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코로나19 인한 에너지수요 감소… 국내 에너지산업 경쟁력 강화 고민해야
[분석] 코로나19 인한 에너지수요 감소… 국내 에너지산업 경쟁력 강화 고민해야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20.06.30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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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배럴당 37.6 달러 전망… 31.5∼ 46.0 달러 범위서 변동
2020년 총에너지·최종에너지 수요 감소… 원자력·가스↑/석탄·석유↓
석유수요 감소·저유가로 국내 정유사 수익성 악화… 1분기 역대 최악
올해 발전용 천연가스 요금 전년비 23% 하락 전망… 경쟁력 개선 기대
전력 수요 감소·발전용 천연가스 요금 하락으로 2020년 평균 SMP 하락
전력 수요 하락으로 신재생에너지 보급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
정유산업 수익 제고, 단기적 지원 정책·중장기적 사업구조 개선 병행 필요
산업용 도시가스 상대가격 왜곡… 도시가스용 원료비 연동제 개정안 조속 시행돼야
신재생, RPS 선정시장 확대 등 수출 감소 대체할 안정적 내수시장 확충 필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글로벌 경제·사회 활동의 감소는 글로벌 에너지수요의 급격한 감소를 야기하고 있다. IMF는 팬데믹의 영향으로 2020년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3%(기준안), 팬데믹이 장기화 될 경우 –6%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IEA는 경제·사회 활동의 축소에 따라 2020년 에너지수요가 전년 대비 6%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최근 코로나19가 우리나라 에너지 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코로나19, 국제 유가 그리고 에너지 부문 대응 방향’ 보고서를 내놓았다. <변국영 기자>

 

▲국제유가 전망

세계 석유 수요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위축과 여행 제한 등으로 급격히 감소할 전망이다. 석유 전문기관들은 올해 세계 석유수요가 전년 대비 800만b/d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EIA는 813만b/d 감소, IEA는 870만b/d 감소, OPEC는 907만b/d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2020년 평균 국제 유가는 배럴당 37.6 달러로 전망되며 최소 31.5 달러에서 최대 46.0 달러 범위에서 변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OPEC+ 감산 공조체제가 유지되고 수요가 완만하게 회복되는 경우 국제 유가는 연평균 37.6 달러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OPEC의 자발적 추가 감산과 함께 조기에 수요가 회복되면 국제 유가는 연평균 46.0 달러 수준을, OPEC+ 감산 준수율이 저조하고 수요 회복이 완만하면 35.5 달러, 수요 회복이 지연될 경우 31.5 달러로 전망했다.

유가 하락은 LNG 상류부문 투자를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IEA는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세계 에너지 부문 투자가 전년 대비 20%(4000억 달러) 감소하고 석유·가스 부문은 32%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LNG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도 지연된다. 최근 저유가 상황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건설 중인 LNG 프로젝트 일정이 지연되고 신규 LNG 프로젝트의 최종투자결정도 연기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 2월 기준, 추진 중인 LNG 프로젝트 규모는 3억8800만톤 수준이었으나 다수가 추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러시아와 카타르 등 국영석유기업들은 전략적 가치를 고려해 투자가 지연되더라도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반면 국제석유기업 프로젝트들은 현금흐름과 재정 상태를 고려해 투자 우선순위 등 투자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활동 부진과 수요 감소로 천연가스 현물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최근 동북아 LNG 현물가격은 $2/MMBtu 이하로 내려갔다. 미국 LNG 프로젝트는 카고 취소가 가능한 특성으로 국제 LNG 시장의 수급을 조절하는 스윙공급자의 역할과 유사한 패턴을 보일 전망이다.

수요 침체와 역대 최저인 현물가격 상황에 따라 미국 구매자들은 LNG 물량 인수를 포기해 LNG 프로젝트 가동률도 하락했지만 LNG 수요 회복으로 현물가격이 상승하면 가동률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수급 변화

2020년 총에너지와 최종에너지 수요는 전년 대비 각각 1.4%, 1.3% 감소할 전망이다. 총에너지 기준 에너지원별 수요는 원자력과 가스 수요가 각각 12.2%, 1.0% 증가하는 반면 석탄과 석유는 7.7%, 1.0%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최종소비 부문별로는 수송부문과 건물부문에서 에너지수요가 각각 5.7%, 1.2% 감소하고 산업부문 수요는 전년 수준에서 정체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문 에너지수요는 상반기 1.1% 감소한 후 하반기 0.8% 증가해 연간으로는 0.1% 감소할 전망됐다. 전력, 가스, 석탄 수요는 각각 1.4%, 2.2%, 1.5% 감소하나 석유 수요는 전년 대비 2.3%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수송부문에서는 도로와 항공 부문을 중심으로 에너지 수요가 빠르게 줄어 전년 대비 5.7% 감소할 전망이다. 승용차를 선호하는 현상과 온라인쇼핑 수요 증가 등은 코로나19로 인한 수송부문 에너지 소비 감소세를 일부 제한할 것으로 분석됐다.

건물부문에서는 난방도일이 정체된 가운데 코로나19 영향이 상업부문을 중심으로 나타나며 에너지 소비가 전년 대비 1.2%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가정부문은 재택 시간 증가로 특히 전력 위주로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에너지원별로는 석탄 수요가 발전부문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7.7% 감소할 전망이다. 석유 수요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수송부문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 및 가정 부문은 각각 납사 등 원료용 수요 증가세와 재택시간의 증가로 에너지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천연가스 수요는 도시가스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발전용 증가로 전년 대비 1.0% 증가할 전망이다. 전력 수요는 산업과 상업 부문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0.6%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 및 상업부문의 전력수요는 감소하나 가정 부문에서 전년 대비 3.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재생에너지는 최종소비 부문에서 증가하나 발전부문에서 감소해 0.1% 줄어들 전망이다. 열에너지 수요는 난방도일이 전년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전년 수준에서 정체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산업 영향

석유제품 국내 가격은 하향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최근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판매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하반기 평균유가가 36.3/b 수준을 유지하는 경우 국내 휘발유 및 경유 가격은 5월 3주차 가격보다 리터당 70∼90원 상승할 전망이다.

