출을 통한 기술·정보 협력체제가 활용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차이점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자원개발 추진체제의 특징은 각각 ‘공기업 중심’과 ‘민간 중심’이라는 점에서 외견상으로 가장 큰 차이를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 등 자원개발 공기업이 존재하며 정부의 정책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서 핵심적인 역

할을 수행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국제 유가가 급상승하며 국제적인 에너지·자원 확보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정책목표인 자주개발률 제고를 위해 정부 출자와 차입을 통해 공기업을

대형화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일본의 경우 자원개발 지원주체가 JNOC에서 JOGMEC으로 바뀌면서 민간 주도의 원칙을 확립했으며 성공불융자는 폐지하는 한편 출자지원은 상류부문 경쟁 격화 또는 저유가에 따른 M&A 기회 등 국제시장의 환경변화에 맞춰 점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공기업이라 할 수 있는 JNOC를 해체하고 우량 자산을 흡수해 자원개발 중핵기업으로 육성되는 INPEX는 JAPEX와 함께 JOGMEC의 출자지원 예산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일본의 기업·산업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를 위해 집중 지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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