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에너지효율 강화가 정답일 수 있다

2017-09-01     에너지데일리

[에너지데일리]

국회기후변화포럼이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 맞아 기후변화·에너지정책에 대한 정책 제안에서 에너지전환에 앞서 에너지효율화 정책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조언은 정부 관계자들도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그동안 에너지효율화 정책을 추진하지 않았던 것도 아니고 에너지효율화가 우리 여건상 중요한 에너지정책이라는 것을 모르지도 않았다. 그런데 과연 우리의 효율화 정책이 그동안 어느정도 효과가 있었고 개선될 여지는 없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에너지전환과 관련해서도 에너지믹스 자체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주는 여러 가지 파급효과를 생각해 봤을 때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는 완충작용을 할 정책이 병행돼야 하는 것에 대해 숙고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에너지믹스의 변화는 어느 나라보다도 에너지안보가 중요한 우리의 여건상 쉽게 추진될 수도 없고 그 결과를 예상하기도 힘들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너지효율 정책을 강화하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지고 올 수 있다.

포럼이 정책 제안에서 예로 든 독일의 LEEN 정책은 우리가 벤치마킹을 고려해 볼만도 하다는 생각이다. 이 정책에서 주목되는 것은 에너지절약이나 효율화가 중앙정부의 주도 아래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와 시민단체, 대학, 연구기관, 기업이 하나의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만들어 돌아가간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의 에너지효율 정책은 그동안 정부의 일방적인 주도아래 이뤄졌다. 물론 나름대로의 성과는 있었지만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선진적인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해 에너지정책과 실행에 있어 지자체의 참여를 확대한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맞아 떨어지는 면도 있다.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의 대부분 국가들이 이런 형태의 정책을 21세기에 들어와서 추진하고 있다는 것은 그것이 미래의 에너지정책의 방향이라는 점을 시사해 준다고 본다.

에너지 전환기를 맞고 있는 우리는 지금까지의 에너지정책이 과연 우리 몸에 맞는 옷이었는지 숙고해야 한다. 자원빈국인 우리에게는 원전만이 대안이었는지,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거부할 수 없는 에너지 전환의 시대에 이제는 우리 몸에 맞는 옷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 입어야 하는 현실이 되지는 않았는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에너지전환을 추진해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