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리튬을 둘러싼 논쟁
[이슈] 리튬을 둘러싼 논쟁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19.09.30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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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업체, 리튬시장 확대 따라 시장 진출 견제 움직임
수산화리튬 비중 EV용 배터리 채용 확산으로 2025년 41.4%까지 확대
중장기적으로 탄산 리튬 가격 재반등 2025년 1만5000 달러/톤 수준 회복
양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ESM 구미 공장의 소성 공정 라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ESM 구미 공장의 소성 공정 라인

 

미래 에너지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이차전지의 주원료인 리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리튬의 수급부터 가격에 이르기 까지 최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경영연구원은 지난 6월 10일부터 13일까지 칠레 산티아고에서 개최된 ‘제11회 국제 리튬 컨퍼런스’에서 논의된 7대 주요 이슈를 정리했다. <변국영 기자>

▲리튬 수급 논쟁

우선 시장 분석 기관과 리튬 사업·투자 업체 간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직접 리튬 사업을 하지 않는 IB, 컨설팅, 전망 기관 등 Non-Biz. Players는 공급 초과를 주장하고 있다. 모건 스탠리는 업체들의 공급 계획은 확대일로이며 리튬은 설탕과 유사한 수급 패턴을 보이는 원자재로 항상 공급이 수요를 앞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맥쿼리는 모건 스탠리가 주장하는 정도의 공급 초과 수준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공급이 부족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BNEF는 2025년 공급량이 140만톤에 이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리튬 생산업체와 투자 기관들은 대부분 공급 부족 또는 타이트한 균형을 전망하고 있다. SQM은 2018년 공급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공급 초과까지는 아니며 앞으로도 공급은 수요와 보조를 맞춰갈 것으로 내다봤다. AG Capital은 2017년 리튬 업체들의 공급 계획 대비 실제 공급 실현 비율이 54%에 불과했다는 점에 비추어볼 때 실제 공급량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산화 리튬 공급 부족

수산화 리튬 공급 부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Ni 80 이상 또는 NCA 같은 고용량 배터리용 양극재에는 탄산 리튬보다 주로 수산화 리튬이 사용되고 있다. 전체 리튬 수요 중 2018년 13.4%에 불과하던 수산화 리튬 비중은 High Ni 계열 EV용 배터리 채용 확산으로 2025년 41.4%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수산화 리튬 공급 부족분은 탄산 리튬을 수산화 리튬으로 재가공한 물량으로 채워지다 수산화 리튬 설비 신증설 계획이 나오며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탄산 리튬을 수산화 리튬으로 재가공하기 위해서는 1500 달러/톤 내외의 가공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전후로 호주 수산화 리튬 생산 설비 공급 물량이 본격 출하될 예정이나 수산화 리튬 수요 성장세를 따라잡지는 못할 전망이다.

수산화 리튬 공급 부족은 탄산 리튬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고 있다. 수산화 리튬 공급 부족은 수산화 리튬 가공용 탄산 리튬 수요로 이어져 탄산 리튬 가격 상승을 유발하고 있다.

▲리튬 가격 전망

중국 탄산 리튬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은 공급 초과보다는 호주산 원료 가격 하락에 있다는 분석이다. 2018년 초 톤당 800 달러 이상이던 원료 가격이 현재 톤당 580∼610 달러로 하락했다. 원료 도입 가격 하락이 제조원가 하락으로 연결돼 시장에 싼 리튬 제품 공급되고 있다. 최근 2년 사이 대표적 중국 Converter인 Ganfeng, Ruifu를 비롯한 중국 Converter의 설비 규모가 5만톤 이상 증가한 것도 가격 하락 요인 중 하나지만 핵심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호주 원료 공급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 2020년 하반기쯤 중국 내 탄산 리튬 가격 반등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탄산 리튬 대비 수요가 적고 공급도 부족한 수산화 리튬은 글로벌 가격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소형 위주의 중국 EV 시장 특성상 수산화 리튬 수요는 적은 편이다. 중국 배터리 생산 기술 수준 및 수산화 리튬 생산 설비 부족 등의 이유로 중국 내 수산화 리튬 공급 또한 많지 않다.

