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55%, 전기요금 수준 부담스럽다… 79%, 누진제도 불만"
"국민 55%, 전기요금 수준 부담스럽다… 79%, 누진제도 불만"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9.05.08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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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인식 조사… "에너지전환, 미래 위해 비용변화 중요하지 않아"
"국민인식, 일관성 부족… 낮은 전기요금 합리적이지 않다" 지적도

[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과반수의 국민들은 현재의 전기요금 수준에 대해 '부담스러워'하고 있으며, 누진제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에너지전환 정책에 대해서는 비용변화가 중요하지 않다는 응답, 그리고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전기요금에 대한 소비자(국민)들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8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김삼화 국회의원과 대한전기협회가 공동 주최한 '전기요금에 대한 국민인식 현황과 바람직한 정책방안' 토론회에서, 먼저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전기요금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 발표를 통해 폭염기간을 제외한 전기요금 체감 수준에 대한 물음에서 55.3%가 '부담된다'고 응답했으며, 44.2%는 '부담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본인이 할인혜택 대상인가에 대한 물음에는 9.1%가 할인대상이라고 응답했으나, 할인혜택을 받고 있는지 모르는 '모름/무응답'도 29.0%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할인혜택자 비율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며, 할인을 받고 있는 사람 중에는 월소득 700만원 이상의 고소득자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격인상에 민감한 공공서비스 순위로는 통신요금(33.6%)>전기요금(25.1%)>대중교통요금(19.5%)>가스요금(17.6%) 순이었고, 민감한 이유로는 큰 지출비용(가구, 소득 내), 사용량·빈도 높음, 환경요인(계절별, 심야이용 등), 과다비용(사용, 타 요금, 외국 대비) 등으로 나타났다.

또한 에너지전환 정책과 관련해서는 비용변화 중요하지 않음(29.6%, 지속가능한 환경과 미래세대를 위해서), 비용 현저히 증가(25.7%, 신재생 발전 비용 비싸기 때문에), 비용 다소 증가(22.9%, 원자력·석탄발전 감소 영향), 비용 변화 없음(14.0%, 원자력발전 감소하지 않기 때문에) 순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현행 누진제에 대해서는 만족은 26.5%에 그쳤고, 불만족은 72.4%에 달했다. 그 결과 누진제 완화 개편에 대한 질문에 79.2%(매우 찬성 33.8%, 찬성하는 편 45.4%)가 찬성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변동을 요금에 도입하는 도매가격 연동제 도입에 대해서는 찬성(49.2%)과 반대(47.5&)가 팽팽하게 엇갈렸으며, 통신사처럼 다양한 요금제도를 내놓는다면 수용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63%가 찬성했다.

아울러 재생에너지 선택 구매제 도입에 대해서는 63.4%가 찬성 의견을 나타냈고, 찬성 응답자를 대상으로 '만약 환경을 위해 추가로 부담하는 녹색요금제가 운영된다면, 부담할 의향이 있는 요금이 어느 정도인가'라는 물음에는 4000원 이상 5000원 미만(24.1%), 2000원 이상 3000원 미만(20.3%), 5000원 이상(16.8%), 1000원 이상 2000원 미만(16.5%), 1000원 미만(14.7%), 3000원 이상 4000원 미만(7.6%) 순으로 조사됐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이번 조사는 지난 2월22일부터 2월28일까지, 전국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3026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전화면접(CATI) 방식 및 무선(80%)·유선(20%) 혼용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95% 신뢰수준에 ±1.8%p 오차 수준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가 '전기요금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가 '전기요금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정연제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기요금에 대한 소비자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면서 "부정적 인식에 대한 이유를 충분히 검토하고, 인식전환을 위한 과제 발굴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연구위원은 "과거 오랫동안 전기가 국가에 의해 공급되다 보니, 여전히 싼 가격에 공급이 돼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이 존재한다"면서 "그러나 전기요금 수준을 저렴하게 유지하는 정책은 합리적인 에너지 소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행 누진제 구간수, 누진배율 등이 해외에 비해 다소 높은 특징이 있기는 하지만, 누진제 자체를 불합리한 요금제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 "누진제에 대한 잘못된 오해가 발생한 이유에는 언론의 역할도 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기는 일상 생활에 필수적인 재화이긴 하지만, 국가가 이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전력을 많이 사용하면 당연히 전기요금 부담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고, 더운 여름철에 전기요금 걱정 없이 에어컨을 마음껏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과연 냉방권이라 할 수 있는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그러면서 "전기요금 수준에 부담을 느낀다는 응답자가 많기는 하지만, 이를 전기요금 인하의 근거로 사용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요인이 무엇인지 살펴야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면서 "합리적인 구조로 전기요금 체계를 개편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과제이지만, 그 필요성 및 배경에 대해 소비자에게 홍보를 어떻게 하느냐도 상당히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박종배 건국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도 "이번 조사를 보면 전기요금 인식, 누진제 응답, 녹색요금제 등 여러 측면에서 상충되고 모순되는 결과가 도출되고 있다"면서 "이는 국민들이 여전히 전기요금에 대해 잘 모르거나, 잘못된 정보를 얻고 있으며, 향후 올바른 정보를 통한 국민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함을 알려주고 있다"고 지적헸다.

한편 박 교수는 "누진제와 관련해서는 조만간 별도의 자리에서 보고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 '전기요금 누진제 민관 TF' 활동이 머지않아 마무리되고, 그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