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한국서부발전 - 국산화 프로젝트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이슈] 한국서부발전 - 국산화 프로젝트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9.08.21 09: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발전분야 국산화 본격화… 기술회사로서의 가치 격상
'R&D 국산화·현장 국산화' 양 날개 추진… 81건 현장 적용 완료
국산화부·국산화위원회 등 제도적 뒷받침… 강소기업 참여 활발

[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한국서부발전(사장 김병숙)은 핵심발전소인 태안발전본부를 비롯해 평택, 서인천, 군산 등 4개 발전단지에 국내 총 발전설비 용량의 약 9.4%에 해당하는 1만1333MW의 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발전공기업이다.
서부발전은 지난 연말 발생한 불의의 인명사고를 기점으로, 안전과 환경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산업재해 근절과 환경친화적 설비운영에 역점을 기울이고 있다. 안전사고를 근원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석탄화력발전소의 환경설비 보강과 환경신기술 도입을 통해 2023년까지 미세먼지 원인물질 배출량을 2015년 대비 80% 감축, 국내·외 최고 수준의 친환경 발전소를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을 2030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25%(발전용량 6112MW) 수준으로 확보하고, 인도네시아, 라오스, 호주 등 기존 거점지역을 넘어 해외 발전시장도 개척해 나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계 7번째이자 국내 유일의 석탄가스화복합발전설비(IGCC)를 건설·운영하고 있으며, 국내 발전설비 기술자립도를 2030년 90%까지 제고하겠다는 목표아래 가스터빈 국산화 실증사업 등 발전기자재 및 원천기술 국산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제보복으로부터 시작된 일본과의 경제마찰 상황에서, 기술 및 부품 국산화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서부발전의 발전설비 국산화를 위한 행보를 지면에 담았다.

국산화에 성공한 미분기(석탄분쇄기) 핵심부품 설치 장면
국산화에 성공한 미분기(석탄분쇄기) 핵심부품 설치 장면

원천기술 국산화 프로젝트

최근 일본 수출규제 국면에서 기술자립, 즉 핵심부품 국산화가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서부발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서부발전은 먼저, 발전설비 정비를 위해 연평균 2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발전설비 외산 기자재 국산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그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서부발전에 따르면 지난해 김병숙 사장 취임이후 발전사 최초로 국산화부를 신설, 국산화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중장기 국산화 로드맵을 수립했다.

제조분야 국내 기업이 발전설비 국산화 개발 기회가 충분하지 않고, 개발 후 시제품 실증에 어려움을 격고 있는 열악한 국산화 기술개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발전산업 신규 진출 기업에 과감한 진입장벽 해소 ▶시제품 실증 테스트베드(Test-bed) 지원 ▶국산화위원회 운영 ▶성과보상제도 연계 ▶기술력 보유 회사와 다(多)채널 소통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서부발전은 지난해 5개월간 미래 발전시장 동향, 핵심부품 기술 트렌드, 국산화 현장 수요를 종합적으로 비교 분석, 6500여건의 국산화 대상품목을 선정했다. 그리고 제조 기술의 난이도, 파급 효과 등을 고려, 2030년까지 전략적 중요성, 수입 의존도 및 현장수요가 높은 기자재들에 대한 원천기술 국산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강소기업들의 참여

외산 기자재의 국산화를 위해서는 기술력 있는 강소기업들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

이와 관련 서부발전은 김병숙 사장이 발전산업에 종사하면서 느끼고 체험했던, 신규기업에 대한 진입장벽 해소와 국산화 아이템 발굴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고려, 현장설명회를 시행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산화 현장설명회는 발전설비 시장 진출을 갈망하는 중소기업에게 국산화 동력을 실어줬다는 점에서도 주목되지만, 국내 기업들과 협업, 상생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는 사실도 눈길을 끈다.

