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국원자력연구원' 창립 60주년 - 행보를 돌아보다
[기획] '한국원자력연구원' 창립 60주년 - 행보를 돌아보다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9.04.0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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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원자력의 모든 것은 원자력연구원에서 시작됐다
대한민국 원자력연구개발 60년, 해외에서도 연이어 우수성 입증
최우선 가치는 '안전'… '국민 안심' 원자력안전 기술개발 매진

[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1959년 2월3일,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은 미래 에너지 원자력을 꿈꾸며 우리나라 최초 정부 출연연구기관으로 문을 열었다.
원자력연구원은 1960~1970년대 연구용 원자로 1·2호기를 도입, 원자로 설계, 핵연료주기 연구에 박차를 가하며 원자력발전 시대를 열기 위한 기술자립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어 1980~1990년대는 중수로 및 경수로 핵연료 국산화, 한국표준형원전(OPR1000) 원자로계통 설계, 다목적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 자력 설계·건조 등 국내 원자력 산업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리고 이제는 일체형 소형원자로 SMART 개발, 우리나라 최초 원자력시스템 수출인 JRTR 사업, ATLAS 구축 등 세계적으로도 원자력 기술을 인정받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적은 연구비로 가장 짧은 시간 내에 원자력 기술자립의 신화를 써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원자력연구원. 원자력연구원의 지난 60년을 지면에 담았다.

가압경수로 열수력 종합효과실험장치 'ATLAS'
가압경수로 열수력 종합효과실험장치 'ATLAS'

지난 60년, 경제적 효과 164조원

원자력연구원은 1987년 중수로 핵연료, 1988년 경수로 핵연료 국산화 설계 및 양산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원자력계는 이를 원전 기술자립 계획의 시작점으로 본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국내 가동 중인 모든 원전에 국산 핵연료를 안정적으로 양산·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하게 됐음은 물론이다.

1995년에는 세계 10위 규모의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HANARO)를 자력으로 설계·건조했다. 하나로는 현재까지도 핵연료 및 원자력 발전소용 노재료 개발, 의료용 및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중성자 이용 재료 연구 및 신소재 개발, 고품질 반도체 생산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다목적 연구용 원자로로 활용 중이다.

이듬해인 1996년에는 한국표준형원전(OPR1000)의 원자로계통 설계에 성공했다. OPR1000은 용어에서 볼 수 있듯 우리나라에 최적화 한 노형이다. 울진 3·4호기에 첫 적용된 이후 국내 원전 중 12기에 적용됐다.

원자력연구원은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분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는 지하처분연구시설인 KURT(KAERI Underground Research Tunnel)를 2006년 준공했으며, 심지층 영구처분 기술개발 성과를 인정받아 2012년 IAEA로부터 ‘URF(지하처분연구시설) 네트워크 협력기관’으로 지정됐다.

2012년에는 하나(HANA) 핵연료 피복관 및 대결정립 UO2 핵연료 소결체를 개발·이전했다. 또한 같은 해 인구 10만명 도시에 전력 생산과 해수담수화가 동시에 가능한 일체형 원자로 SMART를 독자 개발, 전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했다. SMART는 현재 사우디에 2기 이상의 건설을 추진 중이다.

그리고 2014년에는 네덜란드 연구용 원자로 개선사업(OYSTER) 계약을 체결하며, 우리나라 최초로 유럽 지역에 원자력 기술을 수출했다. 현재 기본설계를 모두 완료하고 2020년 완료를 목표로 기기 제작 및 설치 작업이 수행 중이다. 또한 2017년에는 요르단 연구용원자로(JRTR)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2019년 현재 OECD-ATLAS 프로젝트를 주관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이같은 성과 속에 지금까지 164조10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959년 설립 이후 2018년까지 원자력 연구개발에 총 10조3291원이 투자된데 비추어 16배에 이르는 부가가치를 창출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OPR1000 개발에 따른 비용절감효과는 약 250조원, 그 중 탄소 저감효과가 65조원, 연구원의 기여로 인한 비용절감효과가 42조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원전 블랙박스
원전 블랙박스

어떠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나?

◎ 열수력 안전연구 = 원자력연구개발 중·장기계획사업이 착수된 1992년부터 원자력 안전·환경기술의 자립 및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을 위한 체계적인 연구개발을 추진했다. 그 중 열수력 안전연구는 원자로 냉각재의 움직임과 열 전달 현상을 연구하는 분야다. 새로운 원전의 안전성을 평가할 뿐 아니라, 가동 원전의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원자력연구원은 1997년부터 열수력 안전연구를 책임지는 ‘가압경수로 열수력 종합효과실험장치(ATLAS, Advanced Thermal-Hydraulic Test Loop for Accident Simulation)’ 설계를 시작, 2005년 장치 구축을 완료하고, 2006년부터 시운전 후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ATLAS는 국내 원전 안전성 향상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원자력 안전 분야에서 확고한 국제적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ATLAS를 중심으로 한 OECD/NEA(경제협력개발기구 산하 원자력기구)의 원전 안전 국제공동연구인 ‘OECD-ATLAS’ 1차 프로젝트(2014~2017)를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2차 프로젝트(2017~2020)를 주관하고 있다.

