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잘 나가는 태양광·풍력산업, 무엇이 문제인가
[분석] 잘 나가는 태양광·풍력산업, 무엇이 문제인가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19.08.1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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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 투자비 하락·REC 공급 여건 개선 등으로 REC 가격 끝없이 추락
RPS 시장 외 전력 판매할 수 있는 다른 시장 필요… ‘RE100’이 대안
급속한 보급 확대로 전력계통 인프라 부족… 사업 개시·전력판매 지연
경제적 계획 수립·수요예측 등 기반 선제적으로 계통 인프라 구축해야
복잡·모호한 입지규제로 발전사업 불확실성 증가, 주민 반대로 사업 무산
신재생 선진국가 규제개혁·주민 상생 방안 국내 실정 맞게 변형・적용해야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중심은 태양광과 풍력이다. 이런 이유로 국내 태양광・풍력 발전산업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함께 태양광 셀 및 풍력 터빈 등의 제품가격 하락으로 성장일로를 걷고 있다. 하지만 급속한 보급 확대 과정에서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해야 만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KDB미래전략연구소 산업기술리서치센터는 최근 ‘국내 태양광・풍력 발전산업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이라고 분석보고서를 내놓았다. 이를 정리한다. <변국영 기자>

 

▲REC 현물시장 가격 하락

설비 투자비 하락과 2017년 이후 REC 공급 여건 개선, SMP 상승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현물시장 REC 가격이 하락하며 발전사업자들의 수익 감소가 현실화되고 있다. 2016년 3월부터 운영된 태양광·비태양광 통합시장 초기에는 SMP 하락에 대한 보상심리, 시장통합에 따른 기대감으로 REC 가격 17만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2016년 평균 13만6000원, 2017년 12만8000원, 2018년 9만8000원으로 거래가격이 형성됐다.

2017년부터 하락세인 REC 현물가격은 지난 4월 기준으로 약 6만9000원까지 떨어지며 발전사업자들의 투자비 회수에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 현물가격 하락은 설비 투자비 하락과 RPS 의무 발전사들의 자체사업 증가 등의 공급여건 개선, SMP 상승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3년전 REC 가격이 높은 상황에서 대출로 사업을 추진한 발전사업자들은 수익성 악화를

넘어 이제는 대출이자 등에 따른 손해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태양광 업계가 예상하는 SMP+REC의 손익분기점 1MWh당 약 17만원선이다.

현물시장 REC 가격 폭락으로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의 고정가격(SMP+REC) 계약 경쟁입찰 참여가 증가하고 있고 입찰 선정 가격 또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하반기 350MW 물량 입찰에서 평균경쟁률 5.45:1로 제도 시행 후 최고경쟁률을 기록했으며 특히 전체물량 중 40%가 배정된 100kW이상∼1MW미만의 경우 8.7:1의 경쟁률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선정 가격 또한 2018년 상반기 육지 평균가격이 17만9965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7만원대가 나왔는데 하반기에는 전체 평균가격이 17만3986원으로 하락했다.

REC 현물가격 하락 원인들은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은 자체 계약이나 현물시장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으로 기존 사업자들의 사업 여건 악화와 신규사업 지연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상반기 입찰에서 350MW 물량에 입찰 상한가격(육지)은 전기 대비 6300원 하락한 18만560원이 제시됐다.

REC는 발급 후 3년까지만 매매가 가능해 시장 여건 개선을 기다리는 것도 한계가 있고 신규 사업 진행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등 금융 구성도 어려운 상황이다.

RPS 시장 외에 태양광・풍력 발전사업자들이 생산한 전기를 판매할 수 있는 다른 시장이 필요하며 ‘RE100’ 이행제도 마련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국내 RE100 이행(구매) 제도 마련으로 국내 기업들의 수출경쟁력 확보는 물론 태양광・풍력 발전산업의 신시장 창출이 가능하다.

기존 RPS 의무 발전사 외에 일반 기업을 대상으로 태양광・풍력으로 생산한 전력을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REC 가격 하락에 대한 사업 위험 완화와 수익 창출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 RPS라는 단일 시장에서 고정가격 경쟁입찰 물량 증가와 한국형 FIT 등의 가격 안정화 정책은 REC 가격 하락 문제 해결에 제한적이다.

 

▲계통연계 지연

재생에너지의 급속한 보급 확대에 따른 전력계통 인프라 부족으로 사업 개시 및 전력판매가 지연돼 발전사업자들의 수익성 악화 및 신규 투자유인이 위축되고 있다.

송·배전설비 등 전력계통 인프라 부족으로 계통연계가 지연되는 태양광·풍력 발전사업 수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태양광·풍력 발전설비 보급 확대에 따라 계통연계 초과용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영·호남 지방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 2018년 기준 계통연계 초과용량은 약 2.4GW이며 95% 이상이 태양광이다.

소규모 발전소 계통연계 보장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 지원정책에 따라 계통연계 접속신청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MW 이하 소규모 신재생발전 전력망 접속 보장’ 제도가 시행됐다. 이에 따라 2018년 태양광 발전소 계통연계 신청 건수는 4만3827건으로 전년 대비 약 3배 증가했으나 완료 건수는 4706건으로 신청 건수의 11%에 불과했다.

