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서방의 러시아 제재… 에너지시장에 어떤 영향 미칠까
[분석] 서방의 러시아 제재… 에너지시장에 어떤 영향 미칠까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22.04.08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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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메이저 투자 철회 발표… 러시아, 외국 투자자 자국 내 자산 매각 일시 금지
에너지 제재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기업이 구매 꺼리면서 러시아산 원유 가격 하락
서방의 향후 신규 제재 강도·범위 불확실… 국제 석유시장 불안요인으로 크게 작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서방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산 석유 수입 중단 조치를 취했고 글로벌 에너지 메이저사들은 러시아 사업에서 대거 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움직임으로 인한 석유 공급 부족 예상으로 국제유가는 치솟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미국과 EU의 대러시아 제재와 그 영향’을 분석했다. <변국영 기자>

 

▲에너지 메이저, 러시아 사업 철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이후 서방의 제재가 발표되자 BP, 쉘 등 에너지 메이저들은 러시아 프로젝트에서 철수를 결정했다. BP는 지난 2013년부터 보유해오던 러시아 국영석유기업 로스네프트의 자산(지분) 약 20%를 처분하려는 중이다. BP는 버나드 루니 CEO가 로스네프트 이사회에서 즉시 사임할 것이라고 덧붙였으나 정확한 매각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중국이나 중동 기업이 BP의 자산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면서도 인수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쉘도 러시아 가스프롬과 진행 중인 3개 합작투자를 모두 종료할 것 이며 Nord Stream-2 가스관 프로젝트 참여도 종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러시아 Sakhalin-2 LNG 프로젝트의 지분 27.5%도 포함되는데 쉘은 러시아 자산 매각 또는 대손상각 같은 구체적인 처분 방법은 언급하지 않았다.

노르웨이 에너지기업 Equinor 역시 러시아에서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러시아 기업과의 합작투자를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엑손모빌도 러시아 극동지역 내 Sakhalin-1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조업 중단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엑손모빌은 Sakhalin-1 프로젝트의 지분 30%를 보유한 운영사로서 완전한 철수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프랑스 토탈은 러시아의 신규 프로젝트에 투자 자금 제공은 중단하지만 현재 참여 중인 프로젝트에서 철수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BP와 엑손모빌, 쉘 등의 기업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이전부터 러시아에서 개발 사업에 참여해온 것과 달리 토탈은 크림반도 합병으로 미국의 러시아 제재가 시작된 지난 2014년 이후에 러시아 내 자산을 확대해왔다. 현재 토탈은 러시아 노바텍의 야말 LNG 프로젝트 지분 20%와 아르틱 LNG 2 프로젝트 지분 1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미국・유럽계 에너지 메이저들의 투자 철회 발표가 이어지자 러시아 정부는 외국 투자자들의 자국 내 자산 매각을 일시적으로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기업들의 철수는 경제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정치적 결정”이라며 “기업들이 숙고할 수 있도록 대통령령으로 자산 매각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산 원유 가격 하락·수출 감소

미국과 유럽의 대러시아 제재에 에너지 부문은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기업들이 구매를 꺼리면서 러시아산 원유 거래가격도 크게 하락했다. 미국 트레이더는 조심스럽게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했는데 뉴욕과 미국 멕시코만의 기업 경영진과 트레이더들은 미 정부가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또한 자신들이 우크라이나 공격에 자금을 제공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웨덴 정유회사 Preem AB와 Finland의 Neste Oyj도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중단하고 북유럽산으로 수입선을 대체했다. 세계 최대 수송 기업인 Maersk와 Mediterranean는 러시아로 출・도착하는 컨테이너에 대한 접수를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Vitol과 Trafigura을 포함한 석유 트레이딩 기업도 러시아 원유 구매를 중단했는데 관계자에 따르면 러시아산 원유 구매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너지 부문이 러시아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주요 에너지 거래 은행들이 러시아와의 거래 시에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신용장 발급을 거부하고 있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이후 러시아산 원유 판매는 10% 감소했고 러시아산 우랄유 가격은 브렌트유보다 18달러 낮은 수준에서 거래됐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과 같이 원유를 수출하고 있으나 이는 이미 체결된 계약에 의한 것이고 해당거래의 이행이 완료된 후에는 수출이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제유가 영향

국제 석유 전문가들은 대러시아 제재와 주요 석유 메이저들의 러시아 자산 매각 및 투자 철회 결정으로 국제 석유시장에 원유 공급이 계속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서방의 향후 신규 제재의 강도나 범위에 대한 불확실성이 국제 석유시장 불안요인으로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OPEC+는 당초 계획대로 감산쿼터를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사우디와 UAE는 OPEC+ 내에서 러시아와 마찰을 빚는 것을 원치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우디와 UAE는 상당한 여유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지난 2020년 러시아와 감산 논의 결렬 이후 국제유가가 급락한 점을 감안해서 OPEC+ 내에서 분열이 발생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OPEC+가 산유량을 더욱 크게 확대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의 동의가 필요한데 현재 러시아는 유가 하락을 지지할 이유가 없다.

한편 미국이 러시아 원유를 대체할 추가 공급선을 확보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는 만큼 향후 유가의 향방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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