석유수요 감소 및 저유가로 인해 국내 정유사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정유사들은 정제마진 악화와 원유 재고평가손실로 정유 부문에서 1분기 4조422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역대 최악의 실적을 보였다.

주유소산업의 경영환경도 악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2010년 이후 주유소 숫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최근 수송용 석유제품 수요 감소로 경영환경 악화가 심화돼 한계주유소의 폐업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저유가로 인해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하고 상대가격이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2020년 연평균 발전용 천연가스 요금은 2019년 대비 23% 떨어질 전망이다. 유가 변동이 일정 시차를 두고 천연가스 도·소매 가격에 반영돼 LPG 대비 산업용 도시가스의 상대가격이 단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다른 발전연료와 대비해 천연가스의 경쟁력은 개선될 전망이다. 발전부문 천연가스 수요 증가와 더불어 천연가스 요금 하락으로 발전용 천연가스의 매출 및 시장점유율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월부터 석탄 대비 천연가스의 상대가격은 하락 추세로 유가 하락 영향이 실현되는 하반기에 가격경쟁력이 더욱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도시가스는 산업용 수요 감소로 매출이 하락할 전망이다. 도시가스 수요 감소에 따라 도시가스사의 매출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LNG와 LPG의 전환이 용이한 산업용 도시가스의 가격 경쟁력 확보가 매출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전력 수요 감소와 발전용 천연가스 요금 하락으로 인해 2020년 평균 SMP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석탄 및 원자력 발전의 경우 SMP 하락에 따른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LNG 발전은 연료 구매비용 하락분이 SMP 하락에 따른 매출 감소를 일정부분 상쇄할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와 국제유가 하락이 신재생에너지 부문에 미치는 영향은 다양하다. 신재생에너지 보급은 주로 RPS 등에 의존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의무비율 조정 등이 없다면 보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재생에너지 제조업의 경우 유가 하락에 따른 그리드패리티 역전 등으로 인한 글로벌 시장 축소로 부정적 영향의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 되면 신재생에너지 산업과 보급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력수요 하락에 따른 신규 설비 수요 감소와 상대가격 상승에 의한 신재생에너지 보급 필요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 형성 등이 보급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에너지 수요 감소와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인해 효율적 에너지소비 유인이 줄어들어 에너지효율 개선을 위한 투자가 감소할 전망이다. 에너지효율 관련 에너지신산업 추진 동력이 떨어지고 ESCO, EERS 등 에너지효율 투자를 견인하는 주요 프로그램의 민간 투자가 위축할 가능성이 있다.

구매 의향이 연료비에 민감한 전기차나 수소차는 저유가 상황이 유지될 경우 단기적으로 보급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구매자가 향후 유가 상승을 기대하는 경우 단기적 보급 차질은 제한적이며 친환경차 친화 정책에 힘입어 시장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응방향

국내 정유산업의 수익 건전성 제고를 위해서는 단기적 지원 정책과 중장기적 사업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단기적으로 정유산업의 유동성 확보와 수출 확대를 지원하고, 정제마진 개선을 위한 원유도입선 다변화와 정제원료 다변화 등의 지원이 검토돼야 한다. 중장기 수익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석유화학 및 다른 에너지산업으로 사업의 포트폴리오 다각화하는 등 정유사 사업구조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주유소 산업의 경영환경 악화를 해소하기 위해 기존 자영업자 지원 정책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중장기적으로 산업 합리화를 위한 한계주유소 퇴출 지원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가스산업은 시장 환경 변화가 가격에 적기에 반영될 수 있도록 산업용 도시가스와 전력부문 등의 요금체계 유연성을 높임으로써 시장 및 기업의 적응력을 강화해야 한다. 도시가스의 경우 유가 급락 시 산업용 도시가스의 상대가격 왜곡이 가격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정부에서 추진 중인 도시가스용 원료비 연동제 개정안의 조속한 시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력 부문은 도매시장 가격 변동이 소매요금에 반영될 수 있는 합리적인 전기요금 체계로의 개편이 필요하다.

신재생에너지산업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 및 저유가로 인해 해외시장 침체 가능성이 높으므로 RPS 선정시장 확대 등 수출 감소를 대체할 안정적 내수시장 확충이 필요하다. REC 가격 상승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공급 비용 증가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장경쟁 확대, 가격 검증 강화, REC 가중치 적정성 검토 등을 통해 비용효율성을 증대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내수시장 확보와 R&D 투자 확대를 통해 국내 제조업 및 건설·서비스업 역량을 보전하고 이를 기반으로 향후 신재생에너지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도모해야 한다.

에너지소비효율 향상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 표명과 에너지효율 투자 진작을 위한 단기 인센티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제3차 추경안과 한국판 뉴딜 예산의 조기 투입을 통해 고효율 가전 보급, 스마트 에너지플랫폼 구축 등 민간부문의 에너지효율 투자를 위한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

국내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위해 친환경차 보급 정책의 지속적인 강화와 한시적인 충전요금 보조를 고려할 수 있다. 수소차 보급이 저조할 경우 수소충전소 가동률 저하로 운영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고려해 한시적으로 수소충전소 운영보조금 지급을 검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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