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RE100’은 먼 얘기가 아니다
[데스크칼럼] ‘RE100’은 먼 얘기가 아니다
  • 변국영 에너지국장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19.05.31 10: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변국영 에너지국장] 기업이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100% 사용하는 ‘RE100’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논의가 활발한 정도지만 선진기업을 중심으로 RE100은 이미 진행 중이다. 재생에너지 사용 전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글로벌 기업들은 앞다퉈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는 실감하지 못할 수 있으나 글로벌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는 상당한 속돌로 진행되고 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는 지난해 전 세계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에 대한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가 관심을 끈 것은 과연 전력 사용량이 많은 대기업들이 얼마만큼 재생에너지 전력을 쓰고 있고, 그 비중은 어느 정도 될까 궁금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형식적인 수준일 뿐 그다지 큰 의미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예상은 우리만의 착각이었다. 75개국에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필요 전력을 재생에너지로부터 조달받고 있다. 전세계 241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중 47%가 적극적으로 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전체 전력 사용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과거에 비하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주목되는 부분은 기업의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량이 전체 재생에너지 전력 수요의 18.5%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기업들이 앞장서 재생에너지 전력을 쓰고 있고 그 비중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뚜렷히 보여주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구글, 애플, BMW, 스타벅스, 시티뱅크 등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기업 175개 회사가 RE100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지역의 몇몇 기업들도 RE100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소비자가 재생에너지 전기를 직접 사서 쓸 수 있는 제도가 없어 RE100에 참여한 기업이 없다. 지난 2017년 삼성전자는 170.8GWh의 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용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쓰는 전력소비의 1%에 불과했다. 이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에너지다소비업종이 주를 이루고 있는 우리 산업구조에서 필요전력의 많은 부분을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충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기업이 재생에너지를 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지도 않다.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용하는 이유는 재생에너지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용하더라도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의 재생에너지 산업구조에서 선진국 수준의 가력 하락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업들도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것은 단순히 국가 정책에 기업이 동참하기 위해서라기보다도 앞으로 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용하는 것이 기업들에게 경제적으로 유리하고 수많은 기회를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용할 경우 환경적·사회적 혜택 외에도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 기업들에게는 큰 매력이 될 것이다.

정부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우리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은 제도가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정부는 왜 제도 보완에 나서지 않는 걸까. RE100이 우리에게는 멀게 느껴졌기 때문인가. 만약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큰 착각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사용에 나서는 것은 세계적 흐름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세계적 기업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는데 우리는 또 뒷북만 치는 꼴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보편적으로 관료사회는 민간기업보다 변화에 대한 반응이 느리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자신들의 생존이 걸린 민간기업들이 절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민간부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한다. RE100은 그렇게 먼 얘기가 아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명칭 : (주)에너지데일리
  • (우)07220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38길 13-7 주영빌딩 302호
  • 대표전화 : 02-2068-4573
  • 팩스 : 02-2068-45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병훈
  • 제호 : 에너지데일리
  • 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06719
  • 등록일 : 1999-07-29
  • 인터넷등록번호 : 서울 아 01975
  • 등록일 : 2012-02-16
  • 발행일 : 1999-09-20
  • 발행인 : 양미애
  • 편집인 : 조남준
  • 에너지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너지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nergydaily.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