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에너지전환과 에너지안보 - ③
[초점] 에너지전환과 에너지안보 - ③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23.01.01 0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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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신규 에너지 인프라 효과적 관리 중요

폐쇄 속도, 청정에너지 기술·화석연료 수요 감소 속도 따라 달라
가스발전, 온실가스 배출 않는 다른 형태 유연성으로 대체돼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글로벌 에너지 위기로 에너지안보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고 있다. 에너지 가격이 전 세계 경제 전망을 악화시킬 만큼 크게 상승하면서 가계와 산업계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다수 국가가 에너지안보를 정책 우선순위에 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에너지안보를 위한 10대 과제를 제시했다.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변국영 기자>

 

▲기존 에너지 인프라 관리

기존 화석연료 인프라의 무계획 폐쇄나 조기 폐쇄는 에너지안보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부정적인 결과를 미칠 수 있으며 새로운 시스템과 기존 시스템이 전환 과정에서 공존하므로 이들 간 상호 영향의 효과적 관리가 중요하다.

화석연료 인프라를 가능한 한 빨리 폐쇄하는 것은 종종 청정에너지 전환의 주된 과제로 간주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화석연료 인프라의 안전한 폐쇄 속도는 청정에너지 기술이 구축되고 화석연료 수요가 감소하는 속도에 따라 달라진다. 넷 제로 시나리오에서는 이산화탄소 순배출이 제로에 이르는 2050년에도 화석연료 사용이 완전히 중단되지 않고 100EJ의 화석연료가 여전히 소비되는데 이는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과 함께 쓰이거나 청정기술 옵션이 부족한 분야에서 또는 비에너지 용도, 특히 화학산업의 공급원료로서 소비되는 것이다.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일부 기존 인프라가 청정에너지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재사용 및 용도변경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청정에너지 경제를 위한 인프라의 대부분이 새롭게 구축돼야 하지만 전력망은 전력 안정의 중추로 유지되며 천연가스 네트워크는 바이오메탄과 수소의 수송에 사용될 수 있다. 일부 정제설비는 바이오연료 정제설비로, 그리고 기존에 천연가스 저장용으로 사용됐던 암염동굴과 같은 일부 시설은 수소를 저장하는 용도로 각각 변경・재활용될 수 있다.

또한, 소비자는 에너지의 불확실성이 커지거나 가격이 너무 높을 경우에 이를 감당하지 못하므로 에너지안보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중요하다. 빠른 에너지전환에도 불구하고 화석연료와 관련 인프라는 에너지 시스템 전체의 안정적인 작동에 여전히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이러한 인프라는 유지할 필요가 있다.

정책입안자는 유지 및 관리가 필요한 사항과 그 이유를 파악한 다음 필요한 작업이 수행되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이들 자산의 조기 폐쇄 또는 예정에 없던 폐쇄는 차질을 초래할 수 있으며 특히 가스화력발전설비, 정제설비, 가스배관망 등이 대표적인 것이 될 수 있다.

 

▲가스화력 유연성 제공 역할

에너지전환 시 많은 에너지 시스템에서 천연가스 화력발전의 역할은 변화해야 한다. 평균 이용률은 시간이 흐르면서 축소되고 천연가스 화력발전설비의 주요 과제는 대량의 전력을 보다 일관되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시스템의 필요에 따라 발전량을 증감하면서 계통 유연성을 제공하는 것이다.투자자들이 이에 대비하고 있다는 징후는 이미 나타나고 있으며 2021년 최종투자 결정이 이뤄진 천연가스 화력발전설비 중 개방사이클 가스터빈의 비율은 2016년 수준의 2배인 22%로 증가했다.

탄소중립으로의 전환이 진행됨에 따라 현재 가스화력발전의 역할이 최종적으로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다른 형태의 유연성으로 대체돼야 한다. 여기에는 배출량이 적은 가스(바이오가스 및 수소)와 같은 공급측면에서의 연료대체와 수요 측면에서의 수요관리, 장기 에너지 저장, 시스템 간 상호연계 수준 향상 등이 포함된다.

각국 정부는 가스화력의 유연성과 그 외 다른 유연성 발전원을 인식해 전력시장이 설계되도록 보장하고 유연성 공급원에 의존하는 국가가 실시하는 정기 적정성 평가에 가스와 관련한 비상계획을 포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내연기관 차량 연료유 설비

전기자동차가 증가하면 휘발유나 경유를 이용하는 자동차와 전기차가 나란히 운행되는 시간이 길어지며 각각의 차량에 필요한 연료나 전기를 공급할 수 있도록 제대로 기능하는 인프라가 필요하다.

수송부문의 변화에 대한 분석은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 증가에 집중되고 있으나 시장의 모든 자동차가 전기차로 변화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내연기관차 판매가 금지된 국가에서도 수송용 석유 수요가 즉시 감소되지는 않는다.

목표선언 시나리오에서는 내연기관 승용차와 소형 상용차의 판매가 금지되는 2035년까지 같은 부분 석유제품 소비가 200만b/d를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떨어진 후 2045년까지 60만b/d로 감소하며 화물차가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증가한다. 넷제로 시나리오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유사한 패턴이 나타나는데 2035년까지 내연기관 승용차와 바퀴 달린 차량 판매의 각각 100%와 66%가 중단되나 2050년까지 이들 자동차 중 상당 비중이 여전히 운행된다.

이같은 변화로 정제설비 가동 상황이 악화되는데 정제설비는 단순히 전체 소비 수준의 변화뿐만 아니라 수요의 구성에도 대응해야 하며 소비 수준과 수요 구성은 사업모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1980년대 중반이나 최근 몇 년간 나타난 것처럼 낮은 수익은 정제설비용량 합리화와 폐쇄를 촉발한다. 이는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대한 자연스런 대응이나 공급 안보에 리스크를 주며 정제설비 폐쇄는 제품 공급 부족을 야기하거나 특정 제품의 공급망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

 

▲가스 배관망 규모 조정

잔존 내연기관 차량을 위한 연료유 공급 설비 및 가스배관망의 역할에 대한 판단은 향후 에너지전환의 경로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처리 방향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매우 어려운 문제다.

서로 상반되는 한 쪽의 입장은 향후 최종에너지 소비는 ‘전면 전기화’를 통해 전력에 의해 주도될 것이므로 가스배관망의 역할은 사라질 처지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청정전력 발전설비와 인프라가 필요하며 해당 접근법에서 기존 가스망의 역할은 미미하고 핵심 정책 이슈는 가스망 감소를 관리하는 방법이다.

다른 쪽은 기존 가스관의 용도가 결국 저탄소 가스(바이오가스나 저탄소 수소 등)를 수송하도록 변경될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가스배관망은 유지 돼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확장돼야 한다는 관점이다

가스에서 전력으로 전환하면 효율이 상당히 향상되지만 가스를 전력으로 완전히 대체하려면 현실적인 문제가 발생할 것이며 특히 허가 문제나 대중의 반대로 전력망을 빠르게 확장하기가 어려운 경우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에너지안보의 관점에서 보면 중첩 인프라를 유지해야 할 이유가 있으며 실제로 온실가스 대량 감축을 조속히 실현할 방법을 고려해온 대부분 국가가 향후 전력망과 가스망이 서로 보완하는 역할을 고려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가스망이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안전하고 조속한 전환에 도움이 되도록 정부 중재 하에 전력과 가스 공공사업자와 망 운영자들이 조기에 상호 협력을 통해 자원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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