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오티스 젠투, 벨트식 엘리베이터로 새로운 표준을 만들다
[기획] 오티스 젠투, 벨트식 엘리베이터로 새로운 표준을 만들다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21.09.03 1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벨트식 엘리베이터 젠투(Gen2), 엘리베이터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다
오티스의 친환경 기술 노력 상징… 에너지 소비량 '대폭 감축'
젠투 엘리베이터 지속적으로 재해석, '차세대 플랫품' 준비 중

- 베스트 & 스테디 셀러 '젠투(Gen2)', 탄생과 진화를 살펴보다

[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끊임없는 혁신으로 정의되는 승강기 산업. 그 중 오티스(OTIS)의 젠투(Gen2) 엘리베이터는 업계의 경쟁 지형을 변화시키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2000년 초 출시된 젠투 시스템은 선보인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강철 케이블 로프를 대체하는 유연한 벨트, 승강로 내부에 딱 맞는 더 작고 효율성이 높은 권상기, 보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승차감, 그리고 영감을 주는 디자인까지, 엘리베이터의 표준을 정립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0년에는 전세계 판매량 100만대 돌파라는 기록을 달성했으며, 오티스 창립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엘리베이터로 자리잡았다. 말 그대로 베스트 셀러이자 스테디 셀러라고 할 수 있다.
기계실을 없애는 아이디어는 엘리베이터 산업이 치열하고 급속한 혁신 경쟁을 벌이던 1990년대에 처음 등장했다. 당시까지 엘리베이터는 제어, 동력 및 기타 장치와 함께 승강기를 구동하는 기계를 수용하기 위한 공간이 건물 옥상(또는 내부의 별도 공간)에 필요했다. 이는 기계실을 없앨 경우 건축가는 설계시 더 많은 자율성을 얻게 될 것이고, ‘옥상 공해’를 줄일 수 있으며, 건축비용 절감은 물론 건물주를 위한 임대공간까지 늘릴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젠투의 개발 뒤에 숨겨진 이야기, 그리고 현재의 모습과 예상되는 미래를 지면에 담았다.

오티스 '젠투(Gen2)' 권상기
오티스 '젠투(Gen2)' 권상기

꼬임 없는 강철 케이블

오티스에 따르면, 젠투 시스템의 핵심은 웨이퍼처럼 얇은 강철 보강 폴리우레탄 벨트다. 이 벨트는 강철 케이블 로프보다 훨씬 유연하며, 작동 시 소음을 최소화 한다.

강철 로프는 상대적으로 단단하기 때문에 곡률 반경이 크고 케이블에 가해지는 응력을 줄이기 위한 대형 시브(sheave, 도르래의 줄이 걸리게 홈을 판 활차)가 필요하다. 최신 안전 규정은 구동 시브의 직경과 케이블의 직경 사이 비율을 40:1로 정하고 있다. 즉, 시브 직경이 서스펜션 케이블 직경의 최소 40배 이상이 돼야 하고, 일반적인 ½인치(inch) 케이블의 경우 직경 20인치 시브가 필요하다.

플랫 벨트는 40:1 코드 기준을 충족하면서 시브의 크기를 근본적으로 줄이는 방법을 제시했다. 케이블은 유지하되, 개별 가닥을 풀어 일렬로 펼쳐 놓고 이를 폴리우레탄으로 코팅한 구조다. 폴리우레탄은 유기 중합체로써 유연성, 강도, 내구성 및 내열성이 우수다. 오티스가 만든 벨트의 두께는 3mm 미만, 즉 8분의 1인치 미만이다.

오티스는 얇은 벨트 덕분에 권상기(捲上機, 무거운 짐을 움직이거나 끌어올리는 데 쓰는 기계)의 크기를 직경 5인치 미만으로 축소시킬 수 있었다. 이는 기존 권상기에 비해 크기가 약 85% 감소된 획기적인 수치다.

또한 젠투의 권상기는 승강로 내부에 설치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작기 때문에 별도의 기계실이 필요하지 않다. 기계실이 없어도 권상기와 일정 거리 이내라면 어디든 컨트롤러(제어반)를 설치, 구동이 가능하다.

일등석 승차감

젠투 엘리베이터는 부드러우며 조용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우선, 강철 보강 폴리우레탄 벨트로 인해 금속으로 된 시브와 강철 로프가 금속 간의 마찰을 일으키며 내는 로프 싱(rope sing), 즉 윙윙거리거나 쉭쉭거리는 소음원이 제거됐다.

아울러 엘리베이터 카(Car) 자체를 재설계, 승차감을 개선하는 동시에 전체 중량을 줄였다. 이로 인해 에너지 소비 및 운행을 위한 비용까지도 절감할 수 있었다. 오티스는 카 프레임을 보다 견고하게 설계함으로써 진동을 최소화했으며, 소음을 줄이면서 내부에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기 위한 새로운 환기 시스템을 설계했다.

이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수직으로 오르내릴 때 레일에 고정하는 슬라이더를 마찰력이 적은 고품질 롤러 가이드 장치로 교체, 소음의 또다른 원인을 최소화했다. 권상기 아래에는 특수 절연 패드를 장착, 권상기에서 생성되는 소음을 줄였고, 릴레이 접촉이 대부분 제거됨으로써 제어반 자체도 조용해졌다.

젠투의 엘리베이터 시브는 직경 5인치 미만으로, 기존 권상기의 시브 보다 약 85% 정도 크기가 감소했다. (사진 오른쪽이 젠투 엘리베이터 시브)
젠투의 엘리베이터 시브는 직경 5인치 미만으로, 기존 권상기의 시브 보다 약 85% 정도 크기가 감소했다. (사진 오른쪽이 젠투 엘리베이터 시브)

친환경성과 지속가능성

젠투 엘리베이터는 친환경 기술에 대한 오티스의 노력을 상징하기도 한다. 고효율 영구자석 동기 모터는 기존 유도전동기 시스템과 비교해 에너지 소비량이 50% 가량 절감됐다.