◎ 확률론적 안전성 평가(PSA)와 중대사고 연구 = 확률론적 안전성 평가(Probabilistic Safety Assessment)는 원전을 이루는 부품이 고장날 수 있는 각각의 확률을 모두 구한 뒤, 이를 결합해 원전의 안전성을 평가하고, 개선해야 할 기기나 계통은 무엇인지,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분석한다.

특히 세계 최고속 PSA 정량화 프로그램인 FTREX를 개발, 미국, 캐나다, 일본, 중국 등에서 사용(수출 누적액 2017년 120만불 달성)하고 있으며, 2018년 현재 미국 원전의 70% 이상에서 사용 중이다.

중대사고 연구는 후쿠시마원전 사고와 같은 중대사고가 발생시, 원자로 용기 내·외부의 핵연료 용융물, 수소, 방사성 물질 등의 변화를 고려해 사고의 진행 과정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와 관련 연구원은 2017년 원전 운영과 비상상황 내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는 ‘블랙박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사고 시 원전 상태를 실시간으로 저장한 후 위성을 통해 발전소 외부로 전송, 발전소 외부에서 이동형 시스템을 통해 원격으로 감시할 수 있는 기술이며, 추가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향후 실제 원전 현장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그동안의 원자력 안전 연구개발을 통해 1조4000억원의 원전 가동성·운전성 향상 효과를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요르단 연구로 'JRTR'
요르단 연구로 'JRTR'

혁신 성장, 그리고 일자리 창출 확대

원자력연구원은 기술 수출 뿐만 아니라 우수 기술을 국내 중소기업에 이전 및 사업화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 2017년 직접 창업·보육 기업 기준, 77개 기업, 5000억원 이상의 연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원자력 수출 산업화 = 원자력연구원은 1995년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를 자력으로 설계·건조한 이후 꾸준히 연구용 원자로 수출을 추진해왔고, 2009년 10월 요르단 연구로(JRTR, Jordan Research and Training Reactor)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JRTR 사업은 요르단원자력위원회가 발주한 열출력 5MW급 연구 및 교육용 원자로 건설사업이다. 중성자 과학기술 핵심시설 구축, 동위원소 생산 및 중성자 조사서비스 제공 및 원자력 전문인력 양성이 목적이며, 계약금액은 미화 1억6000만달러 규모다.

1959년 원자력기술 국내 도입 50년 만에 ㈜대우건설과 함께 사상 첫 원자력시스템 일괄 수출의 신기원을 이룩한 것이다. 2010년 3월 계약 체결 이후 2016년 준공 끝에 시운전까지 완료한 후, 2017년 6월15일 요르단 측에 시설을 인도했다.

또한 상용원전의 1/10 규모인 100MWe급 일체형 소형원자로 스마트(SMART, 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를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2012년 7월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한 이후 전략 사업화에 주력하고 있다.

2015년 사우디 원자력신재생에너지원(K.A.CARE)과 ‘SMART 건설 전 설계(PPE) 협약’을 체결하고, 공동으로 건설 전 상세설계를 진행하는 한편, 사우디 내 SMART 2기 이상 건설을 목표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2010년 이후 네덜란드 연구용원자로 OYSTER 개선, 말레이시아 연구로 I&C 개선(ReDICS), 일본 및 덴마크 중성자도핑(NTD) 용역, ITER 폐기물 핫셀 처리기술, 일본 비등형 경수로 파손 실증, OECD/NEA ATLAS 이용 열수력 종합효과 시험 등 약 5500만달러 이상의 기술 수출을 달성하며, 원자력 기술 수출을 다양화하고 있다.

◎ 중소기업 지원 및 일자리 창출 = 원자력연구권은 원자력 산업 생태계가 전무하던 시절부터 본격적인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창업보육센터 구축, 1998년 대덕연구개발단지 최초로 정부지정 공식 창업보육센터 인증을 획득하고, 이후 총 56개의 벤처기업을 육성·배출했다.

또한 기존의 산업재산권 사용계약체결을 통한 단순기술 이전방식에서 탈피, 민간기업과 공동으로 기술 및 자본을 직접 출자하는 능동적인 성과확산 전략을 추진했다.

이 외에도 사업화 유망 기술에 대한 이전과 지원을 통해 2010년 이후에만 기술이전 480건(무상 이전 248건 포함), 기술료 수입 291억9000만원을 달성하며, 중소기업 지원과 좋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