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영선 - 한국에너지재단 사무총장
[인터뷰] 최영선 - 한국에너지재단 사무총장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9.05.2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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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복지, '수요자 중심'으로의 변화가 바람직하다"
복지사업 성격 맞게 '통폐합 또는 구조조정' 과감한 논의 필요
효율개선사업, 양적인 부분보다는 질적인 부분 추구해야 할 때

[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한국에너지재단이 어느덧 창립 13년차를 맞고 있다. 그리고 그동안 한국에너지재단에도 여러 변화가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그동안 한국전력 남서울본부와 아트센터 등에서 둥지를 틀었던 재단이 올해 4월, 단독 터전을 마련한 것이다.
에너지재단의 새로운 보금자리는 서울 용산구 후암동. 지난 연말 준공된 108계단 경사로 엘리베이터로 해방촌과 바로 닿아 있다. 한국에너지재단 최영선 사무총장은 창간 20주년을 맞아 인터뷰를 위해 찾은 기자에게 해방촌과 후암동은 서울에서 오랫동안 개발되지 않고 남아 있는 몇 안되는 달동네라고 말했다. 에너지재단의 핵심사업인 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선사업의 지원대상인 분들이 거주하는 주택의 형태와 구조가 흡사한 지역이기에 더 뜻깊다는 설명이다.
서울 남산의 남서쪽인 후암동은 과거에는 번화한 지역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남아 있는 적산가옥, 한옥과 양옥이 합쳐진 독특한 형태의 유사 양옥집들은 모두 그때의 것들이고, 광복 이후 용산 미군기지가 들어서고 해방과 전쟁을 거치며 고향을 잃은 이들이 후암동에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이같은 역사적인 흐름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에서, 그에게 향후 재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었다.

- 지난 2006년 ‘에너지복지’를 기치로 내걸고 출범한지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에너지재단 출범과 함께 활동을 해오시면서 느낀 아쉬운 점은 무엇인지.

▲ 한국에너지재단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에너지 복지 확충을 목적으로 한국전력공사 등 에너지 공·사기업 16개사가 출연, 비영리 공익법인으로 2006년 12월26일 출범했다.

아쉬운 점, 또는 한계가 있다면, 에너지복지가 '실 수혜 대상인 수요자 중심'이 아니라 '공급자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에너지바우처와 등유바우처, 연탄쿠폰사업의 경우, 지원주체와 지원대상, 지원금액이 모두 상이해 수요자 간에 형평성 문제가 있으며, 국토부와 복지부에서도 에너지빈곤 해소를 위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혼선이 야기되는 부분이 있다.

이를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빈곤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밝혀내고 빈곤 기준선을 정립하는 등 실태조사가 선행돼야 하며, 창구를 일원화하는 등 제도적인 뒷받침 또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에너지복지에 대한 사업이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해 복지부의 연료비 긴급지원사업, 국토교통부의 주거급여사업 등 각 부처와 기관에 분산돼 있는 만큼, 앞으로는 규모의 경제와 관리의 효율화, 운영 합리화를 위해 각 사업의 성격에 맞게 통폐합 또는 구조조정에 대한 과감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여겨진다.

- 한국에너지재단의 올해 주요 사업계획을 소개해주신다면.

▲ 올해 에너지재단은 ▶정부위탁사업 운영혁신을 통해 공공성 및 대국민 서비스를 강화하고 ▶민간사회공헌사업 활성화를 통해 기본권으로서의 에너지복지 확충 기반을 구축하며 ▶인권·윤리경영 실현을 통한 국민에게 신뢰받는 조직문화를 창출하는 것을 기본방향으로 정했다.

특히 에너지복지 확산을 위해 정부위탁사업 중 하절기 냉방지원 확대 실시에 따라, 저소득층에너지효율개선사업의 사업비가 전년 638억원 규모에서 697억원 규모로 약 9% 확대됨에 따라, 공공성 강화에 사업시행의 고도화에 중점을 두고자 한다.

또한 민간후원 에너지사회공헌사업 중 농어촌 태양광복지사업이 전체적으로 108억원 규모로 확대되면서, 지정기탁 에너지 사회공헌 사업의 맞춤형 지원에 전력을 기울이고, 지역 사회적가치 창출형 사업으로 확산시켜 나가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에는 정책사업을 신규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정책네트워크 강화를 통한 다양한 정책수요에 대응하고, 재단 고유기능과 연계한 사업다각화 전략모델 발굴 등을 통해 에너지복지의 시너지를 확산 시켜 나갈 방침이다.

