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용후핵연료, 정말 시간이 없을 수도 있다
[사설] 사용후핵연료, 정말 시간이 없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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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5.3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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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에 대한 본격적인 재검토에 돌입했다. 지난 29일 현판식을 갖고 공식 출범한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는 국민과 지역주민에 대한 의견수렴 과정을 공정하게 관리하기 위한 기구다.

지난 2016년 7월 수립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이 국민, 원전소재 지역주민, 시민사회 단체 등 다양한 분야의 의견수렴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따라 다시 추진하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번 재검토위원회는 인문사회, 법률·과학, 소통·갈등관리, 조사통계 등 각 분야별 중립적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됐다. 또한 30~60대 인원이 모두 포함되고, 남녀비율도 균형있게 배치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에너지·환경 분야 시민사회는 반대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에너지정의행동 등으로 구성된 '고준위핵폐기물 전국회의'는 "당사자가 배제된 기계적 중립은 수십 년째 반복되고 있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며, 제대로 된 관리계획 수립 보다는 대책없는 임시저장고 증설을 통해 핵발전을 지속하기 위한 공론화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번에 출범한 재검토위원회 구성, 그리고 이렇게 추진된 공론화 결과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검토위원회 구성에 앞서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됐던 '재검토준비단'까지 함께 참여했던 시민사회가, 정작 더욱 중요한 재검토위원회 출범과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보이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칫 실패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지난 공론화와 비슷한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그러나 우리는 사실 정부와 시민사회의 시각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우선, 정부의 의지가 국민과 원전 지역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는 것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또한 공론화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은 이미 경험한 바도 있다. 그리고 시민사회 역시 자신들이 반대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알렸다.

이는 향후 서로 간 의견차를 좁힐 수 있는 기회와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의미도 담겨있다고 여겨진다. 견해의 차이는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충분히 좁힐 수 있다. 더구나 사용후핵연료 공론화는 이미 아픔을 겪은 부분이다. 또 한 번의 실패를 겪어서는 안 된다. 그 때는 정말로 시간이 없을지 모른다. 그리고 후회는 이미 늦은 시점이다. 서로 한걸음씩 물러나 대화의 장에서 마주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