현장설명회는 발전설비를 부품단위까지 분해 정비하는 시기에 시행되고 있다. 참석자는 설비 담당자와 정비현장을 투어하며 개발 가능한 부품들을 발굴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또한 서부발전의 국산화 지원제도와 절차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한국서부발전의 국산화 현장설명회 모습
한국서부발전의 국산화 현장설명회 모습

서부발전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국산화 현장설명회 개최 기간에 참여자로부터 설문조사 결과 “기술개발에 도움이 되며(만족 91.1%), 현장설명회에 재참여하겠다(96.0%)”는 응답을 보였다고 한다. 또한 서부발전의 현장 공개에 대한 사전준비상태,  정보제공, 기술협업의 의지가 높다는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부터 정기적으로 시행중인 '서부발전 국산화 현장설명회'에는 지금까지 114개 기업, 누적 인원 174명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국산화 개발을 위해 중소기업이 격고 있는 또다른 문제점 중 하나는 시제품에 대한 실증기회를 갖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패할 경우 문책에 따른 부담감으로 인해 현장에서 기피하기 때문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서부발전은 발전회사 최초로 보유하고 있는 전 설비를 대상으로 국산화 테스트베드 지원 제도를 마련했다.

기업이 개발한 시제품에 대해 테스트를 요청하면 간단한 내부 심사를 거쳐 원하는 설비에 실증함으로써 속도감과 실효성을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현장 실증이 완료되면 해당 기업에 실증 확인서 발급과 함께 판로개척도 지원하고 한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현장설명회 참여기업의 90%가 실증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는 등 향후 국산화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든든한 버팀목 '국산화위원회'

서부발전은 강소기업이 서부발전과 함께 현장에서 국산화를 활발히 할 수 있는 요인중 하나로 '국산화위원회'라는 버팀목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국산화위원회에서는 국산화 품목의 시급성, 파급성, 중요도를 구분해 대상을 심의·확정한다. 또한 국산화시 필요한 기술지원과 품질확보, 국산화 실패 시 면책 등을 건의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서부발전의 국산화위원회에서 국산화 대상 검토 및 지원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서부발전의 국산화위원회에서 국산화 대상 검토 및 지원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사내에서는 적극적인 기술개발 참여환경 조성을 위해 국산화 실시제안 메뉴를 신설, 국산화 성과를 창출한 직원의 성과보상 제도를 강화했다. 또한 평가지표 마련, 전사 테마 제안을 통해 제도적으로 국산화 개발을 유도하고 있다.

아울러 국산화 전용 홈페이지도 새롭게 구축했다. 국산화 저변 확대를 위해 숨은 강소기업을 발굴하고, 신속한 기자재 국산화 정보제공과 소통을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서부발전은 지난해부터 'R&D 국산화', 그리고 '현장 국산화'로 구분, 발전설비 국산화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기술개발 난이도와 중요도가 높은 증기터빈 핵심부품, 미분기 고효율 그라인더 등은 'R&D 국산화', 그리고 현장 교체 수요가 주기적으로 많은 복합화력 발전용 에어 필터, 소형 밸브, 유량계 등은 '현장 국산화'로 구분한 것이다.

또한 발전사 최초로 장기간 해외 의존했던 옥내저탄장 석탄취급설비에 대해서는 건설단계에서부터 국산화 계획에 반영했다.

현재 국산화 중장기 로드맵 수립 이후 81건의 국산화 개발을 완료해 현장에 적용했으며, 73.9억원의 유형성과를 창출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처럼 서부발전의 국산화가 중장기적으로 결실을 맺어, 국내 기업의 기술력 향상과 함께 생산활동 촉진, 기존 해외 구매 부품에 대한 국내 조달의 높은 신뢰도가 담보될 경우, 국내 발전산업의 도약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부발전 김병숙 사장은 "해외도입 기자재 및 기술에 대한 도전적인 국산화 추진을 통해 기술회사로서의 가치를 격상시켜 나갈 계획"이라면서 "제조분야 국내 강소 신규기업들과 지속적으로 상생, 협력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