또한 그전까지 고층용 엘리베이터 시스템에만 적용됐던 전력 회생 기술까지 추가하면서 젠투 엘리베이터의 전반적인 에너지 효율성은 더욱 향상됐다. 오티스의 전력 회생 장치 리젠(ReGen) 드라이브는 엘리베이터 운행 시 발생하는 열을 전기로 변환해 건물 전력망으로 공급한다. 리젠 드라이브를 탑재하지 않은 기존 기어드 엘리베이터와 비교해 정상 작동 시 전체 에너지 소비량을 최대 75%까지 절감할 수 있다. 오늘날의 모든 오티스 젠투 및 스카이라이즈(SkyRise) 초고층용 엘리베이터 시스템에는 리젠 드라이브가 표준으로 적용돼 있다.

이와 함께 벨트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강철 코드(cords)의 저하가 감지될 경우, 서비스팀에 이를 알리는 최초의 기술을 통합했다. 벨트를 교체해야 하는 경우에도 사전에 서비스팀에 전달, 유지·보수 일정을 계획하고 엘리베이터의 가동중지 시간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저항 기반 검사 기술로 특허 받은 오티스의 펄스(Pulse) 시스템은 벨트에 있는 각각의 강철 코드의 전기저항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함으로써 허용치를 초과할 경우 경보를 울린다.

뿐만 아니라 영구 밀폐 베어링을 갖추고 있어 유해 폐기물의 원인을 제거하며, 별도의 윤활 주유가 필요 없다.

기계에서 디지털로…

젠투 엘리베이터 최신 모델은 기존 젠투 엘리베이터와 동일한 플랫 벨트 기술과 고효율권상기를 제공하면서도 디지털화를 통해 더 스마트하면서도 강화된 연결성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디지털 유지관리 플랫폼 오티스원(Otis ONE)은 빅데이터 분석 및 독점적인 알고리즘 기술을 활용해 ‘승강기 운행 중단’을 예측·예방한다. 유사한 지능과 연결성은 이콜(eCall) 스마트폰 앱에서도 구현돼 승객은 건물 내 어디에서든 엘리베이터를 호출할 수 있다.

또한 이뷰(eView) 스트리밍 서비스는 엘리베이터 내에 설치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승객이 탑승 중에 인포테인먼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활용해 건물 관리자들이 입주자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전달할 수도 있다.

2019년 오티스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설치한 맞춤형 젠투 글래스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전망대로 올라가면 뉴욕과 그 너머 지역까지도 360도 조망으로 감상할 수 있다. 현재는 전면유리로 새롭게 개조된 102층 전망대까지 방문객들을 안내한다.
2019년 오티스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설치한 맞춤형 젠투 글래스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전망대로 올라가면 뉴욕과 그 너머 지역까지도 360도 조망으로 감상할 수 있다. 현재는 전면유리로 새롭게 개조된 102층 전망대까지 방문객들을 안내한다.

오티스는 2000년 유럽에 젠투 엘리베이터를 출시하며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첫 번째 승강기를 설치했다. 20여년이 지난 현재, 오티스가 진출한 전세계 200여개 국가 및 지역에서 젠투 엘리베이터를 찾아볼 수 있다. 주거용은 물론 상업용 건물, 다목적 빌딩, 유통시설, 호텔, 병원, 지하철, 공항 등 다양한 환경에 맞춰 설치가 가능하다.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초고층 및 초대형 빌딩에서도 설치돼 있다. 그 중 몇 가지는 새롭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설계됐다.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는 맞춤형 젠투 글라스 엘리베이터가 86층부터 102층 전망대까지 방문객들을 태우고 이동한다. 서울 롯데월드타워의 경우는 일부 젠투 엘리베이터가 '구명보트' 개념의 피난용 엘리베이터로 지정돼 비상시 안전 대피 구역과 지상층 사이를 운행하도록 설계됐다. 이 외에도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중국 선전시에 위치한 핑안 국제금융센터, 파리의 투르 카르페 디엠(Tour Carpe Diem), 런던의 22 비숍게이트(22 Bishopsgate) 등에도 젠투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다.

또한 오티스는 COVID-19 사태가 글로벌 위기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고객의 새로운 요구사항 및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혁신적인 솔루션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비접촉 솔루션, 공기정화 시스템, 원격 모니터링 및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원하는 디스패칭(dispatching) 기술 등을 구현하고 있다. 이처럼 젠투 시스템은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뿐만 아니라 팬데믹으로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세상의 새로운 표준에 맞춰 보건 및 안전에 대한 기준을 구축하고 있다.

오티스 관계자는 "미래를 내다보면서 젠투 엘리베이터를 지속적으로 재해석하고 있으며,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엘리베이터 플랫폼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라면서 "차세대 엘리베이터는 업계의 표준을 새롭게 정립한 젠투의 검증된 플랫 벨트 기술과 결합돼 새로운 차원의 신뢰성과 편안함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명칭 : (주)에너지데일리
  • (우)07220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38길 13-7 주영빌딩 302호
  • 대표전화 : 02-2068-4573
  • 팩스 : 02-2068-45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병훈
  • 제호 : 에너지데일리
  • 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06719
  • 등록일 : 1999-07-29
  • 인터넷등록번호 : 서울 아 01975
  • 등록일 : 2012-02-16
  • 발행일 : 1999-09-20
  • 발행인 : 양미애
  • 편집인 : 조남준
  • 에너지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너지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nergydaily.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