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전기요금 누진제, '시끄럽기만' 했다
[기자수첩] 전기요금 누진제, '시끄럽기만' 했다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9.06.21 06: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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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관심을 모았던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의 새로운 대안이 결정됐다. 그리고 기자 개인적으로 혹시나 했으나, 역시나 하는 결과였다. '누진구간 확대안(1안)'이 최종안으로 제시된 것이다. 이에 따라 큰 이변이 없는 한 7월1일부터 이 제도가 시행될 전망이다.

여러 설명이 있었지만, 1안의 선택 배경은 가능한 많은 가구에 전기요금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제시됐을 것으로 보인다.

누진단계 축소안(2안)은 3단계 사용 가구(약 600만)에만 혜택이 제공된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혔고, 누진제 폐지안(3안)의 경우 전력사용량이 작은 가구(1400만)의 요금인상을 통해 전력다소비 가구(800만)의 요금을 인하하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수용성 검토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그동안 전기요금의 개편 방향을 보아왔던 사람들 중 이번 결과에 대해 과연 '새로운 안'이라고 받아들이고, 또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과문한 기자이지만, 그 비율은 틀림없이 낮을 것으로 단언한다. 한마디로 과거와 달라진 내용이 거의 없는, 소리만 요란했다는 표현이 적합할 듯 싶다.

전기요금은 용어 그대로 '요금'이다. 세금이 아니다. 사용한만큼 지불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는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과거 어느 정부도 전기요금이 요금으로서의 신호(시그널)를 주었던 적은 거의 없었다. 시장에서 결정된 것이 아니라 정부의 규제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듯, 특히 정치적 행사, 예를 들어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의 요금인상은 생각하지도 못했었다. 그러나 과거와는 다른 정부를 외치는 현 정부이기에, 조금이나마 다른 모습과 결과를 기대했었기에 실망감도 크다.

당장 우려되는 것은 한국전력의 적자다. 그리고 한전의 적자가 미치는 여파가 안팎으로 크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러하기에 여기저기에서 전기요금 할인 소요재원에 대한 '재정지원' 방식과 규모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재정지원 역시 국민의 부담이다.

현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 없는 에너지전환'을 공언했던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에너지전환이 일정부분 요금인상을 동반할 것이라는 예상은 충분히 있어 왔고, 설득력이 있다. 과연 이번 누진제 1안의 선택과, 정부의 과거 발언 간 연관성이 없는 것일까. 잘못 판단했었다고 사과할 부분은 하고, 그 폭을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하는 것이 그토록 어려운 것일까.

물론 그에 따른 여파, 야당과 언론의 맹렬한 공격 등은 예상이 되고도 남는다. 그러나 그럴 때일수록 정도를 가야 하지 않을까. 기자는 적어도 이번 전기요금 누진제 결정에 관한 한 정부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보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할 때는 그 이유를 국민에게 정확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정부를 보고 싶다. 또한 전기요금이 요금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결정 과정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