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인터뷰 - 이중재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변화 물결 중심에서 역할 다할 터”
동행 인터뷰 - 이중재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변화 물결 중심에서 역할 다할 터”
  • 에너지데일리
  • webmaster@energydaily.co.kr
  • 승인 2004.05.10 0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전 지역주민과 함께 다양한 발전 방안 모색
원전수거물센터 건립 주민의견 희망 엿보여

화창한 날씨를 기대했던 것과 달리 금방이라도 비가 올 듯한 흐린 날씨를 뒤로하고 지난 2일 한국수력원자력 산악회 명지산 등반에 동참했다.

아침 7시 30분까지 본사 앞에서 만난 동호회 사람들 중에는 이중재 사장도 있었다. 이 사장은 한수원이 자회사로 분리 된 이후 산악회 회장직을 맡아 왔으며 마침 이 날 퇴임식이 있는 날이었다.

바쁜 일정 중에서도 산에 오르는 일을 가장 즐겁고 기쁘게 생각한다는 이중재 사장.

산을 오르는 이유 중 하나가 “일주일간의 일상 업무를 모두 잊고 산길을 따라 걷다보면 머리가 상쾌해 진다”며 “그동안 고민했던 것들이 하나하나 실마리가 풀려 나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명지산을 향해 달리는 버스 안에서 이중재 사장은 올해 숙원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원전수거물센터 건립 부지선정에 있어 희망적인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얼마전 영광, 부안 등 전북 지역을 다녀와 그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 본 바에 의하면 유치를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지는 않아도 반대하는 주민들을 조금씩 설득해 나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원전수거물센터 건립은 내가 한수원 사장을 맡아 꼭 이뤄내야 할 사업 중 하나다. 또 내가 사장이 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며 “올해 안에 꼭 부지 선정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 한수원, 정부가 함께 노력하고 있다.

반대측 주민들을 직접 만나 얘기를 들어 본 것은 아니지만 영광, 부안 등 전북지역 주민들을 만나보니 원전수거물센터 건립을 위한 상황이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특히 부안군은 인구 세대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 몇 십년이 지난 후에는 부안이 낙후된 지역으로 바뀔 수 있음을 강조하며 지역개발과 발전을 위한 일환으로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이 취임하면서 가장 크게 바뀐 일 중 하나는 지역 공동체 합의 경영이다. 지역과 함께 발전해 나가지 않으면 한수원과 원자력발전소는 성장하지 못한다는 이 사장의 신념과 철학이 담겨 있는 경영방침이다.

이 사장은 “원자력 발전소가 무해하다는 것은 지역 주민들이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내가 살고 있는 지역 내에서는 발전소가 없길 바라는 주민들이 대부분이다”며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이제는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면서 지역주민들을 배척하고 따로 떼어놓고 말할 수 없는 현실이다. 주민들을 끌어안고 서로 발전적으로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또 “평소 나의 신념 중 하나는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이다. 주위를 살펴보면 변하지 않는 것은 세상에 없다.

물도 나무도 산도 변해 가는데 하물며 사회가 변하지 않겠는가. 급변하는 사회 분위기에 한수원은 예전의 생각대로 움직일 수 없다.

이제는 NGO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됐고,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 들여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한수원은 변화해 나가야 한다”며 신념을 밝혔다.

이 사장의 NGO에 대한 열린 마음은 민주노동당이 내세운 ‘2035년 탈핵 선언’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민주노동당 관계자를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눌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우선 ‘핵’이라는 개념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지부터 시작해 원자력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싶다는 뜻이었다.

 




이 사장은 “사람이 살아가는 것에 있어 핵은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태양만 해도 핵융합에 의해 만들어진 거대한 물질이 아닌가. 태양이 없으면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가. 태양이 내보내는 방사능 양과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방사능 양은 거의 비슷하다.

오히려 적다고 볼 수 있다”며 “지금도 원자력보다 청정하고 안전한 에너지가 나온다면 원자력 사업을 포기하라고 말할 수 있다. 대체에너지 얘기를 많이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체에너지가 지금 현재 없지 않은가.

대안없는 반대는 너무 억지스러운 것 아닌가. 민주노동당은 대안에 대해 국가나 정부에서 나서서 해야 할 일이라고 하지만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주장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장의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자신감은 이념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에너지에 대한 고찰과 생각, 고민 끝에 나온 결과였다.

그는 원자력에너지 만큼 국가 경제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없다는 현실과 미래 에너지로 부상하고 있는 핵융합까지 원자력에 대해 구체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또 에너지와 관련된 박식(博識)한 지식이 맡바탕이 되어 이 사장의 신념으로 구체화 되어 있었다.

