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유가 치솟고 있는데 사우디가 증산을 머뭇거리고 있는 이유는
[분석] 유가 치솟고 있는데 사우디가 증산을 머뭇거리고 있는 이유는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22.03.11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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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UAE, 증산 여력 불구 OPEC 산유국 미할당량 보충 증산 여부 함구
사우디 “할당량 준수, 합의된 국가별 생산 할당량 준수 모범 보이기 위한 것”
사우디, 증산 결정으로 OPEC+ 핵심 파트너인 러시아와의 심각한 관계 악화 우려
사우디·UAE, 연합행동 주저… OPEC+ 내부 갈등·양국 간 갈등 재점화 우려 때문
현재 공급 부족 불구 하반기 여전히 초과공급 가능성… 걸프 산유국, 증산 결정 신중
주 사우디아라비아 한국대사관 ‘국제석유시장 동향 및 사우디 증산 전망’ 분석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 달러를 넘어서며 계속 치솟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이 세계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 여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걸프 산유국,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증산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미국의 계속되고 있는 증산 요구에도 불구하고 사우디가 무슨 이유로 증산을 꺼리고 있는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주 사우디아라비아 한국대사관은 ‘국제석유시장 동향 및 사우디 증산 전망’이라는 분석자료를 내놓았다. <변국영 기자>


▲증산 압력에 대한 걸프 산유국 입장

미국 정부는 지난 수개월동안 추가 여력을 보유한 사우디를 포함해 OPEC 산유국에게 지속적으로 증산을 촉구해 오고 있으나 OPEC 산유국들은 현재보다 더 빠른 속도로의 증산을 주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유가 상승에 대한 책임 소재로 OPEC+의 심각한 생산 부진이 거론되는 가운데 현재 일부 OPEC 산유국들이 생산을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은

OPEC의 주요 산유국, 즉 추가 여력을 보유한 걸프 산유국(사우디, UAE, 이라크, 쿠웨이트)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솔린 가격에 민감한 현 미국 행정부가 일부 OPEC 회원국이 달성하지 못한 생산 부족분과 관련해 OPEC의 걸프 산유국에게 보충적 증산에 대한 압력을 강화할 우려가 존재하고 있다.

사우디와 UAE는 다른 산유국과 비교할 때 단기간에 생산을 늘릴 수 있는 여력을 보유하고는 있으나 일부 OPEC 산유국들이 달성하지 못한 할당량에 대해 보충적 증산을 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 함구하고 있다. IEA 평가에 따르면 사우디와 UAE는 전 세계에서 유의미한 추가여력을 보유한 유일한 산유국으로 두 국가의 추가 생산 여력은 일 325만 배럴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최근 사우디가 향후 3개월간 일 50만 배럴의 증산을 결정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으며 한 OPEC 관리도 심각한 고유가 시나리오에서는 추가 증산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사우디는 공식적으로는 사우디에 할당된 생산량을 준수하는 것이 과거 사우디가 OPEC+ 감산 시 초과 생산한 산유국들에게 합의 준수 압력을 가한 사례에서 보이듯이 합의된 국가별 생산 할당량 준수의 모범을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Abdulaziz bin Salman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사우디가 다른 OPEC 산유국의 생산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사우디의 할당량을 넘어서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Suhail al-Mazrouei UAE 에너지부 장관도 “국제 석유시장에의 추가 공급은 OPEC+ 이외의 생산자들이 책임질 일”이라고 말했다.


▲증산 주저하는 이유

OPEC+ 내 비OPEC 산유국의 주도국이자 현재 고유가로 정치적 혜택을 보고 있는 러시아가 추가 공급을 승인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미국이 러시아의 에너지 부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재를 단행할 수도 있는 현 상황에서 사우디의 증산 결정은 OPEC+의 핵심 파트너인 러시아와의 심각한 관계 악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심각해지고 러시아가 유럽행 송유관(일 70만 배럴)을 차단한다면 결국에 사우디가 증산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분석하며 혹은 적어도 국제 석유시장의 안정을 위해 물류적 합의를 통해 유럽행이 차단된 러시아산 석유는

아시아 지역으로 보내고,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되던 중동 산유국의 석유는 유럽 대륙으로 보내는 방안도 가능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러시아가 석유 공급으로 국제 석유시장을 압박하고자 할 경우 미국은 사우디와 UAE에 즉시적으로 가능한 최대치의 추가 생산여력을 발동하도록 총체적 압력을 행사할 수도 있겠으나 미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 이후부터 현재까지 사우디 왕세자와 직접적으로 상대하기를 피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우디 왕세자가 향후 미국의 요청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사우디와 UAE가 어떠한 형태의 연합행동을 취하길 주저하는 것은 과거 발생한 OPEC+ 내부 갈등 혹은 양국 간 갈등(예. 2021년 사우디-UAE간 할당량을 둘러싼 불화, 2020년 초 사우디-러시아간 시장 점유율을 둘러싼 유가전쟁)의 재 점화를 우려한 것일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의 공급 부족 현상에도 불구하고 2022년 국제 석유수급의 전체적 전망은 하반기에 여전히 초과공급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걸프 산유국은 증산 결정에 상당히 조심스런 입장이다.

최근 JTC(Joint Technical committee)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전체로 볼 때 여전히 석유 공급은 수요를 일 130만 배럴 초과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올해 미국 셰일 생산이 일 90만 배럴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커지면서 2023년에 과거와 같은 대규모 초과공급 상황이 발생할 상황에 대한 우려도 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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