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에너지전환, 우리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
[사설] 에너지전환, 우리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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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0.05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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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2018 대한민국 에너지전환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한 독일 에너지전환 정책의 선구자인 페터 헤니케 박사의 말에서 우리나라 에너지전환의 어려움과 특수성이 담겨 있음을 역설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헤니케 박사는 “에너지전환은 향후 전략적 전환점이 될 수 있는 두 가지의 세계적 흐름, 즉 에너지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방향으로의 패러다임 전환과 풍력과 태양광 발전의 획기적인 비용 감소로 나타날 것”이라며 “국가적 차원에서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중장기 정책을 추진할 때 에너지전환에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맞는 말이다. 전세계적으로 에너지효율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고 재생에너지 확대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대세다. 하지만 우리나라만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한국에서의 에너지전환은 그리 녹녹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에너지전환과 관련 선진국인 독일의 예를 많이 든다. 하지만 독일은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와 다른 에너지 환경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헤니케 박사도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대담에서 이런 점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우선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공급 안정성 문제다. 이 질문에 대해 헤니케 박사는 “독일은 이 문제를 쉽게 극복할 수 있었다. 유휴 발전용량이 충분했고 주변국과 전력을 교환할 수 있는 시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유휴 발전용량이야 당연한 얘기고 문제는 전력이 부족할 때 이를 공급받을 수 있는 계통이 만들어져 있느냐다. 독일은 그것이 가능한 구조고 우리는 고립계통이기 때문에 불가능한 구조다. 이런 점에서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공급 안정성 문제를 독일의 상황에서 답을 찾는 것은 생각해 볼 일이다.

또 다른 문제는 전기요금이다. 에너지전환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은 피할 수 없다. 문제는 인상 폭인데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 인지가 문제다. 이 점에 대해 헤니케 박사는 “독일의 경우 한국보다 기본적으로 전기요금이 비쌌기 때문에 요금 인상으로 국민들이 느끼는 충격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환경이라는 점을 반증하고 있다.

전기요금이 다른 나라에 비해 싸고 전기를 공짜로 생각하는 분위기에서 에너지전환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을 과연 국민들이 현실적으로 수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에너지전환에 있어 독일과 같은 선진국의 예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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