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전 전기위원회 위원장
“전력 구조개편 빨리 마무리 지어야”
이승훈 전 전기위원회 위원장
“전력 구조개편 빨리 마무리 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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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5.0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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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과도기… 독립은 빠를수록 좋아
전문 규제기구로서 역량 키워야

제1기 전기위원회가 지난달 19일 제32차 회의를 끝으로 활동을 마감했다. 제1기 위원회는 지난 3년간 총 32차례에 걸쳐 61건의 심의안건을 처리했다.

전력산업 구조개편과 심의와 규제역할 등 전력산업 전반에 관한 자유경쟁체제 완성을 위한 과도기적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전기위원회.

지난달 26일자로 제1기 위원장직을 마감한 이승훈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만나 소감과 앞으로의 전망, 바람직한 해결책에 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





- 3년에 걸친 전기위원회 위원장직 임기를 마친 소감은.

▲ 처음 전기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을 때는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관한 사항을 모두 마무리 지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또 이를 위해 나름대로 열과 성을 다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의욕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 같아 많이 아쉽습니다.

현재 잠정적으로 답보상태에 있는 전력산업 구조개편은 이달 말로 예정된 노사정위원회 공동연구단의 연구 결과가 나오면 탄력이 붙을 것입니다. 연구 결과 또한 옳은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기대합니다.

저희가 완성하지 못한 구조개편에 관한 사항은 곧 출범할 제2기 위원회에서 잘 해날 것으로 믿습니다.

- 제1기 위원회의 공과를 평가한다면.

▲ 돌이켜 생각해보면 특별히 잘한 일이 없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1기 위원회가 지난 3년간 총 32차례에 걸쳐 61건의 심의안건을 처리했다고 하지만 이를 공으로 돌리기에는 부족합니다.

발전분할은 전기위원회가 출범하기 전에 이미 이루어진 사항이고, 1기 위원회는 그것을 뒷받침 하는 역할을 주로 했습니다.

물론 현재 과도기에 놓여있는 시스템을 유지한 것을 공으로 돌릴 수도 있지만, 배전분할 등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관한 나머지 사항을 처리하지 못한 것은 과라 할 수 있겠습니다.

- 위원장직을 수행하면서 겪은 어려움과 보람은. 또한 관료사회에서 느낀 점과 바람이 있다면.

▲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새시대 1기 위원회의 위원장직을 맡은 것 자체가 하나의 보람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야 할 길이라면 아무리 힘들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위원회와 연관된 관료들은 저희들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많이 수용해줘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체제는 과도기적 형태로 본다면 괜찮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본다면 독립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이에 관한 문제는 기타 위원회와 함께 범부처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사항이겠지만 독립의 시점은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전기위원회는 기본 성격이 규제기관이기 때문에 독립기관으로 분리·독립해야 할 것입니다.

-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관해 적극적으로 임한 교수님에 대한 안팎의 평가는 사뭇 다릅니다. 이에 관한 교수님의 생각은.

▲ 구조개편이 이루어지면 개편을 통해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피해를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이해 당사자들간의 첨예한 대립이 이루어집니다.

저는 이러한 문제일수록 나라 전체를 조망하는 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러한 눈으로 봤을 때 전력산업 구조개편은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어떠한 분들은 현재 한전이 잘 하고 있는데 굳이 구조개편이 필요하냐고 말씀을 하지만 저는 그분들께 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의 “망가지지 않아도 고쳐야 한다”는 말을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GE는 잭 웰치 전회장의 신념에 따라 구조개편을 추진해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조직을 가장 단순하고 민첩한 조직으로 만들었으며, 그 결과 GE는 시장 가치가 120억달러에서 4500억 달러 규모의 기업으로 발전했습니다.

저도 현재 한전이 잘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더욱 발전하려면 전력산업 구조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 제2기 위원회에 대한 전망과 17대 총선이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미칠 영향은.

▲ 2기 위원회에는 제가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힘들지만 총선이 무사히 치러졌기 때문에 정치적인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에 따라 나름의 결정과 판단도 이루어질 것입니다만 후퇴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어느 정도 조절의 폭이 있겠지만 그동안 강하게 추진할 수 없었던 문제들도 탄력적으로 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 노·사·정 모두 상생의 길을 걸을 방안은.

▲ 전력산업 구조개편이 이루어지면 일정 부문 고용조정이 일어날 것입니다. 이는 저에게도 무척 가슴이 아픈 사항이며, 이러한 분들에 대한 보호책은 반드시 마련돼야 할 것입니다.

앞서 이해관계에 관한 부문을 언급했지만 저는 노동조합측이 일자리 때문에 반대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분들은 그분들 나름대로 구조개편을 해서는 안된다는 판단이 있습니다.

이는 당사자들간 신념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반목을 접고 더욱 자주 만나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위원회가 나아갈 바람직한 방향은.

▲ 첫째로 저희는 전기·전력 분야에 관련된 규제가 무엇인지 이제 첫 걸음마를 뗀 상태입니다.

따라서 규제가 무엇인지, 규제를 어떠한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에 관한 경험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2기 위원회는 앞으로 이에 대한 경험을 축적하고 외국사례를 연구해 전문 규제기구로서의 역량을 강화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둘째로 앞서 언급했듯이 전기위원회는 규제기구입니다. 1기 위원회는 어쩔 수 없이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관한 사항을 소관하게 됐지만 이는 전기위원회의 본래 뜻과 맞지 않습니다. 따라서 2기 위원회는 구조개편 문제를 빨리 매듭짓고 위원회 본래 목적에 맞는 기관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송병훈 기자 yaho@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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