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MBC 보도 관련 팜유에 관한 팩트
[특별기고] MBC 보도 관련 팜유에 관한 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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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3.0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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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한국바이오연료포럼 운영위원장·부회장


EU의 팜유 퇴출은 다른 의도… 온실가스 배출이 석유 3배라는 것은 잘못된 인식
팜유 농장 개발로 삼림파괴·노동력 착취 등은 오래전 상황

MBC는 EU가 팜유 기반 바이오디젤을 퇴출하는 이유가 온실가스 배출이 석유의 3배라는 이유이며 한국은 이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내용으로 바이오디젤 정책을 폄훼하는 방송을 했으나 이는 내용 대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방송은 2020년 식용으로 1만9000톤, 바이오연료용으로 60만톤이 수입됐다고 보도하면서 원료 대부분이 식용 가능한 것으로 간주하고 식용과 바이오연료용으로 구분했으나 수입된 원료 대부분은 팜 부산물로 비식용이며 이중 PAO(Palm Acid Oil)와 POME(Palm-oil mill effluent) 같은 원료는 EU에서도 온실가스 감축을 인정해 인센티브(더블 카운팅 제도)를 부여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사용하고 있는 팜 부산물의 경우 유럽에서 바이오연료 원료로 사용하고 싶어도 기술력이 부족해 이러한 원료로 만든 바이오디젤을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도네시아 팜유 생산자 협회는 팜유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인도네시아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5%에 불과하며 팜나무 한 그루가 연간 161톤의 탄소를 흡수하는 동시에 18.7톤의 산소를 배출하는 효과를 내고 있는데 EU가 이러한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은 팜유가 온실가스 배출이 경유의 3배라고 보도했으나 이 또한 잘못된 내용이다. UN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은 바이오연료 작물은 성장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전주기적으로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있는 탄소중립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 세계가 바이오디젤을 보급·확대하고 있는 것이며 팜유도 이에 적합한 원료로 인정되고 있다.

전주기 분석을 통해 얻은 결과로 경유 1㎘를 바이오디젤로 대체하면 2.61 CO₂톤이 감축된다고 국제적으로 인정하고 있음에 따라 바이오디젤이 경유보다 3배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방송은 FERRERO라는 회사가 팜유 지속 가능한 생산을 위한 인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팜 농장 개발 실상을 모를 경우 수십 년 전(팜 농장개발 초기)에 이뤄지던 삼림 파괴 논란이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현재 이들 생산 국가는 지속 가능한 형태의 팜유 생산을 위해 관련 기업들이 삼림 벌채나 불법 화전을 하지 않고, 팜유 재배 면적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생산과 공급의 투명성을 높이는 등 지속 가능한 방식의 팜유 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대두유와 유채유를 비롯해 팜유까지 전 세계적으로 식물성 유지 산업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으나 방송에서는 오로지 팜유만을 문제 삼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팜유 관련 국가에서는 국제 친환경 팜유 인증 제도(RSPO)와 친환경 팜유 정책을 도입 확대하는 추세에 있다. RSPO는 투명성, 천연자원 및 생물다양성 보존 등 환경적인 책임, 신규 농장의 개발에 대한 책임, 지속적인 개선에 대한 노력 등 8가지 원칙 안에서 팜유 생산기업 및 팜유를 사용하는 제조기업까지 인증을 부여한 것으로 국제적으로 인용되고 있는 환경인증제도다.

관련 기업들도 NDPE(No Deforestation, No Peat and No Exploitation)와 같은 환경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NDPE는 산림 및 이탄지역의 파괴와 원주민의 노동 착취가 없는 팜유 생산을 지향하는 정책으로 산림 파괴 금지정책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갖추고 있는 제도다. 국내 바이오에너지 생산기업들은 이러한 NDPE, RSPO 정책에 따른 팜유 수입을 점차 확대하고 있으며 생산 국가에서도 해당 제도를 정착해 원료 대부분을 이러한 제도에 따라 수출하게 될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친환경 팜유 정책(ISPO) 인증 제도를 도입해 자국 내 팜유 생산기업에 ISPO 인증을 의무화 하고 있다. 이러한 그들의 친환경 농법과 팜유 생산을 통해 넷 제로를 이행하려는 사실을 외면하며 왜곡된 내용을 보도하는 것은 우리나라 바이오에너지 산업 발전에 상당한 위해를 줄 수 있는 잘못된 것이다.

