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정체된 가정용 태양광 보급, 보조금만이 답 아니다”
[분석] “정체된 가정용 태양광 보급, 보조금만이 답 아니다”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20.12.04 10: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니태양광 보조금 의존 정책서 벗어나려면 ‘사용자 만족에 대한 이해 필수’
사용자 만족감, 경제적 요인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문화·심리적 요인 영향
“전기요금 절감효과 크기가 만족감 결정짓는 절대적인 요인 아니다”
기후사회연구소 ‘도시의 태양광 사용자들은 왜 만족할까?’ 연구보고서 발간

기후사회연구소(CNCITY마음에너지재단 부설연구소)는 최근 도시에 거주하는 가정용 태양광 사용자 21명에 대한 심층면접 내용을 분석해 ‘도시의 태양광 사용자들은 왜 만족할까? : 가정용 태양광 사용자의 만족감 형성요인에 대한 질적 분석’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정부 지원에도 불구하고 가정용 태양광 보급이 정체된 상황에서도 가정용 태양광 사용자의 만족 수준이 높은 것은 만족감이 경제적 요인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문화·심리적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변국영 기자>

 

가정용 태양광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태양광 사용자의 특성과 만족감 형성 요인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후사회연구소(CNCITY마음에너지재단 부설연구소)는 지난 1일 도시에 거주하는 가정용 태양광 사용자 21명에 대한 심층면접 내용을 분석해 ‘도시의 태양광 사용자들은 왜 만족할까? : 가정용 태양광 사용자의 만족감 형성요인에 대한 질적 분석’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정용 태양광에 대한 시민들의 호응이 저조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실제 가정용 태양광을 설치해 사용하고 있는 시민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이는 사용자의 만족감이 비용 편익에 따른 경제적 요인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문화·심리적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다.

분석 결과 가정용 태양광 사용자들의 만족감은 경제적 편익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 경제적 편익이 사용자 만족감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인 것은 사실이나 사용자가 어떻게 경제적 편익을 체감하느냐를 살펴보면 전기요금 절감효과의 크기가 만족감을 결정짓는 절대적인 요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정용 태양광 사용자는 태양광 설치 후 전기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 경우 사용자는 태양광을 설치하지 않았더라면 본인이 지불했어야 할 예상 청구액을 기준으로 절감효과를 계산했다. 그렇다면 사용자 관점에서는 태양광이 생산하는 ‘공짜’ 전기를 많이 사용할수록 이익인 셈이다. 이렇듯 가정용 태양광 사용자는 전기요금 절감 효과를 실제 절감액이 아니라 ‘풍족한 사용’의 형태로 체감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경제적 편익 외에도 사용자 만족감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은 다양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태양광을 통한 전기요금 절감 효과를 거의 느끼지 못한다는 사용자도 기후·환경 문제에 대응하는 의식 있는 시민으로서의 자부심 향상을 경험했고 환경 가치에 대한 평소 신념과 행동의 일치를 통해 자아 정체성이 강화된 데 뿌듯함과 만족감을 느꼈다. 또한 사용자들은 전기를 풍족하게 사용하게 됨으로써 삶의 질이 향상되고 요금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심리적 안정이 제고된 데 만족했다. 그뿐 아니라 주변인 및 본인이 소속된 커뮤니티와의 상호관계에서 ‘선한’영향력을 확산하고 의식 있는 행동에 대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것에서도 만족감을 느꼈다. 이러한 요인들은 기술·경제적 요인, 사용행태 요인, 사회관계 요인, 자아표현적 요인으로 범주화됐다.

기후위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고 시민들의 참여와 실천에 대한 요구가 커질수록 사회관계적 요인과 자아표현적 요인이 사용자 만족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사실은 태양광 보급 확대 정책을 다루는 정책입안자에게 특히 중요하다”고 지적하며 “그 이유는 사용자가 태양광 설치를 통해 전기요금 절감 효과를 기대하는지, 아니면 요금 스트레스의 완화를 통한 풍족한 전기소비와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하는지에 따라 시장에서 효과를 보는 정책은 분명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정용 태양광 사용자의 다양한 경험을 분석해 사용자의 특성을 이해하고 사용 경험에 대한 사용자의 인지적·정서적 평가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태양광 보급 확대 정책의 효과를 높이고 에너지 분산을 통해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연구책임을 맡은 기후사회연구소 한빛나라 박사는 “가정용 태양광 사용자들의 만족감을 심층적으로 들여다보고 통계적 방법론으로 규명하기 힘든 인지적·감성적 요인을 탐색한 연구는 매우 드물다”며 “이번 연구는 가정용 태양광 사용자들이 왜 만족하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조금에 의존한 정체된 태양광 시장에 활기를 가져오기 위한 다양한 실마리를 탐색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2017년 11월 ‘태양의 도시, 서울’ 종합계획을 수립해 2022년까지 100만 가구에 551MW의 태양광을 보급한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부산시, 대전시, 대구시, 광주시, 인천시, 울산시 등 국내 다수의 도시들도 미니태양광 발전설비 보급 확대 정책을 펴고 있다.

도시의 이러한 제도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가정용 태양광 보급률은 저조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전국의 가정용 태양광 누적보급용량은 38만7067kW로 전체 태양광 누적보급용량 대비 5%에 불과하다.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의 7대 광역시 및 세종특별자치시의 누적보급용량은 전국 가정용 태양광 누적보급용량의 27% 수준이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 1월 기준으로 미니태양광 보급률은 2022년 목표 대비 24% 수준에 그쳤다.

이렇게 도시의 가정용 태양광 보급률이 저조한 이유는 흔히 국내 전기요금 수준이 낮아 요금 절감 효과가 적고 잉여전력의 수익화가 어려워 경제성이 낮기 때문으로 설명된다. 만약 전기요금 절감 효과가 클수록 사용자 만족도가 높다면 도시는 비도시 지역보다 훨씬 불리하다. 도시에서 300W 용량 미니태양광을 설치해서 절약할 수 있는 금액은 월 5000원 수준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명칭 : (주)에너지데일리
  • (우)07220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38길 13-7 주영빌딩 302호
  • 대표전화 : 02-2068-4573
  • 팩스 : 02-2068-45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병훈
  • 제호 : 에너지데일리
  • 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06719
  • 등록일 : 1999-07-29
  • 인터넷등록번호 : 서울 아 01975
  • 등록일 : 2012-02-16
  • 발행일 : 1999-09-20
  • 발행인 : 양미애
  • 편집인 : 조남준
  • 에너지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너지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nergydaily.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