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것을 그리는 기쁨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리는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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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0.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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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다닌지 만 3년째…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만 하는 아름다운 슬픔처럼 고이 접어두었던 작업들.

생산적인 일임엔 틀림없지만 경제적인 일들이 되지 못하는 이유로 10여년 동안 해오던 그림을 뒤로하고 차선의 최선인 직장생활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극단의 사고를 지나 나 자신마저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라 여겨질 즈음, 무덤덤해진 줄 알았던 내 감각은 다시금 추억을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현실화하기 위해선 그리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어야 했다.
사내에서 하던 미술대전이 동기부여를 하게 된 셈인데 1년에 1차례씩, 그러니까 벌써 나로서는 3번째 작품을 내었고 업을 삼아 작업하는 게 아니기에 다소 세련되지 못한 그림이지만 직원으로서는 고맙게도 낼 때마다 상을 받게 되었다.

물론 사내에서 하는 것인 만큼 문화복지 차원이긴 하지만 나와 같은 여건에선 타 대전들에 비해 그림을 부담 없이 그려 낼 수 있기엔 적격인 무대이다.
(틀을 하지 않아도 되고 규격 또한 비교적 부담스럽지 않다.)

휴가를 내어 작업을 해야 하기도 했지만 지친 몸과 정신으로도 그림은 나올 수 있었다.
때론 그림을 완성하게 하는 건 정해진 마감기한 같을 때도 있지만 보이지 않는 것들이 표현되어져 갈 때 존재의 기쁨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청량음료’는 누구든 마시면 기분이 상쾌해지는 탄산수 같은 그림이 될 것을 생각했었다. 내 작업분 중엔 유쾌하게 표현된 거의 유일한 것인데 사실은 몇 년 전에 구상해 두었던 소재의 일부분이다.
인물이 하나 들어가 잠수하는 것 같은 모습으로 온전한 평안함을 그리려 했었다.
충분한 시간만 허락한다면 다시 해볼 작업이다.
무엇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커다란 주제의식에 사로잡히지 않고 겸손한 마음이 되어 소박하게 그리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지금.
그 기쁨을 내게 주신 사랑하는 나의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한전 사옥건설처 건축1부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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