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감축대안]전기자동차, 친환경 앞세워 ‘눈부신 성장’
[미세먼지감축대안]전기자동차, 친환경 앞세워 ‘눈부신 성장’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19.01.02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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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00만대·2030년 3000만대… 연평균 30∼50% 성장 잠재력 ‘무궁무진’
전기 소비 뛰어넘어 ‘저장장치’ 역할 … ‘주행거리 300km·3만불대 모델’ 기점

[에너지데일리 변국영 기자]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는 최근 전기자동차는 내연기관 대비 가격경쟁력을 갖추면서 전세계 판매량이 2025년에는 1100만대, 2030년에는 30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배터리 가격이 낮아지고 생산 규모가 커지면서 2030년까지 전기자동차의 판매가 28%, 전기버스는 8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자동차가 본격적으로 시장을 파고들면서 내연기관 차량의 연간 판매량은 2020년 중반부터 줄어들기 시작할 것으로 봤다.

2040년에는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6000만대에 이르러 전세계 경량차량시장의 55%를 차지할 것이라는 과감한 분석도 내놓았다.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의 차세대 교통 담당 책임 애널리스트 콜린 맥커래처는 “자동차 업체들의 신모델 출시 계획과 배기가스 규제 강화 등 최근 1년간 상황 변화에 따라 전기자동차의 전망이 더욱 힘을 받게 됐다”며 “2040년까지 전기자동차가 당초 예상된 경량차량의 54%가 아니라 55%를 차지해 전세계 운행차량의 33%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특히 전기버스는 중국이 이 분야 시장을 주도해 지난 2017년 전세계 판매량의 99%를 차지했다”며 “다른 나라들도 이러한 추세를 따를 것으로 보여 2040년까지 전세계 시내버스의 80%가 전기버스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전기차는 눈부신 성장을 해왔다. 지난 2010년 닛산 Leaf와 쉐보레 볼트의 출시로 21세기 전기차 시대가 열렸다. Leaf는 전지에 저장된 전기로만 가는 순수 전기차고 볼트는 전기 모터로 구동하지만 전지 외 내연기관이 결합돼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일종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전지의 용량과 자동차 디자인에 따라 달라진다. 대부분의 초기 전기차 모델들은 150km를 넘지 못했다. 제한된 공간에 값비싼 전지를 집어넣어야 했기 때문이다.

PHEV는 내연기관으로 전체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고 충전 인프라에 대한 제약이 순수 전기차와 비교해 적지만 친환경 측면에서는 뒤진다.

전기차의 가격대도 2∼3만 달러 대의 모델들이 많았지만 주행거리에 대한 불안감이나 전기차에 대한 낮은 인식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얻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2012년 럭셔리급의 테슬라 모델 S가 등장하면서 전기차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최고의 성능과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갖고 싶은’ 자동차로 자리매김하면서 럭셔리급 시장에 안착했다.

테슬라 모델 S 이후 전기차 시장은 6만 달러 이상의 고급 자동차 군과 2∼3만 달러 대의 등급으로 나뉘어졌고 지난 수년 간 볼트, Model S, Leaf가 전기차 톱3 모델로 경쟁해왔다.

테슬라의 모델 S는 2015년 미국 럭셔리 자동차 시장에서 2만5000대를 넘게 팔리면서 2만2000대 수준에 그친 메르세데스 벤츠 S-Class를 제치고 수위에 올랐다. 고가 시장에서의 이례적 선전이다.

주요 전망 기관들은 향후 5년간 세계 전기차 시장이 연평균 성장률 30∼50%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전기차의 성장 잠재력이 높이 평가 받고 있다.

전기차는 에너지를 소비만 하는 존재가 아니다. 전력산업에서는 ‘전기차 Integration’이 ‘분산형 신재생에너지 Integration’과 함께 지속적인 키워드로 강조되고 있다.

전기차에 저장된 전기는 전력망 자체의 안정성을 위해 활용할 수 있다. 전기차는 움직이는 분산형 전원이기 때문이다. 전력망에 이상이 생길 경우 비상전원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나아가 일정 지역의 수급이 불안정해질 경우 연결된 전기차로부터 전력 서비스 기업이 전력을 사서 공급할 수 있다. 소규모의 가상 피크발전소 개념이다. 다수의 전기차로부터 일시에 전력을 뽑아 전력망에 공급하는 것이다.

