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연료 첨가제 판매1년 그 여파와 전망
자동차 연료 첨가제 판매1년 그 여파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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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07.21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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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는 값싼 에너지의 수요와 판매가 존속한다는 점 확인

자동차 대체에너지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휘발유 주유소보다 자동차연료 첨가제 판매소가 더 많을 거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그만큼 세녹스 판매소가 많다는 것인데 실제 도시의 이면도로에는 ‘리터 당 990원’이라고 쓰인 현수막이나 선전용 풍선이 자주 눈에 들어 온다.

이렇게 자동차 연료 첨가제가 팔리는 것은 그 가격 때문이다. 장기 불황에다가 여름이라는 계절성 불황까지 겹치면서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워지자 가계든, 기업이든 비용 절감에 매달리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휘발유보다 싼 연료가 있다는 것은 일단 운전자들의 눈길을 잡아끌기에 충분하다.

휘발유는 리터 당 1250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므로 거기에 비하면 자동차연료 첨가제는 리터 당 260원이 싼 셈이다. 첨가제들 중에는 940원에 파는 것도 있으니까 리터 당 300원이 싼 셈이다. 중형 승용차가 휘발유 50리터 대신 같은 량의 연료 첨가제를 주입하면 절감액은 1만 5천원에 이른다.

연료 첨가제의 대명사 격인 세녹스는 용제(Solvent)와 톨루엔, 메틸알콜 등을 6: 3: 1의 비율로 혼합한 석유화학제품이다. 유사 휘발유 혹은 연료 첨가제로 분류되고 있다. 기타 첨가제도 세녹스와 비슷하다.

자동차 연료 첨가제는 2002년 6월에 전국의 10여 개 주유소에서 처음 판매되면서 일반에 선을 보였다. 이제 자동차 연료 첨가제는 시판 1년에 이르렀다. 자동차 연료 첨가제 판매 1년이 갖는 의미를 알아보기 전에 우선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연료 첨가제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부터 살펴보자.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것은 세녹스이다. 세녹스는 환경부로부터 자동차 연료 첨가제로서 적합하다는 인증까지 받은 바 있다. 이 제품은 프리 플라이트라는 회사에서 생산하며 판매는 지오 에너지에서 맡고 있다. 10리터 /20리터 들이 녹색 플라스틱 용기에다 담아서 파는데 가격은 리터당 990 원이다.

엘피 파워 역시 세녹스만큼이나 많이 알려져 있다. 자동차 연료 첨가제로서 특허 등록까지 돼 있다고 선전되고 있다. 아이베넥스라는 회사에서 제조하며 10리터 /18리터들이 일회용 스틸용기를 사용해서 파는데 가격은 세녹스와 같다.

이밖에도 슈퍼 카렉스(SUPER-Carrex), 올 인(ALL-IN), 그린 오토파워, 아이엔지 (ING), 파워-큐 (POWER-Q), 지-플러스 (G-PLUS) 등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중에서 슈퍼 카렉스(SUPER-Carrex)는 영국의 첨가제 전문생산회사인 옥텔(OCTEL)사와 기술제휴로 생산하고 있다며 품질을 내세운다. 바이오 메탄이라는 회사에서 18리터 들이 용기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올 인(ALL-IN)과 그린오토파워, 아이엔지 (ING), 파워-큐 (POWER-Q)등도 나름대로 품질이 우수하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과연 연료 첨가제는 믿을 만한가?

세녹스의 경우, 지난해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연구원으로부터 ‘자동차연료 첨가제’제조기준에 적합하다는 검사 성적서를 발급 받았다.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자동차 연료에다 세녹스를 첨가해도 좋다고 인정해 준 것이다. 그 후 세녹스는 시중에 판매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나 정유회사들의 입장은 달랐다. 정유회사들이 주축이 된 석유협회에서는 세녹스를 ‘유사 석유제품’으로 규정하고 판매 금지를 요구했다. 석유협회가 소속된 산자부에서는 세녹스를 ‘유사 석유제품’이라면서 검찰 고발에 고발했다. 그러나 값싼 연료를 선호하는 운전자들은 꾸준히 늘어났고 거기에 발맞춰서 지난해 11월에는 세녹스 이외에도 LP파워, ING와 같은 소위 ‘유사 세녹스’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금년 들어 경기 불황이 심해지면서 세녹스를 비롯한 연료 첨가제는 꾸준한 판매 신장을 이어갔다. 지난해 2월에는 엔진 첨가제의 하루 판매량이 50만리터로 추정되면서 전체 휘발유 판매량의 1.8%에 이르렀다. 연료 첨가제는 판매 일년이 지난 지금 ‘대체 휘발유’의 역할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연료 첨가제를 유사 석유제품으로 판정해 제조업자 고발, 원료공급 중지. 교통세 부과 등의 조치를 취했던 산자부는 지난 5월 재정경제부, 행정자치부, 환경부, 경찰청, 국세청 등 6개 정부부처와 함께 합동대책회의를 열었다.

