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해외자원개발 재편해야 한다
[초점] 해외자원개발 재편해야 한다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19.01.0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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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인 자원개발 추진체계 재확립해야

자원개발 목적·정책목표 명확히 해야… 지원제도 통해 정책목표 실현
에너지안보 차원 해외자원개발 필요…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지원해야

 

[에너지데일리 변국영 기자] 부실한 해외자원개발 사업 추진에 따른 공기업의 손실 누적과 재무구조 악화로 자원개발 공기업의 구조조정 요구와 더불어 자원개발 추진체계의 근본적인 개편 필요성이 심각히 제기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공기업의 재무구조 개선 및 자원개발 내실화를 위한 구조조정 방안을 고심하면서 우리나라의 효율적인 자원개발 추진체계 재확립을 위한 정책방향 도출 및 지원제도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공기업이 존재하기 때문에 자원개발정책의 목표에 비춰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역할을 적절히 분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기업에게는 에너지안보 또는 자원개발 산업의 기반 강화 등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요구되는 프로젝트를 선별해 추진하도록 하고, 민간 기업들에게는 수익성 기준에 입각해 프로젝트 추진을 결정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업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융자 등 재정지원 기준을 탐사사업 위주로 제공하는 한편 국가 전략적 의의가 있는 프로젝트나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프로젝트의 경우 융자 지원 상한을 높이거나 실패 시 감면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지원을 차등화 하는 등 융자제도의 적용기준을 탄력적으로 바꾸면 지원제도의 정책 목표 연계 효과가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개발 및 생산사업은 국내 반입 가능성 등 안보적 측면을 고려해 지원하고 지원대상 선정에 있어 차별적인 가감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공급 안정을 위한 전략적 프로젝트 추진을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는 것도 필요하다.

우리나라 융자제도는 정부가 매년 총예산을 결정하고 대상사업을 매년 선정하기 때문에 한 해의 융자신청 사업 수에 따라 지원액이 달라진다. 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투자유인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선정된 사업에 대해서는 해당 사업기간 전체를 기준으로 융자지원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재정지원의 안정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특별융자예산은 소진되지 않으면 반납해야 하는 구조이기에 불용예산을 방지하기 위해 비효율적인 지원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 예산의 이월 등 집행의 유연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며 특별융자의 원리금 상환액이나 프로젝트 성공 시의 특별부담금 등을 기금화 해 예산집행의 유연성을 보완하는 방안 모색도 필요하다.

자원개발 지원정책의 일관성과 전략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원개발 정책의 목적과 중장기적인 정책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 그리고 자원개발 정책의 목적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 융자 지원대상 프로젝트의 선정을 포함한 여러 지원제도 운용에 적용함으로써 지원제도 시행을 통해 정책목표를 실현하는 일관된 접근이 필요하다.

과거와 같이 과도한 성과 중심의 투자로 치우치는 폐단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실질적인 역량 강화 등 전략적 고려 측면을 면밀히 점검해 정책 목표와 지원대상 범위 및 지원 수준을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최근 자원개발 공기업들의 손실 누적으로 자원개발 정책 방향의 전반적인 재검토가 요구되는 상황을 맞고 있다. 게다가 저유가로 자원개발 사업의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공적 자금으로 자원개발 활동을 지원할 필요가 없다는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에너지안보 강화를 위한 해외자원개발의 효과는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장기적으로 일관된 자원개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가 전략적 측면과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측면을 고려한 자원개발 지원정책 및 지원 체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다양한 사회경제적 필요에 따라 한정된 재원을 배분해야 하는 상황을 감안했을 때 해외자원개발 사업 추진 및 지원의 강도는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설정될 필요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공기업이 자원개발 사업에서 막대한 손실을 봄에 따라 공기업 중심의 자원개발 추진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장메커니즘에 덜 민감한 공기업의 특성이 방만한 투자로 귀결될 가능성에 대한 지적과 함께 효율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자원개발 지원체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자원개발 부문에서 다소나마 역량을 보유한 기업들은 대기업 계열사들로 이들을 집중 지원하는 것은 최근의 사회정서상 거부감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 상태에서 민간 중심의 자원개발 추진체계로 개편한다는 것은 자원개발 지원체제가 매우 약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민간의 석유개발 역량은 석유공사와 비교했을 때 미흡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자원개발 지원체제에서 공기업이 기술적·인적 지원을 포함해 민간기업에 지원할 수 있는 역할이 존재하기 때문에 비록 큰 손실이 수반된 프로젝트 추진 경험이라도 축적된 경험과 기술적 역량이 사장되지 않고 민간부문에 확산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민간부문 지원 기능에 더해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역할을 자원개발정책의 목표에 비춰 적절히 분담하는 것도 공기업의 축적된 역량을 민간부문에 확산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일본과의 차이점
민간 중심 자원개발 추진 ‘원칙’
전략적 차원서 중핵기업 적극 육성