팜유의 생산량이 증가해 이를 삼림 파괴의 확대로 보는 경향도 있으나 이는 크게 잘못 알고 있는 것으로 사실이 아닌 내용이다. 전 세계 식물성 오일 소비량은 2000/2001년 8700만톤에서 2020/2021년 2억800만톤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팜유는 다른 식물성 오일 작물의 기름과는 달리 기름 추출률이 매우 높다(팜유는 대두유보다 기름 추출률이 4배에 달함). 팜유는 이로 인해 동일한 양의 기름을 생산하기 위해 대두유보다 1/8 수준의 토지만 필요하며 전 세계 식물성 오일 작물 재배면적 중 팜은 6%를 차지하나 생산량은 1/3 이상 차지하고 있다.


<팜과 다른 식물성 오일 작물의 기름 추출률>

팜은 다년생 작물로 20∼30년 동안 기름 생산이 가능하나 다른 식물성 오일 작물은 매년 토지경작과 수확(온실가스 배출 및 비료 사용)하는 과정이 필요함에 따라 일반적으로 회자되고 있는 논란(팜유가 친환경적이지 않고 다른 식물성 오일이 친환경적이라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2016년 세계 4대 식물성 오일 생산 농장(팜유, 대두유, 해바라기유, 유채유)의 면적은 약 2억 헥타르이며 이중 대두유 농장 규모(1억2100만 ha)는 전체의 61%를 차지(팜유 농장 규모는 전체의 10% 수준)하고 있다.


<세계 4대 식물성 오일의 농장 규모>

대두유 농장 규모는 전체의 61%를 차지하지만 5300만톤의 오일을 생산(세계 4대 식물성 오일 생산량의 33%에 불과)하는 정도이나 팜 농장 규모는 전체의 10%(2000만 ha)로 크지 않은 면적이나 팜유 생산량(6500만 톤)은 세계 4대 식물성 오일 생산량의 40% 차지해 다른 식물보다 생산성이 매우 우수하다.


<4대 식물성 오일의 생산 비중>

특히 팜유는 세계 식량 및 바이오산업에서 활용 분야가 다양해 그 생산량이 줄어들게 되면 다른 기름으로 대체가 어려워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으며 설사 팜유를 다른 기름으로 대체하려 해도 동일한 양으로 생산하려면 팜유보다 최대 10배나 더 많은 토지 필요하므로 팜유 생산을 금지하는 일차원적이 방법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형태의 팜유 생산 산업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것이 관련 전문가 대다수의 의견이다.

방송은 바이오디젤에 대해 조세 혜택을 주었다고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 어느 국가든 재생에너지 보급 초기에는 이를 도입·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혜택(조세 혜택, 인센티브 부여 등)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2년 월드컵을 위해 대기질을 개선하고 지구온난화 방지에 적극적으로 참여코자 바이오디젤을 보급하기 시작했다. 여타 국가와 마찬가지로 이를 도입·확대하기 위해서 이를 사용하는 기업에게 인센티브(세재 혜택)를 제공했으나 단기간에 종료된 내용이다.

그러나 이를 통해 얻은 결과는 상상을 초월하는 성과를 이뤄 내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폐식용유의 수거 체계 구축을 통한 폐식용유의 완벽한 수거 및 재활용이다. 바이오디젤 보급 이전 국내에서 배출되는 폐식용유는 거의 하수구로 방류돼 심각한 수질 오염원이 돼 환경을 파괴하는 애물단지였다. 그러나 바이오디젤이 보급되면서 국내산 원료 확보를 위한 업계의 노력(완벽한 수거 체계 구축, 저급의 폐식용유 재활용을 위한 전 처리 기술개발 및 설비 투자 등)으로 현재 가정에서 배출되는 일부 폐식용유 이외는 거의 바이오디젤 원료로 재활용되고 있다.

연간 바이오디젤 원료로 사용되는 폐식용유 물량은 약 18만톤으로 이는 국내에서 저수 규모가 가장 큰 소양강 댐 규모(29억톤)의 23개 규모(우리나라 연간 식수량의 13배 규모)의 수질을 개선하고 있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또한 폐식용유 재활용으로 인한 오염물질 처리비용은 연간 약 3000억원에 달하며 2006년부터 2020년까지 바이오디젤 원료로 재활용된 폐식용유가 약 171만톤으로 동 기간 총 2조9600억원에 달하는 오염물질 처리비용이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폐식용유의 수거 및 재활용 실적은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친환경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외국에서도 매우 높은 관심을 두고 있는 모범적인 사업 체계다. 국내 바이오디젤 업계의 지난 노력을 통해 국내에서 배출되고 있는 폐식용유의 전량이 친환경 수송용 연료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바이오디젤 혼합비율이 증가하면서 국내에서 더 이상의 추가 원료 수급이 불가한 것 또한 사실이다.