여기에서 산자부는 세녹스 등 연료 첨가제가 석유제품유통시장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설명했으며 합동 대책회의에서는 연료 첨가제 형태의 유사석유제품의 유통근절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자동차의 연료에서 첨가제 함량을 1% 이하로 제한하며 첨가제 용기도 0.5리터 미만으로 제한토록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을 제정하기로 했다. 행정 자치부는 세녹스 판매소에 대한 위험물저장취급소 허가 취소 등을 내리기로 했다.

이와 같은 정부의 방침에 세녹스는 반발했다. 세녹스의 설명으로는 환경부의 대기환경보존법의 자동차연료첨가제에 대한 환경성 기준으로 볼 때 세녹스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이미 지난해 7월 해당 기준을 통과했다는 사실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5월에는 녹색소비자연대, 자동차 정비공학회, KAIST 환경공학 연구소 등이 세녹스의 대기오염 물질배출 정도, 연비개선효과 여부, 보편적 사용 가능 여부, 자동차 엔진 부식성에 관한 평가 등등에 관한 조사를 실시했다.

5월 27일에 발표된 평가결과에 의하면 대기오염저감 효과는 6 :4의 비율로 세녹스를 첨가했을 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휘발유 사용 시보다 6% 가량 절감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발암물질인 탄화수소도 62.2% 절감됐으며 질소산화물인 NOx도 23.7%의 절감됐다.

연비테스트에서는 세녹스를 6: 4로 첨가했을 시 휘발유만을 사용한 때보다 14%까지 연비절감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조사를 바탕으로 해서 녹소연 관계자는“세녹스가 자동차 연료첨가제인지 연료인지의 여부는 중요치 않으나 휘발유보다 품질이 좋고 대기오염 절감 효과가 있는 것은 확인됐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결론은 연료 첨가제의 판매를 늘이는 요인이 됐다. 거기에다가 경제 불황으로 인해 연료 첨가제 판매는 급증했다. 연료 첨가제는 이제 불법이냐, 아니냐 하는 논쟁 차원을 넘어서 연료의 한 종류로서 자리 매김돼 버린 듯하다.

그렇다면 판매 1년에 이른 연료 첨가제는 에너지 분야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일까? 그 파장은 무엇이고 전망은 어떤 것인가?

첫째는 연료 첨가제는 자동차 연료로서 좀체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며 따라서 유사 제품의 등장으로 이어질 것이다.

석유협회에서는 연료 첨가제를 불법으로 규정한 당국에게 그 단속을 촉구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연료 첨가제를 불법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그렇다면 연료 첨가제는 정부의 규제 법률들이 제정되면 사라질 것인가?

광주 중흥동에서 만난 연료 첨가제 판매업자는 경기 불황이 연료 첨가제의 판매를 부추기고 있다는 사실을 다른 각도에서 해석했다.

“경기 불황이 휘발유 대신 연료 첨가제를 찾게 만들었어요. 불황이 운전자들에게만 영향을 준 것은 아닙니다.

불황이다 보니까 장사꾼들은 돈이 되는 거라면 뭐든 팔려고 들죠. 그 때문에 연료 첨가제가 길거리에 많이 나돌고 있어요. 말하자면 광범위한 판매망이 구축돼 있다고 봐야죠. 이런 판매망이 존재하는 한 연료 첨가제를 판매 금지 시킬 수는 없을 것입니다.”

연료 첨가제는 불황의 사생아이며 불황이 존재하는 한 그것 또한 존재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불황에는 값싼 에너지의 수요와 판매가 존속한다는 점이 지난 1년에 의해 확인된 셈이다.

환경부는 신종 연료 및 연료 첨가제들을 품질 평가하고 관리하기로 결정했다. 2004년에 구축될 품질과 관리 체계는 배출가스 저감효과, 인체 영향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런 관리 체계는 연료 첨가제를 불법으로 규정하기 위한 사전조치일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유통되고 있는 연료 첨가제를 단순히 불법으로만 몬다고 해도 그것들은 여전히 지하 판매망을 통해 유통될 것이다.

연료 첨가제는 앞으로 어떤 형태로 존재할 것인가?

자동차의 연료는 공식적으로 휘발유뿐이며 휘발유만 공개적으로 판매된다는 등식이 지난 1년간의 연료 첨가제 판매에 의해 파괴됐다. 연료 첨가제가 공개적으로 판매됐고 운전자들이 그것을 공개적으로 구매했다.

연료첨가제 판매 1년, 이제 운전자들은 자동차 연료로 꼭 휘발유만 넣어야 한다고는 여기지 않는다.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연료첨가제의 사용량은 현재 자동차의 휘발유 사용량의 2∼3 %에 해당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수치만으로 큰 변화가 일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연료 첨가제 생산회사에서는 현재의 상황을 진단하면서 ‘대체 연료’라는 말을 쓰고 있다. 지오에너지는 ‘수퍼 세녹스’의 판매에 관해 정부가 과세한다는 방침이 나오자마자 ‘과세는 대체 에너지 촉진법에 저촉된다.’며 반발했다. 세녹스를 대체 연료로 여기고 있음을 공식 천명한 것이다.

연료 첨가제가 대체 연료가 될 것인지는 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그러나 작년부터 시판된 연료 첨가제가 자동차의 대체연료 목록에 그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향후 자동차 연료 첨가제는 대체 연료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시도는 오직 휘발유뿐이었던 자동차 연료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법종 기자 power@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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