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에너지기본계획안, 기후변화 대응 포기하나
3차 에너지기본계획안, 기후변화 대응 포기하나
  • 최일관 기자
  • apple@energydaily.co.kr
  • 승인 2019.04.1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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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 불투명, 재생에너지 소극적 목표 설정
총 에너지 소비량 2.4% 줄어드는데, 산업 부문만 10% 증가‘셀프 감축’ 불공정

[에너지데일리 최일관 기자] "3차 에너지기본계획안의 중장기 재생에너지 목표가 소극적 수준으로 제시되면서 에너지 전환의 정책 후퇴가 우려된다”,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에너지기본계획에 명시하는 것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이 불투명하고, 총 에너지 소비량은 2.4% 줄어드는데, 산업 부문만 10% 증가하는 ‘셀프 감축’은 불공정하다”

기후솔루션, 그린피스, 녹색연합,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에너지정의행동,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는 19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안)’에 대해 ‘3차 에너지기본계획안, 기후변화 대응 포기하나’제하의 성명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시민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의 기본 원칙과 방향을 담은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안)’에서는 기후 재난을 막기 위해 2040년까지 국내 온실가스를 적극 줄여나가겠다는 구체적 목표나 정책 신호를 찾아볼 수 없다”며 “정부가 선언한 '지속가능한 성장과 국민 삶의 질 제고'는 슬로건으로만 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계획안은 204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35%로 제시했다. 특히 정부는 재생에너지 보급 잠재량은 훨씬 풍부하다고 인정하면서도, 계통 부담 때문에 35%를 '최대 한계치'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송배전망과 유연성 설비 확충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기보단, 현재 기술적 한계에만 매몰돼 의욕적인 재생에너지 목표 설정에 선을 그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재생에너지 목표를 낮고 느슨하게 설정한다는 것은 2040년에도 그만큼 화력발전과 원전 비중을 높게 유지하겠다는 의미라는 주장이다.

시민단체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가속화되는 세계적 추세와 시민 참여 노력을 강화해 2040년 재생에너지 목표를 최소 40~50% 이상 설정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정부가 천명했던 신규 원전 건설과 노후 원전 수명연장 금지와 관련된 후속조치를 흔들림 없고 조속히 진행해, 탈핵과 탈석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에너지기본계획의 방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경유차가 급증해 1000만대를 돌파한 상황에서, 교통 부문의 에너지 수요 저감 목표 역시 소극적이라고 힐난했다. 시민단체는 “자동차 연비 향상이나 친환경차 보급대수 목표만 단순 제시하는 수준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경유차 판매금지 등 내연기관차 감축과 친환경차 전환 로드맵 마련을 위한 정책 방향을 담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시민단체는 또 “이번 에너지기본계획(안)에서는 온실가스 감축 정책과의 상관성에 대해 어떠한 설명도 없었다”면서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에 근거해 중장기 에너지 정책의 비전과 목표를 마련하는 최상위 에너지 계획에서 정부 스스로 수립한 온실가스 감축 정책마저 부정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3410만 톤에 달하는 전환부문의 온실가스 추가감축분에 대해 이번 계획안에는 반영하지 않은 채 ‘석탄발전의 과감한 감축을 추진하겠다’고 모호하게 밝힌 대목은 적극적 기후변화 정책을 요구하는 시민을 기만하겠다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에너지기본계획에 명시하는 것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정부가 이번 계획안에서 '고효율 저소비 선진국형 소비구조 달성'을 기조로 제시하며 에너지 소비 총량을 2027년부터 감소세로 전환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대목은 긍정적이지만, 산업 부문에 대해서만 에너지 소비 증가를 관대하게 허용한 대목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에 따르면 2040년 총 에너지 소비량은 2017년 대비 2.4% 줄어들지만, 산업 부문의 에너지 소비량은 오히려 10.1%로 늘어나고 비중도 49.6%에서 56.1%로 크게 확대된다.

이는 산업 부문의 에너지 수요관리 방안이 미흡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에너지 다소비 사업장과 에너지 절감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핵심 대책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는 최근 여수산단 기업들이 무더기로 미세먼지 배출조작에 공모한 사실이 말해주듯,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에서 가장 책임이 큰 산업계의 에너지 수요관리를 업계 자율에 맡기겠다는 접근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는 이어 “산업 부문의 에너지 소비 감축 목표를 강화하고 강제력 있는 수요관리 대책을 마련하는 데 에너지기본정책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화석연료 보조금을 폐지하고, 외부비용 평가를 바탕으로 가격과 세제 체계를 바로잡아 현재의 왜곡된 에너지·전력시장을 개혁하겠다는 명확한 신호를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