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칼럼] 에너지 대전환, '삼위일체'가 이뤄져야 한다
[E·D칼럼] 에너지 대전환, '삼위일체'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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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1.09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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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균렬 /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미국이 돌아오고, 영국이 다시 찾으며, 일본이 되새기고, 프랑스가 되돌리며, 중국이 쫓아오고, 러시아가 주름 잡는데, 석탄도 갈탄마저도 마땅찮고,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는 아직도 대책 없는 탈원전을 멈추지 않고, 신재생이라는 열차를 타고 내리막길을 달리는 걸 보면 한심하다 못해 개탄스럽다. 심지어 현 정부가 지향했던 대만마저도 국민투표를 통해 원전회귀를 꿈꾸는데. 그간 탈핵을 외치던 이들상당수가 정부의 에너지 대전환에 한 자리씩 꿰차고 있는 걸 보면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 했거늘…….

재생에너지를 하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 신에너지를 찾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 하고 찾되, 바르게 하고 제대로 찾자는 얘기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원자력에 대한 회의를 품기 시작했다. 원전에 대한 비판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싫든좋든 원전만은 우리가 버릴 수 없다. 달리 버팀목이 없어서다. 더욱이 모두가 꿈꾸는 에너지 대전환을 위해선.

최근 권고안이 넘겨진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실무진도 탈원전 인사로만 채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울어진 인사들이 이념적으로 내놓은 결과를 국민이 일방적으로 수용해야 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철저한 검증을 통해 균형 잡힌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면 결말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제8차 전력수급계획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부합하도록 전력수요를 낮춰 잡고 신재생을 도입하다가 실패한 것이다. 2014년도에 법정계획으로 수립된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 중 원전 비중이 29%가 돼야 하고 이를 위해 추가로 7GW 신규건설이 필요하다는 것조차 뭉개버렸다.

국제유가가 치솟는데도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해 전력산업이 왜곡되고, 특히 연료비연동제가 시행되지 않아 한전은 전기를 팔수록, 가스발전사들도 발전기를 돌릴수록 손해가 커진다. 이번 기회에 전기요금 체계를 손보고 여야에서 추천한 전문가가 모두 참여해 논란이 되는 균등화발전원가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전망해야 할 것이다.

허가받은 재생에너지사업이 현장에서는 산림 훼손이나 반사광에 의한 빛 공해 등 지역 수용성 문제로 공사가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재생에너지가 경제성뿐만 아니라 환경성까지 갖추는 기술 혁신 추이를 지켜보며 에너지 배합을 합리적이고 장기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전력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대정전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 극복은 재생에너지 보급 전에 반드시 고려돼야 하는 조건이다. 그런데 정부가 이러한 기본적인 전제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무리하게 재생에너지 3020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출고가가 불확실한데 선투자만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 시장은 거품과 함께 꺼지고 말 것이다.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펼치기 이전에 국민 안전과 안정적인 전력공급 방안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는 아무리 기술이 좋아지고, 단가가 떨어지더라도 화력이나 원전의 지속성을 따라잡을 수는 없다. 전기차, 빅데이터 산업 등 앞으로 전기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재생에너지만으로 그 수요를 충당할 수는 없다. 적정 수준의 화력과 원전이 밑을 받치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독일은 갈탄에서, 미국은 가스와 원전에서 답을 찾고 있다. 우리나라는 신재생한다고, 북한을 가로질러 오는 러시아 송유관에 국운을 걸 것인가?

화석연료는 탄소포집으로, 원자력은 사용후핵연료처분과 전력부하 추종운전으로 재탄생해, 저장장치와 함께 미래시장을 열어가는 신재생에너지를 뒷받침할 수 있다면 지금은 복잡해 보이는 '에너지 삼각함수'가, '에너지 삼위일체'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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