글로벌 가격 대비 중국 내수 가격은 낮게 형성돼 있지만 수출 여지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수출 시 부과될 부가세(증치세) 13%와 물류비 고려 시 글로벌 가격 대비 가격 경쟁력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탄산 리튬 가격은 재반등해 2025년 1만5000 달러/톤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다. 아시아 시장 탄산 리튬 가격은 2020∼2021년 저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가격 하락은 호주 광석 업체들의 원료 공급 증가와 이로 인한 공급 경쟁 가열 때문으로 분석됐다. 수요 강도는 EV 확산으로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시장 확대에 따른 업체간 견제

대형 업체들의 리튬 시장 진출에 대한 견제 움직임이 있다. “리튬 시장은 대형 업체가 들어올 만큼 큰 시장 아니다”는 의견이 신규 광석 리튬 업체를 중심으로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업체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리튬 시장에 뛰어든 호주 복합 대기업 Wesfarmers와 Rio Tinto, 포스코, Softbank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추정되고 있다. SQM과 Kidman Resources가 공동으로 추진하던 호주 Mt.Holland 리튬 개발 사업에 지난 5월 Wesfarmers가 Kidman Resources의 지분을 인수하며 진출했다. Rio Tinto는 세르비아에서 리튬 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다. Softbank는 2018년 2분기 캐나다 광석 리튬 개발업체 Nemaska 지분 9.9%를 인수하는데 합의했다.

빅3(SQM, Albemarle, Tianqi)는 리튬도 책임 광물이라는 주장과 함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신규 업체들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제 리튬의 생산과 품질만 생각해서는 안되고 리튬이 인류 생활에 크나큰 변화를 가져올 제품 소재라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남미 고지대 생산지에서 원주민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방식으로 원가 절감을 추진해서는 안된다는 압박이다. 무분별한 남미 고지대 용수 사용, 자연 환경 보호, 고지대 근로 조건 준수 등에 대한 간접적 압력으로 해석되고 있다.

상업 생산 단계에 진입하는 신규 Junior 업체들이 나타나 기존 Senior 업체들의 업계 내 위상이 조금씩 흔들리자 이들에 대한 압박으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방향으로 가는 니켈·코발트

배터리용 니켈은 2025년 이후 공급 부족이 심화될 전망이다. EV 차량 주행거리를 높이는 추세에 따라 High Ni 계열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1회 완충으로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려면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를 장착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배터리의 니켈 함량을 높여야 한다. 배터리 업계에서 High 니켈 제품 비중을 높임에 따라 니켈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NCM 811 제품(Ni 비중 80%) 양산화를 시작했고 LG화학은 니켈 비중 70%인 NCM 712 제품 양산을 준비 중이다.

니켈 자원 자체는 부족하지 않지만 배터리용 Ni(Class-1 Ni) 제련 설비에 대한 투자는 부진하다. 인도네시아(중국 청산)와 필리핀 등에서 Class-1 니켈 생산 설비 투자를 준비 중이나 2020년대 중반 급증이 예상되는 고용량 배터리 장착 EV 수요에는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지진, 홍수 등 자연재해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배터리용 니켈 핵심 공급지로 부상함에 따라 배터리용 니켈 수급 불안정성은 더욱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코발트 공급 리스크는 점차 축소되고 있다. 배터리 업계는 코발트 사용 비중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극단적으로 삼원계 배터리에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Cobalt-free 양극재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 학술 논문에는 코발트가 NCA 양극재 안정성에 실제로 기여하는 바가 없다는 발표까지 등장했다.

▲배터리 리사이클링 이슈

리튬이온 배터리 리사이클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지는 못하고 있다. 배터리 재사용과 재활용에 대한 구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재사용은 EV에 사용된 배터리를 모아 ESS 등 대용량 기기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재활용은 재사용된 배터리, 배터리 R&D 및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Scrap, EV 배터리 중 조기 폐기 처분된 배터리를 해체해 리튬, 코발트 등 원료를 재추출하는 방식이다.

배터리에서 원료를 추출하는 것이 목적인지, 혹은 ESS 등에 배터리를 재사용하는 것이 목적인지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이 달라진다. 재사용 배터리 비즈니스는 새로운 배터리의 가격과 성능에 대비한 포지셔닝이 관건이다.

비즈니스 차원에서 발생하는 비용 효율성 문제 등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다. 충분한 리사이클링용 폐배터리 물량 확보도 곤란하다. 내구 연한이 끝난 EV, ESS 물량이 많아지면 상황이 변할 수 있지만 현재는 비즈니스로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만큼의 폐배터리 원료 확보가 용이치 않다. 발화, 폭발 가능성 등으로 각지에 흩어진 폐배터리를 안전하고 저렴하게 한 곳으로 수집하기는 쉽지 않다. 안정성 문제 등으로 주요국별 폐배터리 관련 법령도 상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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