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국제 에너지가격 급등 시대 - 경제·에너지시장 영향
[이슈] 국제 에너지가격 급등 시대 - 경제·에너지시장 영향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21.10.29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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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력·GDP 감소… 코로나 충격서 벗어나려는 우리 경제에 ‘찬물’


생산 차질 등 공급 요인 의해 국제유가 상승 경우 GDP 감소 요인으로 작용
국제유가 10% 상승 시 국내 물가상승률 0.1%P 상승… 물가에 상당 영향 미칠 듯
10월 국내 석유제품 가격 전년 동월대비 30% 이상 상승… 유가 상승 추가 반영될 듯
국내 LNG 도입비용 크게 증가… 도시가스·발전용 가격 인상요인으로 작용
발전 연료비 증가로 전력 도매시장 가격 지속 상승… 전기요금 인상 요인
태양광 설치비용 상승 압력… 태양광 균등화에너지비용 반등요인 발생 대비해야

수급 불균형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세가 지속되고 있다. 10월 국제유가와 LNG 현물가격은 2020년 평균 대비 각각 두 배, 열 배 가까이 올랐다. 이러한 가격 급등세는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는 동절기 동안 지속된 이후 2022년 2분기 이후에야 다소 안정화 될 전망이다. 국제 에너지가격 급등을 유발하고 있는 LNG 수급 불균형은 아시아‧유럽의 동절기 피크 수요가 해소되고 주요 생산설비의 재가동이 예상되는 내년 봄 이후 점차 안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지난 25일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제 에너지가격 급등에 따른 경제·에너지시장의 영향’ 보고서를 내놓았다. <변국영 기자>


▲국민경제 영향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변이바이러스 확산, 글로벌 공급망 충격 등의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 세계 경제성장률 2020년 –3.1%를 기록한 후 2021년에는 5.9%, 2022년에는 4.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0년 마이너스 성장(–0.9%)을 기록했으나 2021년에는 4.0%, 2022년에는 3.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금년에 2.1%, 2022년에 1.5%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에너지가격 상승은 구매력과 GDP를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코로나19 팬데믹의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는 우리 경제에 GDP 성장률을 잠식하는 효과를 유발시킬 수 있다.

에너지가격 상승은 그 원인에 따라 국내 경제에 대한 파급효과가 상이하게 나타난다. 생산 차질 등 공급 측 요인에 의해 국제유가가 상승할 경우 GDP 감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의 에너지가격 상승은 세계 경제 회복에 따른 에너지 수요 증가에도 영향을 받고 있지만 공급 차질과 이에 따른 연료간 대체 등 공급 측 요인이 강하게 작용해 GDP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제유가 10% 상승 시 국내 물가 상승률은 약 0.1%P, 전체 산업 생산비의 0.67%P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현재 상황과 같은 공급 측 요인일 경우 물가상승률 0.13%P, 수요 측 요인일 경우 물가상승률 0.1%P 증가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제조업(1.04% 상승)의 생산비가 서비스업(0.28% 상승)보다 큰 영향을 받으며 특히 석유 소비 비중이 높은 산업의 생산비 상승 충격이 크게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공급망 충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국제유가 상승은 국내 인플레이션 촉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제 에너지가격이 전년에 비해 50% 이상 급등하고 있기 때문에 물가에 상당한 수준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에너지시장 영향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국제유가, 제품 생산 및 유통 비용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금이 부과돼 결정된다. 석유제품에 부과되는 세금이 종량세 형태로 부과됨에 따라 국제유가 변동의 석유제품 가격 영향은 세금 비중에 따라 다르다. 주요 수송용 연료인 휘발유와 경유에는 관세 이외에도 교통에너지환경세, 교육세, 주행세 등의 유류세가 부과되고 있으며 휘발유에 리터당 745.89 원/ℓ, 경유에는 527.75 원/ℓ의 세금이 부과되고 있다. 석유제품 가격에서 세금 비중은 휘발유는 47%(2012년)∼67%(2020년 2분기), 경유는 38%(2012년)∼57%(2020년 2분기)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2021년 10월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전년 동월대비 약 30% 이상 상승했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휘발유 1732원/ℓ, 경유 1530원/ℓ를 기록(10월 3주의 주유소 판매가격 기준)하며 전년 10월 평균에 비해 각각 29.9%, 35.0% 올랐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대체로 2∼3주 정도의 시차를 두고 국제 가격이 반영되고 있어 향후 국제유가 상승 효과가 추가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 및 국제 LNG 현물가격 상승은 국내 천연가스 도입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 LNG 도입 가격은 국제유가에 연동돼 있어 유가 상승 후 3∼6개월 시차를 두고 올라간다. 국내 LNG 도입물량 중 70∼80%가 국제유가 연동의 기간계약으로 도입됨을 감안할 때 유가 상승에 따른 도입가격 상승요인이 발생한다.

