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탄소중립은 기후금융에 달렸다-①
[초점] 탄소중립은 기후금융에 달렸다-①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21.05.24 0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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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탄소중립 달성 핵심은 금융이다”

“기후금융은 지속가능한 세계 위해 어렵지만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
자본이 ‘고탄소→저탄소→탈탄소’ 산업으로 빠르고 대규모로 유입돼야

지난 3월 9일 국내 112개 금융기관들이 “탄소중립 위한 기후금융에 적극 나서겠다”고 천명했다. 이들 금융기관들은 선언문에서 “자본이 고탄소 산업에서 저탄소, 궁극적으로 탈탄소 산업에 대규모로 그리고 빠른 속도록 유입돼야만 실질적인 변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금융은 핵심”이라며 “2050 탄소중립으로 가는 험난한 항해의 물길을 주체적으로 열어가고자 한다”며 기후금융 실행을 위한 ‘6대 약속’을 천명했다. <변국영 기자>

 

6대 약속은 ▲2050 탄소중립 적극 지지 ▲금융 비즈니스 전반에 기후리스크를 비롯한 ESG요소 적극 통합 ▲기후변화 관련 국제적인 기준의 정보공개 지지 및 이에 따른 재무정보 공개에 적극 노력 ▲대상기업에 기후변화를 비롯한 ESG 정보공개 적극 요구 ▲다양한 기후행동으로 고탄소 산업에서 탈탄소 산업으로 자본 유입에 적극 노력 ▲기후변화 대응 관련 다양한 금융상품 출시다.

금융기관들은 ‘6대 약속’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의 일환으로 ▲탈석탄 선언 ▲TCFD(기후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 포스) 지지 ▲CDP(전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서명기관 등재라는 3가지 사항 중 최소 2가지 이상을 오는 5월 말 우리나라 주도로 열리는 P4G 정상회담 전까지는 충족하기로 약속했다.

금융기관들은 선언문에서 “전 세계는 지금 배제적 성장에서 포용적 성장으로, 주주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고탄소 사회에서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이 진행 중”이라며 “전 세계적인 ESG 열풍은 이러한 시대 전환을 대변하는 키워드”라고 말했다. 이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탈탄소는 이러한 전환을 강력하게 추동하는 기관차이며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를 가속화 하는 계기”라고 진단했다.

‘2050 탄소중립’과 관련한 기후금융지지 선언은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특히 한 나라에서 은행을 중심으로 한 종합금융그룹을 필두로 주요 보험사와 증권사, 자산운용사, 연기금, 공제회 등 다양한 금융업종이 대거 참여한지지 선언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이번 지지선언에 참여한 112개 금융기관들의 2020년 말 기준 총 운용자산 규모는 약 5563조5000억원에 이른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국제적으로 기후변화와 환경문제에 대한 금융의 책임과 역할이 강조되고 있고 정부도 이러한 흐름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지난해 8월 환경부와 금융위원회는 녹색금융 추진 TF를 구성하고 제도 개선 등 다각적인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의 기준이 되는 녹색분류체계를 마련하고 환경정보 공개대상도 확대할 예정”이라며 “환경부는 수계기금 운용사와 산하기관 금고선정 시 탈석탄 선언 여부와 같은 지표를 만들어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사장은 “탄소중립과 이를 위한 기후금융은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해 어렵지만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며 “오늘 금융기관의 자발적인 기후금융 지지 및 실행 선언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정책당국은 법과 제도, 정책 인프라를 갖춰주시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움직임은 전 세계가 지금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격동기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배제적 성장에서 포용적 성장으로, 주주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고탄소 사회에서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이 진행 중이다. 전 세계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은 이러한 시대 전환을 대변하는 키워드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탈탄소’는 이러한 전환을 강력하게 추동하는 기관차이며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를 가속화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기후위기는 인류와 다양한 생물종에 대한 전 지구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2015년 파리기후협정 체결은 지속가능성 위협에 대한 인류의 다급한 대응이었다. IPCC는 기후위기로 인한 파국을 막기 위해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세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45% 수준으로 줄이고, 2050년까지는 순 제로 배출, 즉 ‘탄소중립’을 반드시 달성해야만 한다고 제시했다. 탄소중립은 기후위기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인류의 공멸을 막고자 하는 기후과학의 명령이자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경제·사회질서가 되고 있다.

사회 변화의 핵심 동력 중 하나는 바로 자본의 이동이다. 자본이 고탄소 산업에서 저탄소, 궁극적으로는 탈탄소 산업에 대규모로 그리고 빠른 속도로 유입돼야만 실질적인 변화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금융’은 핵심이다.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전 세계가 지속가능한 경제로 자본의 흐름을 재조정하고 리스크 관리에서 지속가능성을 주류화하며 금융과 산업 활동에서 투명성과 장기주의를 촉진하고자 하는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는 건 바로 이를 자각한 때문이다.

기후위기는 세계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이로 인해 심각한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금융안정 관련 국제기구들은 ‘그린스완’을 경고하며 기후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 포스인 TCFD, 금융시스템을 녹색화 하고자 하는 녹색금융네트워크인 NGFS를 내놓으며 기후금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 세계 투자자를 대변하는 7개 글로벌 기관들의 협력 이니셔티브인 ‘투자자 어젠다’는 금융기관들에게 탈석탄 투자, CDP 서명을 통한 정보공개 요구, TCFD 지표에 따른 투자자 정보공개, 기후위기 관련 정책지지라는 4대 중점영역에서 더욱 적극적인 ‘1.5℃ 기후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금융기관이 직면한 가장 우선순위에 있는 ESG 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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