전력계통 설비 확충 속도가 신재생에너지 보급 속도에 비해 느리다는 분석이다. 계통연계 설비 증설은 계획・예산 수립, 배전선로 및 변전소 건설 등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며 한국전력이 독자적으로 수행해야 하므로 진행이 느리다. 태양광 발전의 경우 계약 시점부터 준공까지 평균 8∼12개월이 소요돼 발전소 건설기간은 상대적으로 짧다. 2018년 한국전력의 계통연계 시스템 보강비용은 1421억원 규모이며 2019년 3305억원에 달하는 등 향후 예산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송・배전 인프라 부족에 따른 발전 개시 지연으로 발전사업자들의 수익성 악화 및 향후 재생에너지 투자 유인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전력 판매를 위해 계통연계가 필수적인 발전산업의 특성상 사업 지연으로 프로젝트 비용 증가 및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신속한 계통 미연계 설비 해소를 위한 경제적인 계획 수립과 함께 수요(발전소 입지)예측 등을 기반으로 선제적으로 계통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지역별 태양광・풍력 상세 입지계획 마련 및 예정입지에 선제적으로 송・변전설비를 건설해야 한다. 태양광・풍력은 대규모 화력발전소 설치계획 등과 달리 위치, 규모, 연계 시점 등 구체적인 정보가 없어 계통 인프라의 선제적 투자가 어렵다. 계획입지제도 및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활성화를 통해 예정입지에 선제적으로 송・변전설비 투자를 확대해 계통연계 지연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용 분산형 소규모 변전소 도입을 확대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분산형 전원의 특성에 맞는 신재생에너지 전용 송・배전시스템을 신규로 도입하는 것이다. 한국전력이 도입 검토 중인 신재생에너지 전용 변전소는 민간 발전사업자들이 접속전압이나 규모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규모 송전선로 건설 최소화로 민원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태양광・풍력 유휴전력을 사용한 친환경 수소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계통 미연계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활용해 P2G(Power to Gas) 기술 실증 연구 및 수소생산기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에너지저장장치(ESS)와 같이 신재생에너지 계통연계 확대에 따른 계통 불안정성 및 유연성 조절 역할을 할 수 있다.

 

▲입지규제·주민수용성

개발행위허가 상의 입지규제는 절차가 복잡하고 규제 범위 및 내용이 지자체별로 다르거나 모호한 경우가 많아 발전사업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 발전사업 개발행위허가 획득 절차가 복잡하고 규제기관이 분산돼 있는 것도 문다. 해당 부지의 종류에 따라 환경부, 국방부 등 규제기관이 다르고 각종 영향 평가 및 관계자 의견 청취 단계가 혼재돼 있어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지자체별로 규제 범위와 기준이 다르다. 이격거리, 경사도, 색상, 발전시설 높이 등 개발행위 요건에 대해 각 지자체는 서로 상이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발전사업자들의 혼란을 유발하고 있다.

규제 내용이 모호하거나 불완전해 허가 취득 여부를 예측하기도 어렵다. 해안선의 정의, 자연훼손의 정도 등 추상적이며 측정이 불가능한 기준을 규제에 반영함으로써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발전사업자와 지역주민 간의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주민참여 배제, 이익공유 방안 등이 없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소음, 환경파괴, 생존권 침해, 적절한 보상 부재 등을 이유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지역주민 간의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역주민 반대로 개발 허가가 반려되거나 보류된 태양광・풍력 발전사업은 전체 중단된 사업의 약 37%를 차지하고 있다. 주민 반대로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국내 최초 해상풍력인 탐라 풍력발전단지는 사업승인 후 지역주민 반대로 완공까지 11.3년이 소요됐고 서남해 해상풍력 1단계 실증단지는 계획보다 5년 지연됐다.

주민참여 배제 및 형식적인 의견 수렴 등의 절차적 문제와 발전사업 이익공유와 같은 분배 이슈가 주민 반대의 가장 큰 이유다. 형식적인 사업설명회, 주민 토론회 등으로 절차의 공정성이 훼손되고 있다. 사업에 대해 주민들은 객관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이 불가능하다. 지역주민들은 해당 지역의 태양광・풍력 발전사업이 본인들에게 이익이 되는 부분은 없고 외부사업자들만 수익을 챙겨간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매우 강하다.

덴마크, 독일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이 높은 국가들이 활용한 규제개혁과 주민 상생 방안들을 국내 실정에 맞게 변형・적용해야 한다.

인・허가 등 행정절차 간소화 및 규제기관 축소로 발전사업자를 지원해야 한다. 인・허가 절차 간소와 및 규제기관 단일화로 발전사업자의 개발 위험과 사업추진 소요시간을 줄일 수 있다. 국내 해상풍력의 경우 관련 인・허가 절차는 20개 이상, 담당 부처는 10개 이상이다. 덴마크의 ‘One-Stop-Shop’ 제도는 행정절차 간소화 및 주민 수용성 확대를 위해 도입돼 덴마크 에너지청이 해상풍력 허가・승인 관련 절차 모두 전담하고 있다.

입지규제의 추상적 기준을 폐지·축소해 합리적인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 해석이 모호하고 추상적인 조건은 축소하거나 계량화해 발전사업자들을 위한 예측 가능한 기준을 수립해야 한다. 명확한 규제조항을 통해 지자체의 재량권을 최소화해 지자체와 발전사업자 간의 갈등을 방지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설치・운영 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이 참여하고 금융상품 등을 활용해 사업의 이익공유를 제도화함으로써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 지역주민의 지분 및 펀드투자, 인력 고용방안 등 개발이익 공유를 의무화해 발전사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주민 반대를 억제하기 위한 단순한 금전적 피해 보상은 지양해야 한다.

주민참여 및 사전협의 강화를 통해 절차적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정책수립 및 사업계획 과정에서 주민들의 정보 접근성 및 참여 기회를 충분히 보장해 갈등을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 독일, 덴마크는 각 단계마다 의견수렴 의무화, 최소 3∼5회의 주민참여 기회를 보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