현재 수입 원료의 경우 앞서 언급한 대로 식용보다는 비식용 원료의 비중이 높은 편이며 우리나라에서 수입되는 원료의 경우 EU도 활용하고 싶으나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바이오연료 기술의 수준은 매우 높다. 바이오디젤 업체들의 노력으로 장기간의 시범사업을 거쳐 국내에 보급되고 있는 발전용 바이오중유의 경우 세계 최초이며 아직도 우리나라에만 보급되고 있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우수한 바이오연료 기술 수준을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방송은 바이오연료 생산 기업에 대한 지원을 통해 바이오디젤 보급이 순탄하게 진행돼 온 것으로 설명했으나 이는 해당 산업의 흐름을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바이오디젤의 경우 2006년 하반기부터 상용화돼 2010년 2.0%, 2012년 3.0%로 증가시켜 5.0%를 지향하는 것을 목표로 최초 설정됐다. 그러나 정유업계와의 이해관계로 바이오디젤 혼합비율은 2015년 하반기에 2.5%, 2018년부터 3.0%로 매우 느린 비율 증가로 설정됐다. 혼합비율의 더딘 증가로 경영악화를 견디지 못해 2010년 23개에 달하던 바이오디젤 생산업체는 대부분 폐업하거나 도산하고 현재 7곳만이 남아있는 실정이다.

방송 인터뷰에서 한 화학 전공의 교수는 우리나라 바이오디젤은 팜유를 수입해서 흉내만 내고 있으며 바이오디젤 공장이 오염도가 매우 높은 화학공정으로 심각하다는 우려를 나타내었다. 필자는 40여년간 화학공학 분야에서 연구를 한 전문가로서 이 교수가 화학공정에 대해 일반적인 지식을 얼마나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 바이오디젤 공정이 어떻게 구성되고 운영되고 있는지 알고서 이런 언급을 했는지 매우 궁금하다.

바이오디젤 제조 공정에 투입되는 메탄올은 거의 대부분 회수돼 재사용되고 있으며 부산물로 발생하는 피치는 발전용 바이오중유의 핵심 원료로 100% 투입되고 있다. 투입된 원료는 대부분 바이오디젤로 전환되고 일부 생산되는 글리세린의 경우 매우 중요한 원자재로 사용되고 있어 바이오디젤 공정으로 인한 환경 피해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전문가로서 의견을 내놓을 때는 사실에 근거한 것이어야 함은 물론이고 섣부른 추측으로 잘못된 의견을 내놓으면 시청자들에게 그릇된 인식을 심어주어 관련 산업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재생에너지의 보급·이용을 통한 지구온난화 방지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며 참여 운동이다. 기후솔루션에서 알고 있는 팜유 생산지의 실상은 매우 다르며 몇 가지 왜곡된 사실에 기반을 둔 한 시민단체의 편파적이며 왜곡된 발언이 국내 5000여 명에 달하는 관련 산업 종사자들에게 위해를 가해서도, 국가 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에 걸림돌이 되어서도 안된다.

재생에너지 보급 초기 단계 이후 전 세계는 지속가능성을 연구하고 평가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팜유 생산 국가나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는 우리나라와 같은 국가도 이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있는 삼림 파괴 등을 운운하고 전주기 평가를 통한 차세대 재생에너지 산업을 구축하고 있는 모든 기업을 후진적인 형태의 사업자로 치부하는 일은 국가 산업 발전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운동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동안 폐식용유를 처리하며 바이오디젤 산업의 육성을 위해 십여 년간 각고의 노력으로 생존하고 사업을 키워온 생산업체들에게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비현실적이며 사실이 아닌 내용은 합리적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끝으로 노동 문제 해결을 위한 인도네시아 정부의 정책을 살펴본다. 작년 12월 인도네시아 정부는 국제 노동기구(ILO), 중앙 및 지방 정부, 인도네시아 팜유 협회(GAPKI)가 참여해 팜유 산업을 포함한 모든 경제 부문에서 아동 노동을 없애기 위한 전국적인 운동을 개시했다.

이는 아동 노동 문제를 근절하기 위한 것이며 2030년 인도네시아에서 아동 노동을 해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지속 가능한 팜유 생산을 실현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으로 팜유 생산 국가의 노동 현황을 왜곡해 설명하는 시민단체의 발언은 향후 국제적으로 문제화 될 소지가 있어 조심할 필요성이 요구된다.


<필자 소개>

▲서동진

(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청정기술연구센터 센터장,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센터장

(전) 한국청정기술학회 회장

(현) 한국바이오연료포럼 운영위원장, 부회장

- 서울대학교 화학공학 학사 (1982)

- 한국과학기술원 (KAIST) 화학공학 석사 (1984), 박사 (1991)

 

※ 본 내용은 당사의 의견과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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