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칼럼] 한반도 안보의 레버리지, 천연가스
[ED칼럼] 한반도 안보의 레버리지, 천연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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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3.29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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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선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에너지분과장/한국탄소금융협회 부회장

[에너지데일리]초한지를 읽는 재미는 나이를 먹을수록 더한다. 항우와 유방의 대결도 극적이지만, 진짜 백미는 범증과 장량, 책사들의 두뇌싸움이 아니겠는가?

항우는 뛰어난 무술을 자랑하는 탁월한 군사전략가였지만 공명심과 오만 때문에 부하의 간언과 충고를 듣지 않았다. 즉 소통의 리더쉽을 무시했기 때문에 건달 출신 유방에게 패하고 만다. 특히 의심이 많아 범증마저 불신하고 핏줄인 항 씨만 챙겼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유방은 ‘민심’과 지속가능한 ’장기전략’을 중시하는 책사, 장량을 중용했다. 그 결과 독불장군 항우는 균형있는 인사‘정책’과 동반성장 ‘비젼’을 제시한 유방에게 천하를 내어주게 된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에너지 맹주들에 둘러싸인 한반도를 돌이켜보게 된다. 과연 에너지안보 강화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우리의 에너지산업 정책은 동반성장 비젼과 실현가능한 로드맵을 품고 있는지? 우리의 에너지 책사들은 과연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최근 국내 신문까지 도배한 중국 쓰촨성의 대규모 셰일가스전 발견 기사는 미중 간의 무역전쟁이 에너지전쟁으로 확대될 것을 예견하고 있다.

중국의 셰일가스 매장량은 세계 1위이다. 막상 셰일가스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미국은 세계 4위로 매장량이 중국의 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셰일가스의 경쟁력은 지질구조의 차이로 인한 비용의 차이로 결판난다. 따라서 미국은 중국이 기술력을 확보할 때까지 기다려 줄 이유도 여유도 없다.

천연가스는 저탄소경제를 견인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에너지전환’의 허리 에너지원이다. 그러기 때문에 미국도 중국도, 아니 우리나라도 가스수요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미국은 셰일가스 덕분에 산업부문의 온실가스배출 저감을 실현했다. 중국도 강력한 환경규제 기조를 유지하면서 가스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MO(국제해사기구) 규제로 인한 LNG 벙커링 또한 동북아 가스시장의 신규수요를 견인할 것이다. 이미 러시아, 미국, 카타르 간의 LNG 경쟁은 마켓팅을 넘어 협박수준이다.

천연가스는 한반도 안보의 레버리지가 된지 오래다. 이점을 우리가 외면해서는 안된다.

천연가스를 우리에게 유리한 레버리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국내 수요에만 연연해서는 답이 없다. 우리 가스산업의 무대를 동북아 전체로 확대하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산업용 가스는 LPG 등의 경쟁연료와의 상대가격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한다. 연간 백만톤이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한다.

최근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동북아 에너지허브는 가격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인프라-제도가 선제되어야 한다. 동북아 에너지허브야 말로 에너지와 유관산업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며 민관협력의 기틀이다. 즉 동북아 에너지허브는 상생경제-저탄소경제-수소경제를 동시에 실현할 정책기반으로 기대된다.

에너지전환은 정책이 아니라 ‘실행계획’이다. 저탄소경제가 ‘정책’이다. 그리고 저탄소경제의 핵심은 탄소시장이라는 시장메커니즘이다. 즉 탄소프리미엄이 시장에서 경제주체의 행동변화를 유인할 만큼의 힘을 발휘해야 한다.

온실가스 규제가 강화되고 배출권거래의 유상할당 비중이 높아지면서 탄소가격은 가파르게 상승세에 있다. 또한 공공부문에 편중된 감축부담이 과거와는 다른 무게로 공공요금의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이론 상 보조금은 탄소세 및 배출권거래제와 동일한 효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정책우선순위가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정책효과가 달리 나타난다. 마치 물김치와 김치국물이 다르듯이.

우리 한반도의 경제-에너지-기후안보를 위해 전문가 중용이 시급하다. 그리고 전문가를 요소요소에 배치해야 한다. 연구개발에서 정책개발까지, 그리고 행정에서 경영까지 에너지리더의 행동반경을 넓혀주자.

그래야 에너지산업의 성장로드맵이 미래지향적이지만 현실성있고 명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