구슬땀을 흘리며 산을 정복하는 지구력과 도전 정신을 가진 이중재 사장. 그가 이끄는 한국수력원자력의 미래는 준비된 사람의 내일을 향한 도전처럼 밝아 보였다.


- 취임소감 및 각오는.

▲ 신규원전 및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건설 현안 등 국내 원자력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에 한국수력원자력의 사장이란 중책을 맡아 무거운 책임과 사명감을 느낀다. 그러나 입사후 30년간 원자력 분야에 근무하면서 발전 및 건설의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해 기술지식과 경험을 쌓았다.

특히 신규원전 건설 및 KEDO 사업 등 대형사업단장과 사업본부장을 거치면서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경영능력을 키워왔다. 원자력 현장 및 경영일선에서 체득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지식경영에 기반을 둔 경영혁신과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원자력 산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 경영방침에 대해.

▲ 우선 안전 최우선 경영을 펼칠 계획이다. 원전의 안전성 확보는 원전사업의 기본 전제로 고장없고 높은 신뢰성의 설비를 유지하는 것이 곧 안전성을 높이는 것이며 원전의 경제성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이를 위해 최고 품질의 설비를 유지하고 신기술 및 전문화된 절차서로 운전 및 건설을 재무장할 계획이다.

안전성에 대한 주기적 평가로 지속적인 안전성 향상을 위해서도 노력해 나갈 것이다. 설비노후화에 대비한 예방정비에도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경영 효율성을 제고해 개인 능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것이다. 변화와 개혁은 21세기의 시대적 과제로 세계 전력산업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 지속적이고 과감한 경영혁신을 통해 시스템을 개선하고 변화에 대처해 나갈 것이다.

선진기업 경영방식을 도입해 전문성이 개발, 육성될 수 있는 조직, 인사 및 교육훈련제도를 확립할 것이다. 원가 중시 및 위험관리 경영 전개로 중장기 투자, 재무, 인력 운용에 관한 Risk Management System을 구축할 것이다.

기업 투명성 제고를 위한 기업이념을 실천할 것이다. 윤리경영 구현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청렴하고 긍지를 지니는 직장 분위기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 신규원전건설 등 국책사업에 대해.

▲ 신규원전 건설, 원전수거물관리센터 부지 확보라는 국책사업을 적기에 차질없이 완수하기 위해 회사 경영역량을 결집해 나갈 계획이다.

원전수거물사업은 과거 경험을 철저히 분석해 전략적이고 실효성 있는 접근방법을 수립할 것이다. 지역별, 추진 단계별 시나리오 개발로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환경단체, 지역주민의 의사를 원만히 조정해 나갈 계획이다. 절차상의 투명성 및 도덕성도 최대한 확보해 국민신뢰를 회복할 것이다.

신규원전의 적기 건설도 필요하다. 건설관련 민원의 합리적인 해결로 적기에 건설을 추진하고 신규추진 발전소 건설의 완전 전산화 추진으로 생산성을 제고해 나갈 것이다.

- 지역공동체 경영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 임기동안 지역 공동체 경영에 힘을 기울일 것이다. 회사의 가장 큰 고객은 지역주민이며 지역사회는 우리의 또 다른 얼굴이다. 지역주민과의 신뢰 회복과 회사 경영 현안을 해결하고 존립기반을 견고히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수동적 민원 해결 방식에서 적극적 지역협력을 통해 잘사는 지역건설, 함께하는 공동체 건설을 추구하는 것이 원전 사업을 지속 가능하게 하고 사회에 공헌하며 국민과 함께하는 한수원을 실현하는 것이다.

수명연장 운전, 폐로 후 동일 부지에 원전 재건설 등을 고려할 때 지역은 민원의 상대가 아니라 우리와 계속 함께 해야 할 영원한 파트너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역 민원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내부 시스템을 구비하고 주변 지역 이익 도모와 경제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대책을 수립, 시행할 것이다.

공감대 형성 프로그램 개발 및 주민참여 기회 확대 등을 통한 지역 공생형 발전소 운영으로 지역주민 신뢰회복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필요한 예산 확보와 지원제도 개선도 고려하고 있다.


양혜정 기자 free@epowernew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명칭 : (주)에너지데일리
  • (우)07220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38길 13-7 주영빌딩 302호
  • 대표전화 : 02-2068-4573
  • 팩스 : 02-2068-45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병훈
  • 제호 : 에너지데일리
  • 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06719
  • 등록일 : 1999-07-29
  • 인터넷등록번호 : 서울 아 01975
  • 등록일 : 2012-02-16
  • 발행일 : 1999-09-20
  • 발행인 : 양미애
  • 편집인 : 조남준
  • 에너지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너지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nergydaily.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