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영구정지된 원자력발전소를 안전하게 해체하기 위한 '원전해체연구소'가 부산·울산, 그리고 경주에 각각 설립된다. 정부는 원전기업의 미래 먹거리로 원전해체 산업을 적극 육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장관 성윤모) 15일 국내 최초 해체예정 원전인 고리 1호기 현장에서 ‘원전해체연구소 설립 MOU 체결식’과 원전해체산업 육성방안 마련을 위한 민·관합동 간담회를 연이어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설계수명 만료로 영구정지된 고리 1호기의 안전한 해체와 함께 국내·외 원전해체시장의 성장에 선제 대비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로서 원전밀집 지역인 동남권 지역에 원전해체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한 향후 설계수명이 만료될 노후 원전의 증가에 따른 원전해체 수요를 우리 원전기업의 기술과 역량으로 안전하게 해체하고, 원전해체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관련업계 및 전문가 의견을 청취했다.
우선 정부는 산업육성 및 원전 중소기업 지원의 핵심 인프라로서 부산·울산에 경수로 분야 '원전해체연구소', 경주에 중수로 분야 '중수로해체기술원'을 각각 2021년 하반기 설립을 목표로 추진한다.
이와 관련 산업부는 산·학·연 전문가 검토를 거치고, 지자체 등과 입지 및 설립방안을 협의해왔으며, 이날 ‘원전해체연구소 설립 MOU’(한국수력원자력-부산·울산·경북) 체결을 통해 상호간 연구소 설립·운영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원전해체연구소는 원전해체산업의 구심점이자 영구정지된 원전을 안전하게 해체하기 위한 기술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베드, 인력양성 기능을 수행하는 한편, 동남권 등 원전지역 소재 원전기업의 해체산업 참여를 지원할 계획이다.
원천기술의 상용화 및 실증을 위해 원자로 모형(Mock-up), 제염성능 평가시설, 절단설비 등 핵심장비를 구축할 예정이며, 지역별 기업지원기관, 대학교, 연구기관 등과도 적극 협력, 동남권 지역 원전해체산업 육성의 허브(Hub) 역할을 수행해 나간다.
또한 연구소 준공 전이라도 원전해체 참여희망 기업을 지원하고 원전해체를 사전 준비할 수 있도록 연구소 설립준비단을 출범(2019년 5월), 연구소 설립준비 및 인력선발, 장비구입, 기술실증 등 연구소 역할 일부를 조기에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MOU 체결식에 이어서는 노후된 원전 해체를 위한 원전해체산업 육성방안에 대해 산·학·연 전문가들이 모인 가운데 의견수렴을 위한 간담회가 진행됐다.
현재 정부는 원전해체 분야가 초기 시장이며 절대적 강자가 없는 만큼 열심히 노력하면 국내 기술과 산업역량을 활용, 국내 노후 원전의 안전한 해체는 물론이고 해외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2020년대 후반부터 원전해체 산업 규모가 본격 확대될 전망임에 따라 고리 1호기 해체를 기회로 원전기업의 미래 먹거리로서 시장을 선점해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2022년까지 물량 조기발주, 민관공동 R&D, 장비개발·구축 등 선제투자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성 장관은 이어 “간담회에서 제시된 의견 등을 참고, 원전기업의 해체 참여를 유도하고 산업역량을 확충하는 한편 지역 중심으로 원전산업 생태계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원전해체연구소 설립방안을 포함한 원전해체산업 육성전략(안)은 향후 관계부처장관회의에 상정 및 논의를 거쳐 최종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