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발생한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역 열 수송관 사고는 노후관 방치와 부실점검이 빚은 人災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우선 노후관이 문제다. 지역난방공사가 관리 중인 열수송관 중 686㎞가 수명이 20년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체의 32%에 해당한다.
지난 2016년 6월 15일 발생한 고양시 백석동 열공급 중단 사고도 장기사용(22년)한 850㎜ 열수송관이 부식돼 열공급이 중단됐고 이번 백석역 인근 열수송관 사고 역시 노후관이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역난방공사는 노후 열수송관 교체 및 유지보수를 위해 지난 2013년∼2017년까지 총 832억원을 집행했으나 같은 기간 총 8건의 열수송관 사고가 발생했다. 그리고 이 중 7건은 20년 이상 된 수송관의 부식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150억원 이상을 열수송관 유지보수와 교체에 투입하고 있지만 20년 이상 된 배관에서 지속적으로 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관리 체계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역난방공사도 이러한 점을 알고 있다. 지역난방공사는 지난 2009∼2012년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진행한 열수송관 기대수명 연구결과를 근거로 열수송관의 기대수명을 공급관 40년, 회수관 50년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20년이 지난 수송관에서 지속적으로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장기사용 열수송관 건전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열 수송관 점검도 문제가 되고 있다. 윤한홍 의원은 ‘고양시 백석역 인근 열 수송관 누수관련 상황 보고’ 및 ‘사고발생지역 최근 1년간 열 수송관 점검내역 및 점검관련 법령’ 등의 자료를 검토한 결과 지난 1991년 매설된 사고 열 수송관은 지난 27년간 단 한 번도 교체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일점검 및 연 2회 열화상 관로진단 등을 실시했으나 특이사항이 없다고 기록하거나 일지도 따로 작성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역난방공사는 노후 열 수송관 교체는 관련 규정이 없고 교통혼잡 및 민원 발생 등이 우려돼 교체하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번 사고는 노후관 방치와 부실점검 이외에는 다른 이유를 찾기 힘들다. 지역난방공사는 노후 열 수송관에 대한 일제점검과 함께 이번 기회에 노후관 관리체계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