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원전(에너지) 정책, 국민 의견 다시 한 번 듣자
[기자수첩] 원전(에너지) 정책, 국민 의견 다시 한 번 듣자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9.03.0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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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많은 사람들의 관심속에 진행됐던 2017년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이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재개 여부 뿐만 아니라, 여러 측면에서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

본지에서 여러차례 언급했듯, 우리 사회 민주주의의 성숙도를 엿볼 수 있었다는데 우선적인 평가를 하고 싶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첨예하게 의견이 갈리는 사안에서, 양측의 견해를 깊이 있게 들어보고, 결론을 내리고, 또 승복을 하는 사례를 찾기 힘들었다. 손이 들려진 곳이 아닌, 상대편에서는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았겠지만, 결과를 인정하고 큰 뒷말이 나오지 않는 것은 긍정적인 모습이다.

그러하기에 기자는 지난 5일 진행된 '에너지정책의 공론화, 중간평가와 과제' 토론회에 관심이 갔다. 시민단체 진영에 한정된 내용이지만, 일단 그 내용을 보면 공론화 참여 자체부터 찬반 의견이 나뉘였다고 한다. 정부측의 프로젝트에 장단만 맞춰주는 격이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공론화 이후, 정부가 책임을 시민들에게 떠넘긴 이벤트에 불과했고, 참여한 환경단체들도 결국 들러리에 지나지 않았다는 비판을 하고 있는, 시민사회 일각의 의견과도 연결돼 있다고 보인다.

그러나 이날 이영희 가톨릭대학교 교수의 견해에서 보듯, 신고리 5·6호기 공론화는 그동안 정부가 진정한 의미에서 시민참여를 장려하고, 참여한 시민에게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한 적은 거의 없었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전문가주의라는 이름하에 소수의 전문가와 관료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되던 에너지 정책 결정과 관련한 변화도 간과할 수 없다.

이같은 공론화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주류를 이뤘기 때문일 것이다. 그 이후 공론화는 교육 등 적지 않은 곳에서 진행되기도 했고, 진행될 예정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기자의 판단에는, 적어도 향후 에너지 분야에서는,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가 언급했듯, 고준위방폐물 처분 관련 사안이 공론화의 가장 핵심이지 않을까 한다. 아직 국민들에게는 고준위방폐물이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조차 미진한 상황이기에, 그 파장이 어디까지 갈지 예상이 어렵다. 원전 운영과 직결되는 사안이기도 하다.

즉, 이같은 현상과 분석은, 원자력을 포함한 에너지 정책도, 결국은 국민이 민주적인 절차에서 의견을 모은 후 그에 따라 수행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에너지전환과 탈원전을 두고 견해차가 극명하게 나뉘어 있다. 그렇다면 원전 정책, 다시금 국민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은 어떠할까. 아직 곳곳에 비민주적이고 미성숙한 부분이 있음은 분명하지만, 그렇더라도 국민이 주인임은 부정할 수 없지 않은가. 한 번 공표한 것을 되돌리는 것, 물론 힘들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을 감수하는 것은 더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