동고하저의 국내 천연가스 수요 패턴에 따라 연중 균등하게 도입되는 기간계약 물량 외 동절기에는 현물 도입량이 크게 증가한다. 최근 JKM 기준 현물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어 현물구매에 따른 LNG 도입비용 증가요인이 발생하고 있다. 금년 동절기 기온이 평년보다 낮아질 경우 난방용 가스 수요 및 발전용 수요의 동시 증가로 현물 구매에 따른 국내 LNG 도입비용이 크게 증가하며 이는 국내 에너지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도시가스 원료비 연동제에 따라 발전용은 1개월, 도시가스는 1∼2개월 후 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 도시가스 민수용(주택용 및 영업용)은 홀수 월마다 변동요인이 3%를 초과하는 경우에 요금 조정이 가능하며 상업용(산업용, 업무용, 수송용 등) 및 발전용은 매월 요금 조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민수용의 경우 정부의 물가 상승 억제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원료비 연동제 적용을 유보할 수 있다. 상업용 및 발전용 천연가스 요금은 원료비 연동제에 따라 향후 인상요인으로 작용한다.

도매요금 중 원료비 비중은 약 80%이며 가스공사 장기계약 도입물량 기준 유가 인상 폭(10∼40 달러/bbl)에 따라 20∼78%까지 원료비 변동요인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원료비 인상분의 누적 문제는 도시가스 및 발전용에 균등하게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국의 동절기 LNG 비축물량 확보 경쟁 심화로 국내 재고 관리 및 수급조절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평년보다 낮은 기온의 동절기를 겪을 경우 난방용 도시가스 및 발전용 수요가 동시에 증가해 천연가스 재고가 급속히 하락함에 따라 수급관리 여력이 하락할 전망이다. 동절기 평년기온 유지 시 장기계약 물량 중심의 수급・재고관리를 통해 LNG 현물 구매를 최소화해야 한다.

국제 에너지가격 급등은 발전 연료비 증가를 촉발하고 전력 도매시장 가격의 지속 상승을 유발함에 따라 전기요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석탄 및 LNG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9월 전력시장 도매가격(SMP)은 연초 대비 35% 이상 올랐고 이에 따라 한전의 전력구입비도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연료비 연동제에 따라 도매가격 변동분이 전기요금에 일부 반영되나 소비자 보호장치 영향으로 인해 연료비 조정단가 변동폭은 미미하다. 연료비 연동제는 매분기마다 연료비 변동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제도로 2020년 12월에 도입됐다. 다만 요금의 급격한 인상·인하 또는 빈번한 조정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방지를 위해 소비자 보호장치를 설정하고 있다. 따라서 연료비 연동제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금년 동절기 석탄 및 LNG의 물량은 확보된 상황이나 급격한 이상기후가 발생할 경우 발전용 연료의 수급 조절 여력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초 한파가 발생한 미국 텍사스주의 경우 천연가스 공급물량을 적절히 확보하지 못해 순환정전 및 전기요금 급등을 초래했다.

최근의 원자재를 포함한 에너지 가격 급등은 태양광 설비 설치비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태양광 모듈의 원료인 폴리실리콘 가격 급등과 부재료 비용 상승이 모듈 가격에 점진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중국 신장지역산 폴리실리콘 수입 금지 조치 및 세계 폴리실리콘 수요 증가 등으로 2020년 5월 이후 폴리실리콘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폴리실리콘의 가격 상승이 모듈 시장에 점진적으로 반영되고 있으며 이는 태양광 가격 지수의 완만한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품 가격 상승은 태양광 설비 설치비용의 상승을 유발한다. 모듈 비용이 발전설비 설치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54∼57%에 달하며 태양광 설비 설치비용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다. 금년 상반기까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는 태양광 균등화에너지비용의 반등요인 발생에 대비책이 필요한 이유다.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보급은 주로 의무화 정책(RPS)에 의존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의무비율 조정 등이 이뤄지지 않는 한 영향은 제한적이다. 다만, REC 가중치가 1을 초과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수익은 SMP 상승 등으로 악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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