- 우리 사회에서 ‘에너지복지’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 그리고 현재 어느 정도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 에너지복지는 '소득에 관계없이 인간다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에너지는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즉, 인간으로서의 적정한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냉난방, 온수, 취사용 연료, 전기 등을 적정한 수준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 정책, 프로그램을 모두 포괄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전기사업법, 에너지법,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 등을 통해 전기를 비롯한 필수 에너지에 대한 보편적 공급을 규정하고, 또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생계급여에 광열비가 반영돼 있다. 그러나 최저생계만을 보장하는 방식으로는 최저 에너지 필요량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 효과는 미흡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에너지 복지의 위상을 높이고 제도와 정책을 체계화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에서 에너지복지 개별법 제정이 수차례 검토됐지만, 재원 마련 등을 이유로 아직까지 법 제정은 요원한 상태다.

지난 2012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득에 따른 에너지 구입비용 기준으로 우리나라 에너지빈곤층은 전국에 약 150만 가구에 달한다고 한다. 그만큼 에너지복지 사각지대에 대한 정책은 에너지 기본권 차원에서 여러 각도에서 접근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와 관련 재단에서는 2015년 부터 국제 표준기구를 기반으로 한 주택에너지 진단 프로그램인 에코하우스를 개발했고, 2017년부터는 저소득층의 주택 단열상태, 에너지이용현황, 실내온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 효율개선사업 지원대상 가구에 보급해오고 있다. 이같은 데이터가 축적되면 에너지빈곤층의 에너지이용 실태를 파악하는데 유용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 사업을 추진하시면서 만나는 대상 가구(주민)들의 반응은 어떠한지. 또 사업을 추진하면서 느끼는 점이 있다면.

▲ '낡고 뒤틀렸던 창을 통해 들어왔던 웃풍이 좋은 창호로 공사한 후 없어져 겨울에 춥지 않고, 창문이나 보일러 뿐만 아니라 고장난 수도나 방의 등도 고쳐주니 정말 좋았다. 처음에 신청을 위해 주민센터에 가는 것이 조금 힘들었고 낯선 남자들이 와서 경계심이 생기기도 했었지만, 막상 마주하니 ‘어머니’라고 부르면서 따뜻하게 말도 건네고 차도 태워주고 신청하는 것도 도와줘서 편하고 고마웠다.'

이와 같이 전반적으로 만족감과 감사함을 표현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실제 전문 업체를 통한 만족도조사 결과에서도 2018년도 종합만족도는 92.9점으로 '매우 만족'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까지 에너지효율개선사업은 전국의 많은 저소득 가구분들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해왔고, 그 결과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약 4763억원, 저소득가구 약 46만 가구 지원이라는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가구당 방 1칸 또는 2칸만을 시공할 수 있는 금액 수준(가구당 평균 200만원)이기에, 저소득가구 집 전체의 시공이 골고루 이루어지지 않는 점이 아쉽다. 이제는 효율개선사업의 양적인 부분보다는 질적인 부분을 추구해야 할 때라고 여겨진다.

또한 재단 사업 뿐만 아니라 국가의 다양한 대민 서비스가 한 가구를 대상으로 그 순간에만 필요한 욕구를 조사하고 단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욕구조사를 통해 복합서비스 제공이 이루어지는 체계로 흘러갔으면 한다.

- 한국에너지재단은 ‘세계에너지협의회(WEC)’ 한국위원회로서의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올해는 물론 향후 WEC와 관련한 활동 계획도 궁금하다.

▲ 세계에너지협의회 한국위원회 사무국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에너지재단은 WEC본부와 관계된 국제업무와 국내 에너지 협력을 위한 국내 사업, 산업부 위탁 용역사업으로 구분돼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먼저, 국제사업의 경우 올해 9월 UAE 아부다비에서 제24차 세계에너지총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특히 총회와 동시에 열리는 전시회인 ‘한국관’과 관련 에너지정책 홍보와 한국의 에너지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며, 중소기업과 동반 참가로 중소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의 확대 도모를 목표로 준비중이다.

국내사업의 경우 올해 6월 2019 WEC 국제에너지심포지엄이 개최될 예정이다. Energy Trilemma Domestic Index(ETDI), 즉 우리나라 각 지역별 에너지 형평성, 건전성, 환경지속가능성 등의 수준을 평가하기 위한 지표 개발을 위해 추진중인 프로젝트다.

또한 산업부 용역사업으로는 에너지·자원 정책 방향 정립을 위한 에너지아카데미 개최, 그리고 에너지 언론동향 모니터링인 에너지동향 브리프 용역사업 등도 진행하고 있다.

향후 WEC 한국위원회는 각 회원사에 WEC 본부의 각종 행사, 주요 보고서 등을 배포함으로 국가 위원회의 역할과 함께 에너지 지수 개발 등 지속적인 연구와 전문적인 역량 강화를 목표로 중점적으로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