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입안자, 에너지전환에 대한 명확하고 강력한 신호 보내야
IEA, 신규 공급원 다각화 위한 투자 보장 등 6개 포괄적 원칙 제시
에경연 ‘청정에너지전환 핵심 광물의 지속가능 공급을 위한 제언’ 분석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및 전기차는 기존 설비보다 더 많은 광물자원을 필요로 하는 등 청정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전환으로 광물의 필요성이 확대돼 광물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광물 수요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최근 ‘청정에너지전환 핵심 광물의 지속가능 공급을 위한 제언’이라는 제목의 분석자료를 내놓았다. <변국영 기자>
▲광물자원 지속가능 공급 방안
전통적으로 석유가 에너지안보에 있어서 중요한 자원으로 인식되었지만 에너지전환 가속화로 점차 광물자원 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석유와 광물자원 간에는 공급 장애가 발생할 경우 그 영향의 범위 및 강도에서 차이점이 있다. 석유는 공급 위기 발생 시 연료가격 상승으로 휘발유 및 디젤 차량을 이용하는 모든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광물 공급에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신규 전기차 또는 신규 태양광발전소 건설에만 영향을 끼치게 된다. 기존 전기차 및 이미 설치･운영 중인 태양광설비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또한, 사회 시스템이 석유 연소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경우에는 석유의 지속적인 신규 공급이 필수적이지만 광물은 회수 및 재활용 가능성이 있다. 전통적인 석유 시장으로부터의 경험을 통해 광물자원 안보에 있어서도 수요, 기술, 공급 가치사슬의 회복력 및 지속가능성 등과 관련한 광범위한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에너지전환으로 인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광물 공급과 관련한 대폭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이에 정책 입안자들은 에너지전환에 대한 명확하고 강력한 신호를 제공하는 등 신규 광물 공급 프로젝트를 장려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각국의 기후변화정책에 대한 신뢰감이 없다면 민간기업은 보수적으로 투자를 할 수 밖에 없다. 신규 프로젝트 개발에 많은 리드타임이 필요하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이는 향후 청정에너지기술 보급 확산에 장애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개별 국가들은 ▲국가 차원의 지질조사 확대 강화 ▲개발 리드타임을 줄이기 위한 절차 간소화 ▲개발 부문의 재정지원 확대 ▲광물자원 개발이 에너지전환에 많은 기여를 한다는 공공 인식 개선 등을 통해 투자 여건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술 혁신을 통해 재료 집약도를 줄이고 재료대체를 장려해 광물자원 공급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태양전지에서 은과 실리콘의 사용을 40∼50% 줄이면서 태양광 보급 확산 속도가 빨라졌다. 생산기술 혁신으로 대규모의 신규 광물 공급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리튬직접추출 및 광물자원 재활용기술 등 새로운 기술들은 미래 광물자원 공급 확대의 잠재적 가능성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광물자원 재활용은 1차 공급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벌크 금속은 이미 재활용 체계가 잘 갖춰져 있으나 리튬 및 희토류와 같은 에너지전환 광물자원의 재활용은 아직 미진한 상태다.
그러나 향후 청정에너지기술에서 새롭게 출현하는 폐기물 흐름이 에너지전환 광물자원의 재활용을 활성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수명을 다한 사용후 전기차 배터리가 2030년 이후로 급증하는데 이 시기에 광물자원에 대한 수요도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활용 정책 자체는 신규 공급원 확보를 위한 투자를 억제하지는 않을 것이나 사용후 전기차 배터리로부터 구리, 리튬, 니켈, 코발트가 재활용되면 2040년까지 이들 광물에 대한 1차 공급이 1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활용을 통한 이점은 규모의 경제로 인해 청정에너지기술이 널리 보급된 지역에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긴급대응훈련이 결합된 정기적 시장조사 및 스트레스 테스트는 정책결정자들이 잠재적 취약점을 파악하고 이러한 취약점이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분석한 뒤 필요한 대응책을 강구하는 것을 도울 수 있다. 또한 자발적인 전략적 비축 활동은 단기적인 공급 차질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수단들은 잠재적 취약점에 대한 상세한 검토와 분석에 기반을 두어 추진돼야 한다. 특히, 시장 규모가 작은 일부 광물자원은 가격 결정 투명성과 유동성에 취약성을 가지고 있어 가격 리스크 관리에 어려움을 줄 뿐 아니라 투자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신뢰할 수 있는 가격 벤치마크 구축을 통해 시장투명성 확보와 시장 개발의 진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광물자원 개발은 채굴 및 가공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 부적절한 폐기물 및 수자원 관리, 노동자 안전 문제, 인권 남용, 부정부패 등 환경･사회적 측면에서 다양한 형태의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소규모 광산이 많은 국가에서 광물자원 개발을 통해 지역사회 경제에 기여한다는 것은 광범위하고 많은 도전 과제를 지니고 있다. 효과적인 규제와 함께 공급체인 실사를 통해 이같은 위험을 식별･평가 및 완화하고 투명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광물자원 공급체인에서의 온실가스 배출은 청정에너지기술을 통해 감축 가능하다. 전기차의 경우 전 수명주기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내연기관차량의 절반 수준이며 저탄소 전력을 사용할 경우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5% 추가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전환 광물자원 개발 시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가 상대적으로 높지만 연료전환, 저탄소 전력 사용, 효율성 관리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선제적으로 광물자원 개발 초기단계부터 환경적 요소를 반영하면 프로젝트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광물자원 안보
IEA는 광물자원 안보를 위해 △신규 공급원 다각화를 위한 투자 보장 △공급 가치사슬에서의 기술혁신 촉진 △광물자원 재활용 확대 △공급체인 복원력 및 시장 투명성 강화 △높은 수준의 환경･사회･거버넌스 기준 확립 △국제적 차원의 생산자와 소비자 간 협력 강화 등 6개의 포괄적 원칙을 제시했다.
에너지전환 가속화 및 핵심 청정에너지 기술 성장에 대한 정책 입안자들의 강력한 지원정책은 광물 공급과 관련된 신규 투자를 확대하는데 중요할 것이다. 정부는 광물 공급체인에 대한 투자 다각화에 도움이 되도록 여건을 조성할 수 있다.
수요 및 생산 측면에서 기술혁신 확대를 통해 광물자원의 효율적인 이용, 재료 대체, 대규모 신규 공급 등을 가능하도록 해 환경 및 자원보안과 관련한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앞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폐기물에서의 광물자원 확보를 위해 광물자원 재활용 인센티브 도입, 회수 및 분류 효율화 지원, 신규 재활용 기술 R&D 지원 등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책 입안자들은 다양한 광물자원에 대해 공급체인 복원력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잠재적 공급차질에 대한 대응능력을 개발하며 시장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 정기적인 시장 평가와 스트레스 테스트 시행, 자발적인 전략적 비축 등을 통해 공급체인 복원력과 시장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높은 환경･사회적 성과를 장려하기 위한 노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광물 생산을 확대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강화된 환경･사회적 기준을 적용한 사업자들에게 시장으로부터 보상이 주어진다면 신규 공급원을 다각화하고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광물자원 생산자와 소비자 간 대화 및 정책협력을 총체적으로 아우르는 국제적인 프레임워크로 IEA의 에너지안보 프레임워크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뢰도가 높고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고 공급체인 측면에서의 잠재적인 취약성 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해 광물자원 개발 투자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지식 공유･이전을 통해 지속가능하고 책임성 있는 모범적 개발 사례를 확산시키고 역량 및 환경･사회적 성과기준을 강화하여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