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다소비 국가 한국, 탄소중립 ‘에너지효율’에 달렸다”
“에너지 다소비 국가 한국, 탄소중립 ‘에너지효율’에 달렸다”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21.12.10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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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에너지 수입 의존도 94%·에너지소비 7위·에너지원단위 OECD 최하위
최종에너지 소비 감축·에너지원단위 개선 위해 맞춤형 에너지효율 개선 추진해야
온실가스 감축 정책서 에너지 효율 강조 안돼… 에너지 효율 계획 검토·수정 필요
에너지 사용 진단 정책, 에너지 사용 절감으로 이어지지 않아
유럽연합 ‘핏 포 55’ 입법 패키지·스위스 ‘에너지 효율 텐더’ 입찰 프로그램 소개

[에너지데일리 변국영 기자] 에너지 다소비 국가인 한국의 탄소중립 달성 관건은 ‘에너지효율’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기후솔루션, 김성환 의원실, 주한 유럽연합 대사관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한국-EU 에너지효율 시장 확대 협력’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 양측 전문가들은 한-유럽연합 파트너십 구축을 기반으로 한국의 에너지효율 시장 확대를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DG 에너지 소속 에디타 노왁은 기조발표에서 ‘핏 포 55(Fit For 55) 입법 패키지’를 중심으로 에너지 효율 시장과 산업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노왁은 “‘핏 포 55 입법 패키지’에는 14개의 입법안이 포함돼 있으며 그 중 ‘에너지효율 지침’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에너지효율 지침은 최종적으로 1차 에너지 소비의 39% 감축과 에너지 효율 우선 원칙의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에너지 취약층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노왁은 “에너지효율 지침 개정서에는 실제 에너지 사용량에 따라서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고 에너지 감사를 진행하고 해당 결과를 공개해 투자 결정에 활용하고자 한다”며 에너지 효율 시장 및 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국에너지공단 수요정책실 정책총괄팀 이강훈 팀장은 국내 에너지효율 노력 및 정책 추진 방향에 관해 발표했다. 이 팀장은 “최종에너지 소비와 에너지원단위 감축 등 중장기적인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서 에너지절감 유망 투자 사업에 지원 강화, 다소비 분야별 투자시장 창출, 지자체 중심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현장 맞춤형 에너지효율 개선 지원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위스 연방 에너지청 커트 비상 박사는 스위스의 ‘에너지 효율 텐더(입찰)’ 프로그램의 경험과 전망을 공유했다. 스위스는 건물, 수송, 산업부문에서 환경 관련 규제, 온실가스 부담금 책정, 거래제 시행, 효율 개선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의 방식을 적용해 에너지 효율 개선을 꾀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으로 지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스위스 총 전력소비의 1.4%(약 22만 개 가구의 전력 소비량)를 절감하는 목표를 세웠다. 스위스는 이러한 에너지 효율 목표 달성을 위해서 입찰과 경매를 적극 활용했다. 스위스는 에너지 효율과 관련된 기술 도입 과정에서 보조금을 주는 모델 대신 입찰과 경매 모델을 적용한 것인데 이 과정에서 기존 보조금 제도 대비 33%의 공적 자금을 절감하는 효과 등 여러 효과를 거뒀다. 스위스의 ‘에너지 효율 텐더 프로그램’은 2022년부터 상시 프로젝트 입찰 및 1개월 이내 평가를 진행하여 입찰 기업의 유연성을 높일 예정이다.

이어진 토론에서 박병훈 한국EMS협회 사무총장은 “산업과 건물부문에서 적용되는 에너지관리시스템(EMS) 기술은 여러 분야에 접목돼 활용이 가능하지만 이를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부족한 문제가 있다”며 “에너지 효율 기술 및 시스템을 관리하는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회에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경락 기후솔루션 이사는 현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선언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이러한 정책에서 에너지 효율이 강조되지 않고 있음을 꼬집었다. 권 이사는 “에너지효율은 정부의 입장에서도 기업의 입장에서도 후순위이고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규제와 지원이지만 현재 규제와 지원 모두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있는 규제들을 활용해서 기업들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하며 규제 수준, 지원 수준 등 정부의 에너지 효율 관련된 계획을 검토하고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원엠엔이 황동곤 연구소장은 “우리나라의 에너지 사용 진단 정책이 에너지 사용 절감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에너지 관리 시스템만 구축해놓고 관리가 잘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의 우수사례를 한국 실정에 맞춰 협력하고 제도를 운영한 뒤에 사후평가를 통해 효과 분석을 진행할 것을 당부했다.

이알엠코리아 김주윤 선임 컨설턴트는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 중 대부분을 기존 건물이 차지하고 있어 기존 건물의 에너지 절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공공건물을 대상으로 그린 리모델링 진행 중이지만 그린 리모델링은 공사 관리 미진, 평가 방법 부적합, 도면 업데이트 미흡이라는 문제를 가져 이에 대한 규제 강화로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선임 컨설턴트는 이러한 문제 해결 이후 정부 차원에서 민간 건물의 그린 리모델링 참여를 독려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김성환 의원은 개회사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절감하고 꼭 필요한 에너지의 경우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국회에서도 여러 에너지 다이어트 방안에 대해 제도적으로 열심히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을 전했다.

존 보거츠 주한 유럽연합 부대사는 축사를 통해 “에너지 부문의 기후위기 대응은 기후위기 문제 해결에 핵심”이라며 “이러한 대응을 가속하기 위해서 에너지 사용 효율 또한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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