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효율은 자원이다 - ②
에너지효율은 자원이다 - ②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19.05.2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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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까” 전 세계 ‘고민’


에너지 효율 개선 효과 ‘톡톡’… IEA, 효율 의무기준 강화 등 촉구
효율 향상 투자 소극적인 에너지공급자에 에너지 절감 목표 부여

[에너지데일리 변국영 기자] 전세계가 에너지 효율 개선을 통해 에너지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EA는 최근 전 세계 에너지 수요 변화에 대한 현황과 부문별 에너지 효율개선 실적 및 전망, 에너지 소비 증감요인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2017년 사이 에너지 효율 개선을 통해 37EJ의 에너지를 절감했고 온실가스 배출 12% 저감, 화석연료 수입량 20% 감소(300억 달러 규모)의 효과가 발생했다. 에너지지절감량 37EJ(9×108 toe)는 2017년 우리나라 1차 에너지소비량의 약 3배와 맞먹는 수치다.

부문별로는 산업부문(19EJ)에서 개선 효과가 가장 컸으며 그 뒤를 이어 건물부문(14EJ), 수송부문(4EJ)의 순으로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보고서에서 소개하는 효율시나리오(EWS, Efficiency World Scenario)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은 2020년 전후를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EWS는 2040년까지 ▲모든 비용효과적인 에너지효율정책 도입 ▲상당한 경제성장(2배) ▲완만한 에너지 수요증가를 가정한 시나리오다.

보고서는 에너지소비 증감 요인에 대한 분석도 내놓았다. 수송분야에서 여객부문은 p-km 및 이용 빈도 증가와 대중교통 이용감소, SUV 선호도 증가 등이 에너지 소비 증가를 견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물부문에서는 t-km 및 화물수송량의 증가가 소비 촉진을 이끌고 화물 적재능력 향상은 미비하지만 소비 감소를 유인했다.

건물부문은 인구 증가, 가전기기 보급률 및 거주 면적이 늘어나는 반면 냉·난방설비 등 기기효율 향상으로 소비는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산업부문은 에너지 다소비 산업구조의 변화와 효율 향상에도 불구하고 부가가치가 크게 증가해 총 에너지소비는 늘었다. 제조업 하락, 고부가가치 산업 및 서비스업 시장 활성화에 따른 저소비·고효율 산업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권역별로는 중국, 북미 유럽 순으로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크며 중국은 전체의 약 40%(8EJ)를 차지할 만큼 그 기여도가 높았다.

에너지 효율의무화 정책의 적용범위는 2017년 35%까지 확대됐으나 최근 2년간 다소 정체되고 있다. 부문별로 건물(43%), 산업(36%), 운송(32%)의 순으로 적용되고 있다. 효율의무화 정책의 시행 또는 노후제품 교체 잠재효과는 수송부문(승용차, 중대형차) 및 일부 가전기기에서 크게 나타났다.

IEA는 범지구적인 에너지 효율 향상 위해 ▲효율 의무기준 강화 ▲시장기반의 제도 활성화 ▲인센티브 지급 확대를 촉구했다. 각 정부가 국가별 수준을 고려한 규제와 지원 정책을 수립하되 ‘고효율·저탄소 에너지 확대’라는 전 세계적 기조를 반영한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공급자도 효율 향상 나서

국내에서도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다. 에너지 공급자도 에너지 효율 향상에 나서야 한다. 지난해 5월 에너지효율 향상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는 변화가 마련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한국전력공사 등 에너지공급자의 효율 향상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에너지공급자 효율향상 의무화제도(EERS)’ 시범사업을 도입했다.

이는 에너지 효율 향상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동안의 에너지 효율 향상 정책이 기기 제조사와 소비자 등에 집중했던 반면 에너지공급자 효율향상 의무화제도는 에너지 공급자가 효율 향상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의미가 전혀 다르다.

EERS는 에너지공급자에게 에너지 판매량과 비례해 에너지 절감 목표를 부여하고 다양한 효율 향상 투자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에너지공급자는 ‘에너지이용 합리화법’에 따라 효율 향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법률적 책무가 있으나 그동안 판매량 감소를 이유로 효율 향상 투자에 소극적이었다. EERS는 에너지 절감 목표를 설정해 법률상의 책무를 구체화한 제도로 이로 인해 효율 향상이 에너지공급자에게는 의무가 된다.

한국전력공사가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한전의 절감 목표량은 전전년도 전력 판매량의 0.15%가 된다. 한전은 프리미엄 전동기 등 고효율기기 보급 지원을 직접 수행하거나 또는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의 투자 대행 등을 통해 이를 달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대당 2MWh/년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는 프리미엄 전동기를 90대 보급할 경우 180MWh 만큼 해당년도 절 감실적으로 인정된다.

정부는 스마트 가전, 제로에너지빌딩 등 새로운 효율 향상 투자 수단(품목, 방식 등)을 발굴하고 향후 가스나 열 분야로 제도를 확대할 계획이다.

EERS 도입은 다양한 사회적 편익을 유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에너지공급자는 다양한 에너지 소비정보와 전문인력, 전국 조직망을 보유하고 있어 보다 비용·효과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따라서 효과적으로 에너지 효율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

에너지 효율 개선은 발전소 신설 부담을 감소시키고 피크 수요 및 온실가스 감축을 가능케 해 에너지공급자에게도 혜택이 있다. 에너지소비자는 고효율 기기 구입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효율 개선으로 에너지 요금이 줄 수 있다.

효율 향상 투자는 LED, 인버터 등 제조기업 및 에너지서비스 산업(ESCO)의 성장을 촉진하고 실적 검증 관련 전문인력 등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효율 향상이 에너지 수요자에게 초점을 맞췄던 것과 달리 에너지공급자에게도 효율 향상 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 기존 정책에 비해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절감 목표는 에너지 판매량 비율로 설정하게 되는데 성과를 검증해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인센티브 또는 벌금을 부과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효율 향상 사업은 전력 사정이 나아질 경우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된다”며 “현 시점에서는 에너지공급자에게 투자 의무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8년 12월 ‘제4차 에너지이용합리화기본계획’에서 이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으나 그동안 차일피일 미뤄져 왔다.

에너지 효율 향상 의무화제도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사업대상, 절감 목표량, 달성 방식, 인센티브 및 비용 보전 등 세부 방안을 충실하게 마련해야 한다. 특히 해외 사례를 참고해 사업별로 알맞은 사업 대상을 선정하고 다양한 인센티브 설계를 통해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업 대상 선정과 다양한 인센티브 설계가 이 제도의 성공 열쇠로 꼽히고 있다. 특히 이를 위해 해외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 약 48개 지역에서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에너지효율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지난 1999년 EERS를 도입해 2017년 1월 현재 50개 주 중 26개 주에서 시행하고 있다. 그 결과 EERS를 시행하고 있는 지역의 에너지 절감량과 시행하고 있지 않은 지역의 절감량이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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