이미 전력저장장치(ESS)가 전력 공급원으로서 제도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했으며 단독으로 혹은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원과 결합해 전력망의 안정화에 활용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전기차의 전지를 통해 쌀 때 전기를 저장했다가 비쌀 때 팔아 차익을 남길 수도 있다. 이미 지역에 따라서는 이웃간 전력 거래도 개방하고 있다.

제도나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전기차를 활용한 전력 수급의 양과 저변이 얼마만큼 확대되느냐가 관건이다.

전기차 대중화가 열리면서 충분히 가능한 사업 형태라 할 수 있다.

국내 자동차 회사들도 전기차 경쟁에 뛰어들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전기차 판매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마침내 EV(순수전기자동차)와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전기차) 브랜드 순위 톱10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 넘어야 할 산은…

아직은 높은 가격… ‘가격경쟁력’ 대중화 관건
2만5000∼3만5000불 모델 나와야… 안전 확신도 미흡


전기자동차가 틈새시장에서 주류 시장으로 옮겨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2만5000∼3만5000달러 대의 기존 내연기관과 필적할 모델들이 나와야 한다.

주행거리가 300km가 되면서도 3만 달러 대의 모델은 전기차의 대중화에 있어 중요한 기점이 될 수 있는데 기존에 판매되는 신차의 가격은 평균 3만1000 달러이고 가장 많은 판매량을 보이는 차량의 가격대가 2만5000 달러 주변에서 형성되고 있다.

결국 전기차가 틈새시장에서 주류 시장으로 옮겨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2만5000∼3만5000달러 대에서 기존 내연기관과 필적할 모델들이 나와야 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전기차의 높은 가격 형성에 있어 주요 요인이었던 전지의 가격 하락세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향후 경쟁력을 갖춘 보급형 모델들의 출시도 가속될 전망이다.

2005년 셀 기준으로 kWh당 1500 달러를 웃돌았던 전기차용 전지의 가격이 2015년에는 300∼400 달러로 급격히 떨어졌고 2020년까지 연간 적어도 15∼20% 수준의 하락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기자동차가 미래 친환경자동차를 선도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아직 전기자동차의 상용화에는 걸림돌이 적지 않다.

전기자동차가 출시된 지도 꽤 됐지만 점유율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아직 미미하다.

점유율로만 보면 최초의 양산형 전기자동차는 소비자로서는 구매할 만한 가치가 없는 승용차다.

전기자동차가 팔리지 않는 이유를 찾으라면 무엇 때문일까. 무엇보다 가격이 너무 비싸다. 보조금을 반영해도 동급 기존자동차 대비 최소 20%, 최대 2배까지 비싸다. 평균적으로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데 2만여 개의 부품이 필요하다.

전기자동차에 필요한 부품은 기존자동차 대비 최소 50%, 최대 80%까지도 줄어든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전체 부품에서 50%가 넘는 부품이 줄었으니 전체적으로는 가격이 내려가야 하는데 오히려 올라갔다. 이차전지 때문이다. 가격 인상의 주범인 이차전지의 원가는 기업들의 집중된 투자로 상당 부분 낮아졌고 앞으로도 계속 낮아질 것이다.

하지만 이차전지 원가 개선 속도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부품의 원가 절감을 위한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전기자동차가 안 팔리는 또 다른 이유는 아직 안전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자동차 사고에 비한다면 발생 빈도는 극히 낮지만 시장에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전기자동차를 가족과 함께 타기에는 아직 불안한 마음을 떨치기가 쉽지 않다.

지금까지 사용하던 자동차와 비교해 불편하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전기자동차는 소음이 없고 친환경적이라고 해도 자동차로서 기본 성능이 만족스럽지 않을 정도로 제품 완성도가 부족하다.

기존자동차의 20% 수준에 불과한 주행거리 때문에 장거리 여행에 대한 기대는 일찍이 저버렸다고 해도 최고 속력 수준은 상당히 부족하다. 빨라야 몇 십 분이고 평균 4시간 이상이 필요한 충전의 불편함은 언급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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