일본도 정부 차원에서 국내외 자원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적극적인 지원제도를 시행해오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최근 겪고 있는 자원개발 공기업의 손실 누적 및 성과 미흡 등의 문제를 10여 년 전에 경험하면서 자원개발 지원체제에 일대 변화를 준 바 있다.

일본은 2000년대 초반까지 석유공단(JNOC)을 중심으로 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융자, 출자, 채무보증과 같은 지원을 제공했으나 막대한 손실 누적 및 소규모 자원개발 기업들의 난립 등의 문제로 JNOC가 해체되고 출자제도 중심의 JOGMEC 지원체제로 전환됐다.

일본의 해외자원개발 추진체제는 2004년 석유공단(JNOC)에서 JOGMEC 체제로 지원기구를 전환하면서 재정립됐으며 중핵기업, JOGMEC, 자원외교라는 3가지 축이 삼위일체로 기능하는 것을 기본 틀로 설정했다.

이러한 삼위일체의 추진체제는 민간 중심의 자원개발 추진이라는 원칙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민간 주도의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전략적 차원에서 중핵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으며 에너지안보 및 자원개발 기업·산업 육성이라는 정책적 관점에서 지원대상 프로젝트를 선정함으로써 정책목표 달성을 추구하고 있다.

한·일 양국은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주요 정책의 일환으로 해외자원개발 정책을 적극 추진했으며 재정·금융 지원, 세제 지원, 기술·정보 지원 등 전방위 지원제도를 마련하고 국내외 환경변화에 따라 지원 강도를 조정해 왔다.

2000년대 초반 이후 우리나라와 일본이 자국 기업의 자원개발 진출을 지원한 방식을 살펴보면, 주력기업 육성에 지원을 집중한 점이 두드러진다. 공기업 유무에 따른 산업 구조적 특성의 차이가 있음에도 흡사한 지원제도 메뉴와 주력기업에 대한 집중적인 출자지원 등 한국과 일본의 자원개발 지원체제에는 외형상 유사한 측면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의 지원체제의 세부적 운영방식을 들여다보면 정책의 일관성과 전략성, 제도의 안정성과 유연성 등에서 비롯된 중요한 차이점들이 존재한다. 지난 10여 년간 우리나라는 공기업 대형화 추진 및 그에 따른 민간 지원 축소, 무리한 대형 프로젝트 추진에 따른 공기업 재무구조 악화에 뒤이은 공기업 지원 축소, 그리고 유가가 높을 때에 오히려 투자 확대를 지원하는 정책 성향을 보여 왔다.

이러한 성향은 특히 일본과 대비되는 부분인데 일본은 2014년 이후의 저유가 상황에서 해외 상류부문 자산 및 기업인수 기회가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JOGMEC의 지원대상 사업범위를 확대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는 단지 저가 매물인수 기회를 적극 활용한다는 차원뿐 아니라 저유가에 따른 상류부문 투자 위축이 중장기적인 에너지 공급 안보 리스크 증대로 이어질 것에 대비하는 전략적 차원에서도 자원개발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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