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지하 공동구(상하수도·전화 케이블·가스관 등을 함께 수용하는 지하터널)가 화재에 취약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송갑석 의원(더불어민주당, 광주서구갑)이 제출받은 감사원 자료에 공동구 내 전력케이블의 난연성능이 화재안전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한채로 최대 15년 동안 방치되고 있어 공동구에서 화제가 발생할 경우 근처의 전력케이블로 화재가 번져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4월 부산 녹산공단 내 지하 전력구(다회선의 전력케이블 등을 수용하는 구조물) 접속재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근 전력케이블까지 손상을 입어 총 8개 배전선로의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한전은 전력케이블 난연 보강을 위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전력연구소에 성능시험을 의뢰, ‘연소방지도료는 도포 후 10년 이상 경과할 경우 난연성능기준을 만족하지 못한다’는 결과를 2014년 8월 통보받았다.
한전은 2014년 10월 ‘배전전력구 운영기준개선(안)’을 수립하면서 전력구 내 비난연성 전력케이블에 도포한 연소방지도료의 성능이 떨어져 화재안전기준에 못미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단순히 시공이 어렵다는 이유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공기업의 도덕성 해이가 도마에 올랐다.
이후 한전은 2015년 8월 비난연케이블에 연소방지도료를 칠하는 경우 너무 많은 유지보수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2019년까지 난연성 전력케이블로 모두 교체(1,846.3c-km/서클킬로미터:지하 전선로의 수평 길이)하는 계획을 세웠으나 2017년 현재 교체율은 20.8%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아직 교체되지 않은 공동구 내 비난연성 전력케이블(364.7c-km)의 경우 연소방지도료가 모두 도포는 되어 있었으나, 이 중 약 98%가 도포된 지 10년 이상 지난 것으로 나타났으며, 21년이 지난 것도 20.9%에 달해 화재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송갑석 의원은 “과거 종로와 여의도 지하 공동구 화재로 몇 일 씩이나 통신은 물론 증권사, 금융기관이 마비되는 사태를 겪었음에도 아직도 개선되지 않았다”면서 “한전이 비용부담을 핑계로 차일피일 미룰 것이 아니라 지하공동구를 사용하고 있는 다른 기관들과 함께 합동으로 대책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