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 사전 인정해줬다’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 사전 인정해줬다’
  • 조남준 기자
  • cnj@energydaily.co.kr
  • 승인 2019.06.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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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의원, 편법 경영권 승계 이뤄질 경우 산업은행 책임 크다
김종훈 의원
김종훈 의원

[에너지데일리 조남준 기자]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의 물적 분할을 사전 인정해 줌에 따라 현대중공업의 편법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경우 산업은행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김종훈 의원은 현대중공업이 지난 31일 주주총회를 열어 현대중공업을 한국조선해양과 사업회사인 신설 현대중공업으로 물적 분할하는 안건을 통과시킨 것은 산업은행의 사전 승인에 따른 것이라고 4일 질타했다.

김종훈 의원실은 현대중공업의 물적 분할을 통한 중간지주회사 설립 방안을 누가 제안한 것인지에 대해 산업은행에 질의했다고 밝혔다.

김종훈 의원실에 제출한 제출한 답변서에 따르면 “대우조선이 현대중공업의 자회사로 편제되는 수직적 구조보다 양사가 수평적 관계로 편제되는 구조가 대우조선의 독립 경영 담보와 양사의 시너지 강화에 더욱 적합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계약조건으로 했다”며 다시 말해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에 대해 산업은행이 사전에 승인해줬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을 승인해준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게 김종훈 의원의 지적이다.

그 이유는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이, 산업은행의 설립 목적, 곧, 지속가능한 성장을 촉진하고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그 목적에 위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의 설명에 따르면 물적 분할을 통한 중간지주회사의 설립은 인수합병 이후의 시너지 효과를 염두에 둔 것이다.

하지만 여러 전문가들은 중간지주회사 방식의 회사 지배구조 설계가 단순하게 대우조선해양 지분 인수의 편리성이나 인수합병 이후의 경영합리성만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이것이 경영권 승계와도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김 의원은 “산업은행 설명 자료에 따르면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앞으로 유상증자를 할 예정”이라며 “이 때 한국조선해양의 대주주인 현대중공업지주가 보유 중인 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을 증자대금으로 납부하면 이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자연스럽게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 그리고 현대중공업지주의 손자회사가 된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현행의 공정거래법상, 그리고 정부가 추진 중인 개정공정거래법상 일감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난다는 게 김 의원의 분석이다.

김 의원은 “전문가들은 이 부분을 주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글로벌서비스로 일감을 몰아주어 회사를 키운 다음, 이를 발판 삼아 경영권 승계를 꾀하는 것 아니냐 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될 경우 산업은행은 결국 장기적인 기업 발전이 아니라 편법적인 재벌 경영 승계를 도와주는 꼴이 된다는 게 김종훈의원의 지적이다.

김 의원은 “그런 면에서 산업은행의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 승인은 설립 목적에 위배될 수 있다”며 “현대중공업이 편법 경영권 승계를 꾀할 때 산업은행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대책은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 설립이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고 그런 면에서 산업은행의 결정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앞으로의 과정을 지속적으로 지켜보는 것과 함께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를 막기 위한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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