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말로만 ‘에너지 R&D’ 외쳐서는 소용없다”
[사설] “말로만 ‘에너지 R&D’ 외쳐서는 소용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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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1.31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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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데일리] 산업부가 올해 에너지 기술개발에 전년 대비 19.1% 증가한 9163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가장 특징적인 것은 에너지전환을 뒷받침 할 이른바 ‘16대 중점투자 분야’에 예산의 90% 이상을 집중하기로 한 점이다.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보다 예산이 늘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크게 부족한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EU 등 주요 기술 선진국에 비해 누적 투자 규모에서 뒤쳐져 있어 시험·인증·실증 등의 측면에서 축적된 연구 인프라가 이들 국가와 격차가 나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R&D의 중요성을 침이 마르도록 강조했다. 에너지전환도 R&D가 기반이 돼야 하고, 온실가스 감축도 결국 R&D에 달려 있다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R&D 예산은 이런 소리들이 무색하게도 오히려 줄어들었다.

지난 2016년 파리협정 후속조치로 정부가 기후변화 대응기술 개발을 위해 ‘미션이노베이션 위원회’를 만들었을 때가 생각이 난다. 당시 정부의 그림은 이랬다. 향후 5년 내, 그러니까 2021년까지 청정에너지 연구개발 공공투자를 2배로 확대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1조5000억원 수준인 정부의 에너지 연구개발 투자를 청정에너지 중심으로 재편해 신기후체제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요구에 대응하고 에너지 신산업의 조기 확산을 뒷받침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분위기는 정부 방침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현실이 그랬다. 부끄럽게도 에너지 R&D 예산은 매년 줄고 있었다. 미션 이노베이션 달성을 위해서는 연평균 15%씩 예산을 늘려야 했지만 에너지 R&D 예산은 2012년 정점을 찍은 후 매년 5%씩 줄고 있었다.

그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미션이노베이션 위원회 첫 회의에서 당시 초대 위원장이었던 김도현 위원장은 “미션이노베이션이 ‘미션임파서블’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다시 말하지만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R&D 정책의 ‘연속성과 일관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수많은 에너지 R&D 추진계획이 있었지만 지금 보면 그 많던 것들이 어떻게 됐고, 어떤 식으로 정리됐는지 알 수 없는 것들이 많다. R&D는 에너지 산업의 핵심이다. 설사 정권이 바뀌더라도 국가의 에너지 R&D 정책에 변화가 있어서는 안된다. R&D에 대한 정부의 정책 의지가 없다면 ‘에너지기술 강국’은 한낱 공염불에 불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