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탄소중립도 결국 돈에 달렸다”
[사설] “탄소중립도 결국 돈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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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3.1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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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탄소중립에 있어 상당히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국내 112개 금융기관들이 ‘2050 탄소중립’을 적극 지지하고 기후금융에 노력해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탄소중립 시대의 방관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행동가가 되겠다고 천명했다.

이것은 탄소중립뿐만 아니라 에너지전환과 그린뉴딜은 물론 전통적 에너지산업 발전에 있어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 모든 산업이 마찬가지겠지만 산업 발전과 사업 성공은 자금, 즉 금융조달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산업이 고도화 될수록 금융의 중요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일전에 정부 국책연구소의 한 고위관계자는 “에너지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프로젝트 파인낸싱을 포함한 금융부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에너지산업에 있어 기술도 중요하고 인력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금융의 중요성이 반드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이번 선언에 참여한 금융기관들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자본이 고탄소 산업에서 저탄소, 궁극적으로 탈탄소 산업에 대규모로 그리고 빠른 속도록 유입돼야만 실질적인 변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금융은 핵심”이라고 했다.

하지만 금융기관들이 선언을 얼마나 실행에 옮길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금융기관들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다. 금융(金融)의 한자적 의미는 돈이 도는 곳, 돈을 굴리는 행위다. 속된 말로 돈 놀이 하는 것이다. 돈을 굴리는 사업은 어느 곳보다도 수익에 민감하다. 그래서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청정에너지 사업에 대해 금융기관 종사자들은 에너지 업계 사람들보다 상당히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고 그래서 투자에 상당히 신중하다.

그렇다고 해서 금융기관들이 재생에너지나 탄소중립, 에너지전환과 같은 글로벌 에너지산업의 거대한 변화를 모르지는 않는다. 정확히 얘기하면 에너지업계 사람들보다 더 잘 알고, 더 예의주시하고 있다. 왜냐하면 미래에 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언에 참여한 금융기관들은 “세계는 지금 배제적 성장에서 포용적 성장으로, 주주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고탄소 사회에서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이 진행 중”이라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탈탄소는 이러한 전환을 강력하게 추동하는 기관차”라고 진단했다.

금융기관들은 이러한 변화가 얼마나 더 빠르게 진행될지, 얼마나 사업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지, 그래서 투자 메리트가 있는 지, 따지고 또 따질 것이다. 그리고 탄소중립이 돈이 된다고 판단하면 지체 없이 투자에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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