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화석연료 증가… 저탄소 에너지 전환 흔들리나”
“유럽, 화석연료 증가… 저탄소 에너지 전환 흔들리나”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22.08.30 17: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럽 국가, 에너지 공급 위기 단기 해결책으로 화석연료 사용 늘려
석탄 수입금지 앞두고 경쟁적 석탄 구매… IEA, 올 유럽 석탄소비 7% 증가 전망
전문가들 “유럽이 기후목표 달성하려면 재생에너지 빠르게 확대해야”

[에너지데일리 변국영 기자] 계속되는 에너지 위기가 저탄소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협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촉발된 에너지 공급 위기에 대한 단기적 해결책으로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화석연료 사용을 늘리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미국, 중동, 아프리카로부터 LNG를 도입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쉘은 과거 영국 규제 당국이 환경상의 문제로 거절한 바 있는 북해의 대규모 가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계속되는 에너지 위기와 전 세계적 폭염, 공급망 병목현상,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등은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전환하겠다는 장기적인 약속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7월말 러시아가 유럽으로 연결되는 핵심 가스관인 Nord Stream-1의 가스 공급을 감축하자

유럽의 천연가스 도매가격이 급등했다. 또한, 폭염에 의한 전력수요 급증, 가뭄에 따른 수력발전 부족, 프랑스의 원전설비 부식 문제 발생, 라인강의 낮은 수위로 인한 원자재 수송 난항 등은 유럽의 에너지 공급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특히, 유럽의 많은 국가들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석탄 소비를 감축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러시아산 석탄 수입금지 조치를 앞두고 석탄 구매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발행한 보고서에서 2022년 유럽의 석탄소비가 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3∼5월 동안 독일의 호주산 석탄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 남아프리카공화국산 석탄 수입량은 약 7배, 콜롬비아산 석탄 수입량은 4배, 그리고 미국산 석탄 수입량은 10% 이상 각각 증가했다.

러시아산 석탄을 많이 수입해온 폴란드는 카자흐스탄산 석탄 수입을 전년 동기대비 2배 이상 늘렦으며 콜롬비아와 캐나다로부터의 석탄 수입량도 증가했다. 화력발전용 석탄 최대 수출국인 인도네시아로부터 유럽으로 수입된 발전용 석탄 물량은 3∼5월 약 160만톤으로 예전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한편, 연초 톤당 134 달러에 거래되던 석탄이 7월 현재 최고 톤당 400 달러에 판매되자 석탄 생산기업들은 석탄 생산을 증대시키기 위해 오랫동안 방치했던 탄광에서 채굴도 재개하고 있다.

유럽 내 에너지 관련 싱크탱크들은 유럽이 기후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를 빠르게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독립 기후싱크탱크 Ember는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2026년까지 EU가 76GW의 재생에너지 발전원을 추가해야 하지만 향후 4년 동안 38GW만이 증설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Ember는 풍력 발전설비는 2018년 이후 연평균 10GW 추가되는데 그쳐 태양광 발전설비보다 느리게 보급돼 왔으며 2026년까지 필요한 증설 용량의 54%만 달성될 것으로 추정했다.

유럽외교위원회는 현재 에너지 위기를 고려할 때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투자는 후순위라는 인식이 있지만 지금 필요한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으면 현재 우리가 단기적이라고 생각하는 화석에너지 사용 증대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5월 EU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EU 전원믹스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을 40%로 확대하려던 목표를 45%로 상향할 것을 제안했고 2025년까지 EU의 태양광 발전설비용량을 2배 이상 증가하는 계획도 함께 제안했다.

유럽투자은행 재생에너지 분과의 수장인 Alessandro Boschi는 “유럽이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목표를 위해서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현재의 약 2배 수준으로 확대해 연간 660억 유로를 투자해야 한다”며 “동시에 유럽 정부가 재생에너지 허가 과정 일원화와 시장에 청정에너지 계약 장려 등과 같은 조치도 시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럽의 경제정책 싱크탱크인 Bruegel의 기후・에너지 정책 전문가 Simone Tagliapietra는 “유럽의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유럽 정부가 에너지 절약 조치를 강하게 추진하고 높은 에너지 비용으로부터 소비자와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명칭 : (주)에너지데일리
  • (우)07220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38길 13-7 주영빌딩 302호
  • 대표전화 : 02-2068-4573
  • 팩스 : 02-2068-45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병훈
  • 제호 : 에너지데일리
  • 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06719
  • 등록일 : 1999-07-29
  • 인터넷등록번호 : 서울 아 01975
  • 등록일 : 2012-02-16
  • 발행일 : 1999-09-20
  • 발행인 : 양미애
  • 편집인 : 조남준
  • 에너지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너지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nergydaily.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